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무공해’·‘유기농’·‘친환경’ 풀무원, 비건 시장 공략 본격화
[기업Hi스토리] ‘무공해’·‘유기농’·‘친환경’ 풀무원, 비건 시장 공략 본격화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2.01.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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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가 ‘비건(vegan·채식주의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 동물복지 등을 고려한 ‘가치소비’의 확산으로 식품업계는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일반 소비자들까지 비건 식품의 소비층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국내 다수 식품업체가 ‘대체육’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선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풀무원’이 유의미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체육’은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곡류·해조류 등 단백질 성분이 함유된 원료를 활용해 기존 육류의 성분, 외형과 함께 맛과 식감까지 구현한 식품으로, ‘콩고기(콩으로 만든 가짜 고기)’가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대체육이다.

풀무원은 자체 기술로 대체육을 생산해 HMR(가정간편식) 제품을 출시하면서 대체육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최근 풀무원은 콩에서 추출한 ‘식물성조직단백(TVP)’ 소재를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가공해 육고기(일반 동물성 고기)와 유사한 맛, 질감을 구현한 ‘식물성 직화불고기 덮밥소스 2종’을 출시한 데 이어 처음으로 식물성 대체육을 넣은 ‘비건 냉동밥’을 선보였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이 즐기는 육류를 구현한 제품을 선보였다면, 미국에서는 미국 레스토랑 체인과 협업으로 3종의 스테이크 메뉴를 대체육으로 선보인 한편, 미국 학교 급식 서비스 업체와 파트너쉽을 체결해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풀무원은 ‘육고기맛을 대체육으로 얼마나 잘 구현하느냐’를 경쟁력으로 보고 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글로벌 식품 원료기업 다니스코뉴트리션&바이오싸이언스와 대체육 개발 관련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식품 소재 기업 인그리디언 코리아와도 식물성조직단백(TVP) 품질 구현 및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으며 대체육 기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내외 원료기업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이같이 ‘식물성 지향 식품’ 기업으로 도약 중인 풀무원은 2021 한국의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식품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의 ESG혁신 리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81년 창립된 풀무원은 지난해 3월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선언하며 고(故) 원경선 원장의 ‘무공해’·‘유기농’·‘친환경’이라는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원 원장이 씨 뿌리고, 원 의원이 설립하고, 남 사장이 키워낸 풀무원

풀무원 창업주 고(故) 원경선 원장은 경기도 양주의 한 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개발해냈다.

해당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그의 아들 원혜영 씨가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채소 가게에서 압구정동의 부유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금의 친환경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풀무원의 시초가 됐다.

이후 원혜영 씨의 고교·대학 동창인 남승우 씨가 자신의 돈을 투자하며 1981년 풀무원효소식품이 창립됐고, 1984년부터는 남승우 씨가 직접 풀무원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원씨 부자가 오늘날 풀무원의 설립을 주도했지만, 현재 풀무원에서 원씨 일가는 찾아볼 수 없다.

고(故) 원경선 원장은 역사에 남을 유기농법을 남긴 채 100세의 나이를 맞은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났고, 원혜영 의원은 풀무원을 떠나 정치인의 길을 걸은지 벌써 30년을 훌쩍 넘겼다.

남승우 총괄사장은 친구가 다른 뜻을 품고 회사를 떠났지만, 40대에 대학원에 진학해 식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남 총괄사장의 노력과 함께 풀무원은 1984년 포장두부와 콩나물, 1991년 건강기능식품(풀무원녹즙) 등에 진출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1992년에는 매출 1000억원, 직원 1390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두부, 콩나물 등 전통 식품에서 시작한 풀무원은 현재 신선식품, 냉동식품, 라면, 음료, 생수, 급식, 이유식 등 거의 모든 식품시장에 진출해 우리나라 10대 종합식품기업에 올랐다.

남 총괄사장은 33년간 기업을 이끌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후 지난 2018년 이효율 현 총괄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사장은 원혜영 의원과 풀무원을 창업한 창업 멤버로 남 전 총괄사장과 함께 회사를 실질적으로 키운 창업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사를 보면 풀무원의 모태는 고(故) 원경선 원장이고, 이를 기업으로 만든 사람은 그의 아들 원혜영 의원이며, 이를 실질적으로 키운 사람은 남승우 전 총괄사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풀무원을 지금의 기업으로 만든 데에는 고(故) 원경선 원장이 만들어온 ‘무공해’·‘유기농’·‘친환경’이라는 이미지와 자산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도 소비자들은 풀무원의 제품은 더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풀무원도 ‘로하스’ ‘바른먹거리’ 등을 통해 이를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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