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형 칼럼] 명의신탁 주식 되찾기, 주주명부보다 세금이 먼저
[파이낸셜리뷰] 20년 넘게 친척 명의로 남아 있던 회사 주식을 이제 대표 본인 명의로 돌리려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필자는 주주명부부터 고치지 않는다. 회사 설립 당시 주식대금을 누가 냈는지, 왜 다른 사람의 이름을 썼는지, 그 뒤 주식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먼저 본다.
'원래 내 주식'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세법에서도 실제 주인이 누구인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환원 자체는 증여가 아니다
명의신탁했던 주식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놓는 것 자체가 다시 증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서면-2015-상속증여-22569(2015. 2. 13.)도 명의신탁 주식을 실제소유자 명의로 환원하는 경우 그 환원 자체에는 증여세 과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명의만 바꾼다고 끝나지는 않는다. 정말 맡겨 두었던 주식을 되찾는 것인지, 실제로는 주식을 증여하거나 양도한 것인지는 따로 확인된다. 이때 주식대금을 누가 냈는지, 배당은 누가 받았는지, 주주권은 누가 행사했는지 같은 자료가 중요하다.
과거 명의신탁 세금은 별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5조의2는 실제 소유자와 명의자가 다른 주식 등에 대해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증여한 것으로 보도록 정하고, 타인 명의로 올려 둔 경우에는 조세회피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지금 주식을 되돌리는 일과 과거 명의신탁 당시의 증여세 문제는 나누어 보아야 한다. 처음에 발기인 수를 맞추려고 이름을 빌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이후 배당을 받았는지, 유상증자를 했는지, 명의를 계속 유지한 이유가 무엇인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오래된 회사라면 실제소유자 확인제도
국세청은 일정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을 위해 명의신탁주식 실제소유자 확인제도를 운영한다. 2001년 7월 23일 이전에 설립된 중소기업이고, 실제 소유자와 명의수탁자가 모두 설립 당시 발기인이며, 당시 맡겨 둔 주식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경우라면 이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
요건에 맞지 않는다고 주식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뜻은 아니며, 그 경우에는 다른 자료로 실제 소유 관계를 설명할 준비가 필요하다. 확인할 자료는 처음 누구 명의로 주식을 올렸는지 보여 주는 설립 당시 정관과 주주명부, 실제 돈을 누가 냈는지 보여 주는 주식대금 납입자료, 이후 주식의 이동을 담은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누가 실제 주주처럼 행동했는지 보여 주는 배당·증자 자료다.
자료가 서로 맞지 않는다면 왜 달라졌는지부터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소유자로 확인받았다고 과거 세금까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국세청 안내 역시 당초 명의신탁에 따른 증여세나 배당에 따른 종합소득세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같은 출발, 다른 결론
조심2017중3631(2017. 11. 13.)은 실제소유자 확인신청 뒤 명의수탁자에게 귀속되었던 배당까지 자발적으로 수정신고한 사정 등을 고려해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심2015중3564(2015. 11. 12.)는 설립 당시 발기인 수를 맞추려는 사정이 있었더라도 명의를 계속 유지하고 유상증자 주식까지 추가로 명의신탁한 점 등을 들어 증여세 과세가 타당하다고 보았다. 처음 이름을 빌린 이유만큼 이후 주식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도 중요하다는 뜻이다.
명의보다 자료 복원이 먼저
주주명부를 바꾸기 전에 정관과 설립 당시 주주명부, 주식대금 납입자료,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배당·증자 자료부터 맞춰 보아야 한다. 이 네 가지가 연결되어야 '원래 내 주식'이라는 설명도 힘을 얻는다.
그다음 실제소유자 확인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지, 과거 명의신탁에 남은 세금 문제는 없는지 순서대로 보면 된다. 필자는 오래된 명의신탁 주식을 정리할 때 현재 주식가치부터 계산하지 않는다. 명의를 바꾸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실제 주인이라는 자료를 복원하는 것이다.
강동형 세무사 약력
現 강동형 세무회계 사무소 대표 세무사
(주)세원정공 재경팀 근무(자동차 부품회사)
(주)SMP 재무팀 근무(석유화학 회사)
현대중공업터보기계(주) 재무팀 근무(조선엔진 펌프 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