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이 1주일 혹은 2주일 연기되면서 육아 공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개학 연기는 ‘멘붕(멘탈붕괴)’가 일어날 만큼 당황스런 상황이다. 일부 부모들은 학원들을 보내면서 일단 공백을 메꾸고 있지만 학원이라고 코로나 사태에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걱정은 상당히 커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국가적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의 육아 걱정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맞벌이 직장인들, 육아공백 겪어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달 24~28일 맞벌이 직장인의 자녀돌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육아공백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76.5%를 차지했다.

4~7세 유아 자녀를 둔 맞벌이 직장인의 육아공백 경험 비율이 90.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초등학생 85.7%, 영아(생후~3세) 75.8%, 중학생 이상 53.7%로 집계됐다.

육아공백을 메워주는 사람은 역시 부모님이었다. 응답자의 36.6%는 양가 부모 등 가족에게 육아 도움을 요청했다고 답했다.

연차를 사용했다고 답한 경우는 29.6%로 조사됐고, 재택근무를 요청했다는 답변은 12.8%를 차지했다.

가족돌봄 휴가를 사용(7.3%)했거나 긴급돌봄 서비스를 활용(7.0%), 정부지원 아이돌보미 서비스 활용(6.1%) 또는 무급휴직(6.1%)을 택한 경우는 적었다. 응답자의 5.6%는 ‘정 방법이 없으면 퇴사도 고려 중’이란 답을 택했다.

재택근무 확산되지만 아직도 근무 하는 사업장 많아

대기업을 비롯한 일부 기업체들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는 출퇴근 근무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 직장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1주일 혹은 2주일 개학이 연기됨에 따라 육아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 한남동에 사는 지모씨(37)는 “우리 부부 모두 직장을 다니는데 그 흔한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의 개학은 1주일에서 2주일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에 따라 육아공백을 어떤 식으로 메워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부부가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사람은 부모가 되는 셈이다.

지모씨는 처음에는 학원을 보낼 생각을 했지만 학원 역시 코로나에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기를 했다.

다만 아이들이 하루종일 집안에만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지모씨 부모도 육아 고통을 하소연하고 있다.

즉, 지모씨나 아이들이나 지모씨 부모 등 모두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재 육아 상태이다.

그런데 이런 모습은 지모씨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벌이 부부 모두 해당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개학을 추가 연기하면서 각 학교의 긴급 돌봄 시간을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로 의무화했지만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돌봄 공백은 불가피하다.

또한 코로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데 돌봄은 결국 아이들이 밀접한 거리를 두게 만들기 때문에 공포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