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韓 법인세 최고세율 나홀로 상승...美 대표기업들과 세부담 ‘역전’
[집중분석] 韓 법인세 최고세율 나홀로 상승...美 대표기업들과 세부담 ‘역전’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9.27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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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한국이 올해부터 25%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3%p(포인트) 올린 반면 선진국들 중 전통적으로 높은 법인세율을 유지하던 국가들 중심으로 법인세율 인하가 계속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미국 기업보다 높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주요 선진국들, 법인세 인하 가속화...한국만 나홀로 상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4일 발표한 ‘2018 OECD 조세정책개혁 및 몇몇 회원국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법인세율 인하 정책을 가속화 하고 투자 촉진을 위한 세제혜택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선진국 클럽인 OECD 30여 나라의 지난해 평균 법인세율은 전년 대비 2.7%p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하락폭이 전년 대비 4.8%p로 더 가속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말 세법 개정으로 35%의 연방 법인세율을 21%로 대폭 하향 조종했다. 프랑스도 오는 2022년까지 25%로, 영국은 2020년까지 17%로 각각 법인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반면, 한국은 법인세율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3%p인상하는 내용의 2018년 세법개정안을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전격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 OECD는 “회원국 평균 법인세율이 2000년 32.5%에서 올해 23.9%로 계속 하락하는 추세”라면서 “한국의 법인세율 25%는 OECD 평균에 가까우며 홍콩(16.5%)과 싱가포르(17.0%) 등에 비해 높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법인세 부담 비중 변동현황./출처=한국경제연구원

삼성·현대차·포스코, 미 대표기업과 법인세 ‘역전’

이같은 상황 속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미국 기업보다 높아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글로벌 경쟁력 약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법인세 부담 비중이 28.0%로 전년 동기(23.8%) 대비 4.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미국 애플의 경우 법인세 부담 비중이 올해 상반기 14.0%로 전년 동기(24.0%) 대비 10.0%p 크게 낮아졌다.

우리 정부가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동안 미국 정부는 법인세율을 기존 35%에서 21%로 14%포인트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현대차(24.9%)와 포드(13.9%), 포스코(31.0%)와 뉴코어(23.5%) 등 다른 분야 국내 대표 기업들 역시 경쟁사인 미국 업체들과 법인세 부담 비중이 역전됐다.

한경연은 최근 2년 연속 법인세비용과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흑자인 국내 450개 기업의 법인세 부담 비중이 지난해 20.5%에서 올해 24.0%로 3.5%p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한경연은 법인세차감전순이익 1500억원 이상 국내 50개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3.3%인 반면, 법인세 비용 증가율은 58.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 정부의 법인세율 정책 변화가 세계에서 경쟁하는 대표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내 기업의 투자 여력과 글로벌 경쟁력 증대를 위해 실질적인 부담 완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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