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10여개 화장품서 유해물질 검출
[산업리뷰] 10여개 화장품서 유해물질 검출
  • 채혜린 기자
  • 승인 2021.11.09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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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국내외에 판매 중인 화장품 성분을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유해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 화합물은 코팅 프라이팬의 원료이다.

환경운동연합,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공동으로 국내 화장품 20개 대상으로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개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과불화 화합물은 물과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열에 강한 특징이 있는 약 4천700여 종의 화학물질군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프라이팬과 일회용 종이컵의 방수코팅제, 가죽과 자동차의 표면처리제, 즉석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용도의 산업용 및 소비자 제품에 사용된다.

과불화 화합물은 안정적인 화학 구조로 환경 및 생체 내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아 오랫동안 축적될 수 있는 난분해성 화합물이다. 과불화 화합물이 지속해서 체내에 축적될 경우 발암 가능성과 간 손상, 호르몬 교란 등 면역계 질환 뿐만 아니라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립 메이크업은 모든 제품에서

그런데 과불화 화합물은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하기 때문에 화장품 등에 사용되고 있다. 20개 제품 중 10개(50%)에서 1종 이상의 과불화 화합물이 4.02~105.5 ng/g 수준으로 검출됐다.

입술에 직접 닿는 립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모든 제품에서, 자외선 차단제는 80%,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 50%, 파우더/팩트는 40%의 과불화 화합물이 검출됐다.

자외선 차단제는 5개 제품 중 4개에서 4.28~105.5 ng/g 으로 다른 제품군에 비해 가장 높은 농도를 보였으며, 2개 제품은 PFPeA, PFHxA, PFHpA 등 3종의 과불화 화합물이 확인됐다.

파우더/팩트는 5개 제품 가운데 2개 제품에서 검출(각 PFHxA 4.02ng/g, PFOA 4.72 ng/g)됐으며, 메이크업 베이스 제품에서는 2개 중 1개 품에서 5종류의 과불화 화합물이 59.46ng/g로 검출됐다.

발달 장애 영향 미쳐

또한 검출된 과불화 화합물의 유해성을 검토한 결과, 총 6종의 과불화 화합물이 미량으로 검출됐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검출된 과불화 화합물 종류는 PFHxA로 모든 립 메이크업 제품 포함 총 7개 제품(35%)에서 검출됐다. 잔류성·생물축적성·독성(PBT) 물질인 PFHxA는 체내 생체 축적성 물질로 생식기관 및 발달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마찬가지로, PFHxA와 유사한 유해성을 지닌 PFHpA는 3개 제품(자외선차단제 2개, 메이크업 베이스 1개)에서 확인되었다. 대표적인 과불화 화합물 종류인 PFOA(과불화옥탄산)는 발암성, 생식독성, 생물 축적성 물질로 3개의 제품(자외선 차단제 1개, 파우더/팩트 1개, 메이크업 베이스 1개)에 검출됐다. 눈과 피부에 자극 또는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PFPeA는 자외선 차단제 4개 중에서 3개에서 검출되었다.

노동환경건강연구소 화학물질센터 최인자 분석팀장은 “이번 화장품에서 검출된 과불화 화합물 농도는 비록 미량일지라도 사용과정에서 피부에 직접 흡수된다는 점, 하루에도 여러 개의 화장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과불화 화합물은 잔류성이 강하기 때문에 낮은 농도라도 체내 축적 시 발암성 등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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