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리뷰]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농지, 자급률 떨어져
[소셜리뷰] 기후위기로 사라지는 농지, 자급률 떨어져
  • 전민수 기자
  • 승인 2022.01.19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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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우리나라 농지가 1년에 전체 농지의 1%인 1만 6천ha씩 사라지면서 곡물자급률도 21.0%에 그치고 있다. 만약 수입이 어려워지면 소요사태와 비교할 수 없는 위기 초래가 불가피하다.

지난 40년 동안 식량생산을 담당한 농지가 도로, 아파트, 산업단지로 바뀌었으며, 현재도 각종 법률로 농지전용과 농지개발행위를 지원하면서 농지가 사라지고 있다.

게다가 기후위기로 농지가 사라지면서 그에 따른 식량의 무기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식량 무기화를 우리가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2 소요사태 맞이할 수도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우리나라가 심화하는 기후위기와 낮은 식량 자급률로 인해 심각한 제2 소요사태를 맞이하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40여 년간 경제성장으로 논밭과 임야 위에 도로, 아파트, 공장 등을 건설해왔고, 농지는 1975년 대비 30% 감소한 156만ha만이 남았다.

이에 2019년 식량자급률은 45.8%, 사료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0%에 그쳤다. 농림축산식품부가 5년마다 식량자급률 목표를 세우고 있으나 한 번도 달성된 바 없고, 매번 목표치를 하향 조정하는 형편이다.

해마다 감소하는 농지 때문에 2015년 세운 곡물자급률 목표 32% 달성을 위해 필요한 농지는 점점 늘어 현재는 19만ha의 농지가 더 필요하다.

대규모 농지전용의 원인중 하나는 산업단지다. 이미 1천246개의 산업단지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2021년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따르면 98개 산업단지가 산규추진 중이다.

최근 충북의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는 추진과정에서 32ha의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되었고, 예산도 예당제2산단으로 인해 22ha의 농업진흥지역이 해제되었다.

공공시설로 전용

또다른 원인은 공공시설이다. 2009년~2016년 사이 전용된 농지를 분석한 결과, 전용된 농지 11만 5천ha 중 40%에 달하는 4만 6천ha가 공공시설로 인한 전용이었다. 또한 국가 주도의 대규모 공공사업일수록 농지와 농업진흥지역의 비중이 높았다. 미군기지이전의 경우 전체 부지의 92%가 절대농지였으며, 혁신도시의 경우 농지가 전체 부지의 63.3%를 차지한다. 최근 제2서해안고속도로로 인해서는 익산시에서만 총 129ha의 농지가 전용되었다. 대규모 공공시설 개발의 결과로 식량 자급을 위한 공적 자산인 논과 밭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농지규제완화다. 농지법상 농지의 개념적 정의가 확대되면서 농지 위에 축사, 버섯재배사, 농업용 창고 등 농지관련시설이 들어왔다. 현재 농업진흥지역 내 생산시설면적은 10만ha에 달한다.

문제는 완화된 규제를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2021년 홍성군이 진행한 곤충사육사와 버섯재배사에 대한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허가받은 45개소 중 71%가 태양광 발전 시설로만 운영되고 있다.

농지가 필요

농지개발의 영향으로 농지는 줄어들었고, 주변 농지가격은 상승했다. 그 어려움은 고스란히 농민에게 돌아온다. 최근 세종 스마트국가산업단지는 주변 농지 가격을 2~4배 상승시켜, 이주 농민들을 더 먼 곳으로 내몰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을 위한 영농형태양광 추진과정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강진군 농민회 발표에 따르면, 법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21만원이던 임차료가 두 배 이상 오른 48만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곡물자급률 21.0%인 우리나라에는 도로, 아파트, 산업단지가 아닌 농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농지 총량제 도입, 농업진흥지역 확대, 농지에 대한 인허가 의제조항 폐지, 농지보전부담금 실효성 강화 등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런 제도들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농지소유이용실태에 대한 전수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농본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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