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리뷰] 경총이 주장한 ‘유급주휴일 규정’ 폐지...쟁점은?
[이슈 리뷰] 경총이 주장한 ‘유급주휴일 규정’ 폐지...쟁점은?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8.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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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가 유급 주휴일 규정 폐지 등 '최저임금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 검토의견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정안은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근로자의 '시급 계산시간 수'를 산정할 때 '소정근로시간' 외에 실제 일하지 않지만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까지 합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특히, 경총은 최저임금 준수여부 판단 문제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근로기준법상 ‘유급주휴일 규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산업현장에 혼란만을 가져오는 ‘유급주휴일 규정’은 폐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도대체 ‘유급주휴일 규정’ 뭐길래?

유급주휴일은 근로기준법 제 55조 1항에 규정돼 있다. 쟁점은 ‘휴게 시간’을 어떻게 규정하는냐이다.

현행법상 사용자는 1주 1회이상 유급주휴일을 부여해야 한다. 1주 평균 1회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에 특정해 실시할 수 있다.

조건은 '소정근로일 1주 개근했을 때 유급휴일이며, 개근하지 않은 경우는 ‘무급휴일’이다. 이 규정은 4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된다.

휴일은 일반적으로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을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55조 2항은 최근에 근로시간 단축과 함께 신설됐다.

'법정휴일'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모든 사업장이 반드시 유급으로 부여해야 하는 '휴일'을 말한다. 일반 사기업에서는 근로자의날, 일요일(주휴일) 2가지 뿐이다.

그 외 유급휴일 여부는 각 기업별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으로 개별적으로 정해져왔다. 이를 '약정휴일'이라고 한다.

때문에 노조의 힘이 강한 기업의 경우 단체협약으로 관공서가 쉬는 날인 '법정 공휴일'을 유급 약정휴일 안에 포함시켰다.

이러한 경우에는 굳이 임직원들이 법정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노조의 힘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 정반대의 모습이 빈번했다.

‘유급주휴일’ 적용의 실제 사례

경총이 유급주휴일 규정을 반대하는 데에는 일선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월 급여차이가 최대 40% 가량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법원 판례의 적용 사례와 같이 일요일을 주휴시간에서 제외한 경우 월 174시간의 근로시간에 내년도 최저임금 예상분인 8350원을 적용하면 월 최저임금은 145만2900이 된다.

반면 정부의 입장 가운데 주휴시간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모두 적용할 경우 월 근로시간은 243간이 되며, 이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월 최저임금은 202만9050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최저일 경우와 최대일 경우 동일 노동현장에서 약 40%(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58만원) 가량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경총의 검토의견, 받아들여질까

경총은 고용부에 제출한 검토의견에서 이번 개정안이 최저임금법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 기업의 ‘유급처리시간 규정’에 따라 같은 양의 근로를 제공하더라도 월 최저임금이 달라지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총은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무노동 유급시간’이 많은 유노조 기업의 근로자들이 개정안의 혜택을 받아 근로자 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경총은 최저임금 시급 계산에서의 시간 산입범위 문제는 기업과 국민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자칫 범법자 양산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현 시행령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며 국회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출처=청와대

실제로 올해 최저임금(7530원)이 지난해보다 16.4%나 오르면서 주휴수당(1.520원)을 합친 실질 최저임금(9050원)이 1만원에 육박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휴수당 폐지 청원이 수백 건 올라왔다.

이에 소상공인연합회는 주휴수당도 임금인 만큼 최저임금 산입범위(최저임금 산정 시 포함되는 임금 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며 고용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다음달 10일 1심 선고가 나온다.

하지만 소상공인연합회가 승소하더라도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지난 26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거듭 강조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결정된 이상 더는 공론화 하지 않겠다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제 일선에서는 혼선이 거듭되는 만큼 국회와 정부여당이 서둘러 봉합해야 한다는 시장의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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