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돈쭐 내자” 선의의 선순환 경제 구조
[이코리뷰] “돈쭐 내자” 선의의 선순환 경제 구조
  • 이성민 기자
  • 승인 2021.08.30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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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진천몰 홈페이지
사진=진천몰 홈페이지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를 품은 충북 진천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가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진천군 온라인 쇼핑몰 ‘진천몰’을 곤혹스럽게 만들었고, 급기야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진천이 아무런 조건 없이 아프가니스탄인 특별기여자를 품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이른바 ‘돈쭐 내자(돈으로 혼쭐을 내자)’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소비자들이 진천몰로 몰리게 됐고, 미처 준비하지 못했던 진천몰 입장에서 소비자가 몰리니 준비할 시간을 갖추자는 차원에서 일시 중단을 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미담 소식이 들리게 되면 그에 ‘돈쭐 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선의의 선순환’ 구조가 점차 자리매김되고 있는 분우기다.

일시 중단 안내문 게시

진천몰 홈페이지는 지난 29일 전 상품 주문을 일시 중지한다는 안내문을 게시했다. 2004년 문을 연 진천몰이 일시 운영 중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주문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자 운영 중단을 결정한 것이다. 진천몰 주문량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이 입소한 지난 27일부터 평상시 주말 주문량보다 20배 많은 1천500여건이 접수됐다.

생거진천 쌀 등 지역 농특산물을 온라인 판매하는 진천몰은 진천군에서 운영하는 비영리 쇼핑몰이고, 판매금액 전액은 생산자에게 지급된다.

돈쭐 내는 분위기

이처럼 진천몰에 소비자들이 몰린 것은 이른바 ‘돈쭐 내자’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다.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 기업이나 단체 혹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돈으로 혼쭐을 내자는 차원에서 시작된 사회적 운동이다.

사정이 딱한 한부모 아빠에게 공짜 피자를 줬다고 알려진 피자가게에 ‘돈쭐’ 현상이 발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돈쭐로 자영업자를 응원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미담이 들려온 가게나 사람이나 기업이나 단체 등에 매출 상승 등 선행의 대가를 받게 하자는 의미의 신조어가 바로 ‘돈쭐’이다.

피자가게 업주 역시 마찬가지다. 한부모 아빠의 딱한 사연에 피자를 공짜로 제공한 것 뿐인지 그 사연을 접한 소비자들이 ‘돈쭐’을 낸 것이다.

이런 ‘돈쭐’ 분위기는 이른바 사회적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돈쭐’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결식아동 등에게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가게 등에 대한 정보와 방문 후기 등이 나온다.

지난 3월 5000원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던 소년 가장 형제에게 공짜 치킨을 준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은 주문이 급증하면서 가게가 영업을 임시 중단하기도 했다.

돈쭐 분위기는 소비자가 이제는 가치 소비에 대해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소비 성향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정과 정의를 중시하는 MZ세대가 돈쭐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기업이라면 물건을 판매하는데만 열중했다면 이제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더욱 중시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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