어기구 의원, 외국인 노동자 퇴직금 보험료 연체 1287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외국인 노동자의 퇴직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출국만기보험료를 세 차례 이상 연체한 사업장이 1200곳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체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방노동관서의 행정조치 누락과 반복 연체 사업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전산체계의 문제점까지 드러났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16일 기준 출국만기보험료를 3회 이상 연체한 사업장은 1287건으로 집계됐다.
출국만기보험은 외국인 노동자가 근로계약 종료 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주에게 보험료 적립 의무를 부과한 제도다. 사업주는 고용허가서에 기재된 월평균 임금의 8.3%를 매월 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 적립된 보험금이 법정 퇴직금보다 적으면 부족한 금액은 사업주가 별도로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보험료를 제때 납부하지 않는 사업장이 늘면서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료 연체에 따른 시정지시는 2022년 1028건에서 2023년 1505건, 2024년 2200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274건을 기록해 3년 만에 약 2.2배로 늘었다. 올해도 8월까지 1625건의 시정지시가 내려졌다.
과태료 부과 건수 역시 증가세를 보였다. 2024년 78건에서 지난해 155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올해 8월까지 97건이 부과됐다.
문제는 보험료 연체 사업장에 대한 노동당국의 관리에서도 허점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국 8개 지방노동관서에서 연체 사업장 52곳에 필요한 행정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관서별로는 충주지청이 14곳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북부지청 9곳, 서산지청 7곳, 익산지청 6곳, 양산지청 5곳 순이었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과 성남지청에서는 각각 4곳, 고양지청에서는 3곳의 조치 누락이 발생했다.
반복적으로 보험료를 연체하는 사업장을 구분하기 어려운 관리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고용노동부는 보험사로부터 매일 3회 이상 보험료를 연체한 사업장 명단을 전달받아 시정을 요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세 차례 보험료를 연체한 사업장이 한 차례분만 납부하면 연체 횟수가 두 차례로 줄어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이후 다시 보험료를 연체해 관리명단에 포함되더라도 과거 연체 기록이 표시되지 않아 상습적으로 납부를 미루는 사업장과 신규 연체 사업장을 구별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일부 보험료만 납부하면서 연체를 반복하는 사업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어 의원은 외국인 노동자의 퇴직금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사업주의 보험료 연체와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어 의원은 “외국인 노동자도 일한 대가를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자 국격의 문제”라며 노동당국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일부 보험료를 납부했다고 반복 연체 이력까지 놓쳐서는 안 된다”며 “보험료 연체와 행정조치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험료 납부부터 보험금 지급과 퇴직금 차액 수령까지 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