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세대교체 삼양식품, 이미지 개선 가능할까
[기업Hi스토리] 세대교체 삼양식품, 이미지 개선 가능할까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1.12.02 1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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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국내 주요 식품 기업 오너 3세들이 잇따라 승진하면서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도 오너 3세인 전병우 이사가 경영 시험대에 올라 이목이 집중된다.

최근 식품업계가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타파하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며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주요 라면 업체들이 올해 3분기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또한 삼양식품은 각종 논란거리로 추락한 기업이미지를 개선하는 것도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라면시장의 초대 왕좌였던 삼양식품은 전중윤 창업주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인 전인장 회장의 경영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논란에 휘말리며 과거의 모습을 잃었다.

◇국내 라면시장 초대 왕좌의 아킬레스건 ‘우지 파동’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삼양식품에서 1963년 출시한 ‘삼양라면’으로,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이 남대문시장에서 이른바 ‘꿀꿀이죽’을 먹으려고 길게 줄지어 선 노동자들을 보고 먹거리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본 묘조식품의 기술을 전수받아 출시한 것이다.

당시 삼양라면은 라면시장을 선점하면서 ‘국민 라면’으로 자리 잡았고 식사 대용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경쟁업체들도 라면시장에 뛰어들었다.

1970년대 중반 ‘삼양라면’·‘소고기면’·‘김치라면’ 등의 히트작을 낸 삼양식품이었지만, 농심에 1위를 내주게 된다.

1989년에는 삼양라면이 ‘공업용 우지(牛脂·쇠고기 기름)’ 파동으로 한바탕 시끄러웠다가 이후 무죄 선고를 받았지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는다.

삼양식품의 기업역사에서 최대 아킬레스건은 1989년 발생한 ‘우지 파동’이다.

당시 경찰은 삼양라면이 먹을 수 없는 ‘공업용 우지(소고기 기름)’로 생산했다며 회사 대표와 실무자들을 구속했고 삼양식품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시판 제품을 모두 수거해 폐기했다.

결국 삼양식품은 1997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통해 억울함을 벗었지만, 논란 과정에 등 돌린 소비자들의 발길을 잡을 수는 없었다.

우지 파동 이전 50%를 넘던 시장점유율은 10%대로 곤두박질쳤고, 매출 격감으로 매년 수십억 원의 적자를 감수했으며 1998년에는 부도 위기까지 맞았다.

1980년대 중반만 해도 삼양라면과 농심은 업계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우지 파동을 계기로 삼양식품은 농심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2세 경영 실패...기업 윤리 ‘논란’

2세인 전인장 회장이 2010년 3월 본격적으로 취임한 이후 기존 가공식품 사업뿐만 아니라 외식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했으나, 경쟁업체를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 등 시장을 선도하지 못해 끝없이 추락했다.

이렇게 끝없는 추락의 이유로는 창업주 2세인 전인장 회장의 경영 무능함, 무리한 외식업 진출로 재무구조 악화, 히트작의 부재, 트렌드 흐름 부재를 꼽고 있다.

게다가 삼양식품은 철저하게 가족 중심으로 된 기업 지배구조와 독특한 세습 경영 때문에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동안 삼양식품은 총수 일가의 시세차익을 노린 ‘꼼수’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특히 하얀 국물 열풍에 힘입어 '나가사끼짬뽕'이 히트를 쳤던 2011년 하반기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당시 전인장 회장의 아들인 이사 전병우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글스라는 유령 회사를 내세워 전인장 회장 일가는 비글스가 소유한 삼양식품의 지분을 이용했다.

삼양식품의 주가가 오를 때 삼양식품 지분을 처분해서 시세차익을 누리고, 삼양식품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되사들이는 식으로 80여억 원의 시세차익을 누린 것이다.

특히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 이마트 판매 1위’라는 허위 보도자료가 배포된 12월 1일부터 이후 6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전병우 씨가 보유주식을 집중매도 했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또한 삼양식품은 대형마트에 라면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거래단계 중간에 총수 일가가 소유한 내츄럴삼양이라는 계열사를 끼워 넣으며 비난을 받았다.

내츄럴삼양은 오너 일가가 90%의 지분을 소유한 회사인데, 실제 유통과정에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으면서 삼양식품으로부터 판매장려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을 지원받았다.

6년간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삼양식품은 내츄럴삼양에 1612억 원 규모의 거래를 몰아줬고 내츄럴삼양은 총 7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삼양식품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27억 원을 부과받았다.

이외에도 ‘갑의 횡포’,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가뜩이나 재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세대교체를 통해 이미지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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