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성 칼럼] 세금 체납 가게 압류, 냉장고 딱지보다 보증금이 먼저
[파이낸셜리뷰]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납세자는 상담 신청서에 질문을 하나만 적었다. "냉장고에 딱지를 붙이러 옵니까." 체납액은 2,800만 원, 독촉장은 두 차례 받았고, 며칠 전에는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가게에 다녀갔다고 했다. 그날 저녁부터 냉장고를 볼 때마다 압류 딱지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딱지는 법에 있다. 그러나 이 가게에는 오지 않는다. 대신 다른 것이 온다.
냉장고·의자·기계도 압류 대상이다
세무서는 냉장고, 의자, 기계 같은 동산을 압류할 수 있다. 세무서 직원이 물건을 압류하고, 반출이 어려우면 그 자리에 둔 채 봉인을 붙인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압류 딱지다. 봉인을 떼거나 압류된 물건을 처분하면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다. 압류할 수 없는 물건도 있다. 혼자 몸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로, 미용사의 가위나 목수의 연장이 그렇다. 그러나 직원을 두고 운영하는 고깃집의 냉장고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법만 보면 이 냉장고는 압류될 수 있다.
세무서가 물건을 거의 잡지 않는 이유
2024년 한 해 세무서의 재산 압류 건수는 약 33만 건이며, 그중 동산과 유가증권 압류는 1만 3,000건으로 8%에 그친다. 통장, 카드매출, 거래처 대금 압류까지 포함하면 100건 중 4건 정도다. 업소용 냉장고를 떼어 팔면 중고 값에 불과하고, 떼고 옮기고 보관하는 비용은 강제징수비라는 이름으로 모두 체납자에게 부과된다. 추산가액이 1,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물건은 공매 없이 수의계약으로 넘긴다. 담당자가 하루를 들여 냉장고 하나를 압류해도 체납액은 거의 줄지 않고 민원만 생긴다. 그래서 담당자는 냉장고가 아니라 숫자를 본다.
먼저 보는 것은 카드매출·통장·보증금
카드사에 압류 통지가 가면 손님이 결제한 돈이 사업자 통장이 아니라 세무서로 간다. 통장은 압류 통지가 오면 은행이 잠근다. 둘 다 통지서 한 장이면 다음 달부터 징수가 이루어진다. 카드매출과 거래처 대금 압류는 2023년 한 해 9만 5,000건으로 전년보다 46% 늘었다. 그리고 가게 보증금이다. 주택 보증금은 소액이면 압류를 금지하지만 상가 보증금에는 그런 보호가 없다. 세무서가 건물주에게 압류 통지를 보내면 가게를 뺄 때 보증금이 사업자가 아니라 세무서로 간다. 이 납세자의 보증금 3,000만 원이라면 체납액 2,800만 원이 그대로 충당된다. 냉장고는 딱지를 붙여도 그 자리에 남지만, 보증금은 통지서 한 장으로 사라진다. 딱지보다 건물주의 전화가 먼저 온다.
조끼 입은 방문자는 압류 권한이 없다
가게를 찾은 두 사람은 체납관리단이다. 체납 사정과 납부 능력을 확인하러 오는 이들로, 압류 권한은 없다. 딱지를 붙이는 것은 세무서 직원이며, 그 전에 독촉장이 먼저 온다. 이미 독촉장을 두 번 받은 이 납세자에게 다음으로 올 것은 방문이 아니라 카드사와 은행, 건물주에게 가는 통지서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정보공개청구였다. 세무서가 무엇을 압류했고 무엇을 압류하지 않았는지, 카드매출과 보증금에 통지가 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가게 체납, 대응의 순서
가게를 운영하며 체납이 있다면 첫째, 정보공개청구로 압류 내역을 받아 카드매출·통장·보증금 중 어디까지 압류가 진행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둘째, 보증금에 통지가 가기 전에 일부 납부와 납부계획서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압류·매각 유예가 받아들여지면 새로운 압류를 막고 이미 걸린 압류도 풀 수 있다. 셋째, 그럼에도 딱지가 붙었다면 떼서는 안 되며, 대신 사용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혼자 일하는 가게라면 없어서는 안 되는 도구라는 이유로 해제를 신청해야 한다. 이 납세자의 압류 내역을 받아 보니 카드매출에 통지가 가 있었고 냉장고는 없었다. 납부계획서를 제출해 카드매출 압류가 풀렸고 보증금에는 통지가 가지 않았다. 가게 집기보다 카드매출과 보증금이 먼저다. 이 글은 2026년 11월 기준 법령과 공개 자료에 따른 일반 정보이며, 개별 사안은 기록을 확인해 판단해야 한다.
장태성 세무사 약력
(現)장태성 세무사 사무소 대표세무사
(前)세무법인 택스로 킨텍스지점 대표세무사
(前)동경세무회계 대표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