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한반도, 대비해야
[소셜리뷰] 아열대 기후로 바뀌는 한반도, 대비해야
  • 전민수 기자
  • 승인 2019.10.15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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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한반도가 점차 아열대 기후로 바뀌면서 농작물이나 어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제주도 앞바다에서는 이미 물고기 43%가 아열대 어종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농작물 중 일부는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농작물로 전환되고 있다. 이에 앞으로 국산 아열대 어종이나 농작물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아열대 기후에 따른 어종과 농작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농민이나 어민들이 아열대 기후에 적응하고, 우리 소비자들도 아열대 기후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제주 앞바다 물고기 43%, 아열대 어종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0년간(1968~2018년) 우리나라 연근해역 표층수온은 약 1.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표층수온은 약 0.49℃ 상승하여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상승율이 약 2.5배 높은 수준이다.

이에 평균해수면 상승도 이뤄졌는데 최근 29년(1989~2017)간 우리 연안의 평균해수면 상승률 2.90mm/yr로 산정됐다. 특히 제주부근이 4.44mm/yr로 가장 높았고, 동해안 3.70mm/yr, 남해안 3.09mm/yr, 서해안 2.07mm/yr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주도 연안에서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아열대성 어류 비율이 43%에 달했다. 청새치, 제비활치류, 보라문어 등 온대성 및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 빈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어장환경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어가환경도 크게 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제주도 어가 수, 어가 인구는 4천13가구, 9천81명으로 10년 전인 2009년 대비 각각 43.1%, 51.7% 감소했다. 또한 2018년 70대 이상 경영주 어가 수는 1천695가구로 2009년 대비 163가구, 10.6% 증가했고, 2018년 전체 어가의 42.2%를 차지해 모든 연령대 중 70대 이상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8년 제주도 어업 총 생산량은 8만 8천894톤으로 2009년 9만 5천339톤 대비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어업 총 생산량에서 제주도는 2009년 3.7%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 2.7%까지 낮아졌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립수산과학원과 ㈜수산자원생태연구소에서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남해안과 제주연안 어업인들의 체감실태와 인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수온변화에 대해 체감하고 있는 남해안‧제주연안 어업인은 92.6%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반면 어업인의 86%는 정부 및 지자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산업분야 기후변화대책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작물도 아열대 농작물로

또한 농작물 역시 아열대 농작물로 전환되고 있다.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천사의 열매’로 불리는 파파야가 충남에서 재배되고 있다. 파파야는 비타민C가 오렌지의 7배에 달하고, 칼슘은 우유의 4배, 마그네슘은 달걀의 36배에 달한다.

충남농업기술원이 지난 5월부터 아열대 작물 전시포를 마련해 파파야와 오크라, 몰로키아, 인디언 시금치 등 아열대 농작물 32종을 시범 재배중이다.

여기에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작두콩 역시 재배에 들어가면서 우리 농가도 점차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의 경우 아열대 과일인 백향과(패션프루트)가 본격적으로 수확,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아열대 작물 연구 절실

이에 아열대 작물의 연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경남도의회 제36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옥은숙 의원은 아열대 작물의 연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옥 의원은 “아열대 기후대가 확대돼 고온성 과채류인 수박·고추·토마토 등은 난방비를 절감하게 된 장점이 있는 반면에, 온대작물인 쌀·맥류·사과·일반채소 등의 재배 적지와 생산량이 감소하고 외래 병해충 유입과 발생 빈도가 증가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난화에 따른 과채류 재배 한계선도 북상하고 있다”며 “제주에서만 생산되던 감귤은 이미 고흥이나 진주까지, 남해안이 주산지였던 양파는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수박 역시 경남북과 전남북을 넘어 충남북까지 재배가 가능해져 주산지가 북상했다”면서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잇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문화가정 증가나 젊은이들 소비문화 패러다임 변화를 감안한 미래 먹거리산업을 위해서라도 아열대작물의 개발·보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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