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12경, 광천읍을 만나다... 오는 13일 광천김 토굴 새우젓 대축제도 열려
홍성 12경, 광천읍을 만나다... 오는 13일 광천김 토굴 새우젓 대축제도 열려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3.10.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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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광천 전통시장, 4, 9일이 오일장
- 광천 토굴 새우젓, 살이 단단하고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것이 특징
- 바삭하면서 짜지 않은 담백한 맛, 광천김
- K-POP 고등학교, 드론 항공 고등학교 등 미래 산업의 주역 기대
500년 전통의 광천전통시장이 광천읍 중앙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조용식 기자
500년 전통의 광천전통시장이 광천읍 중앙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진=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홍성의 옛 지명은 홍주다.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홍주는 충절의 고장답게 의로운 인물이 많고, 역사적 현장도 많다. 내포 문화권의 발흥지답게 역사, 인물,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홍성은 발길 닿은 곳마다 선대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어, 특별히 12곳을 선정 홍성 12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광천읍에서 체험할 수 있는 홍성 12경이 제법 된다. 

홍성 12경 중 2경 남당항은 광활하게 천수만이 펼쳐져 있다. 사시사철 대하, 우럭, 새조개, 꽃게, 새우 등이 미식가를 부르고 있다. 남당항에 많은 횟집이 있어 홍성은 몰라도 남당항은 안다는 사람이 많다고 할 정도로 남당리는 광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잔잔한 은빛 수면과 아름다운 석양을 조망하는 노을 전망대가 있다. 대나무가 많이 자생한다고 하는 죽도와 멀리 안면도가 보여 해안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서산에서 내려다 본 광천읍 풍경. /사진=조용식 기자
오서산에서 내려다 본 광천읍 풍경. /사진=조용식 기자
가을에 만날 수 있는 오서산 억새풀. /사진 제공=광천읍
가을에 만날 수 있는 오서산 억새풀. /사진 제공=광천읍
그림이 있는 수목원 전경. /사진=조용식 기자
그림이 있는 수목원 전경. /사진=조용식 기자
수목원에 조성된 한반도를 닮은 연못. /사진=조용식 기자
수목원에 조성된 한반도를 닮은 연못. /사진=조용식 기자

홍성 12경 중 4경에 해당하는 오서산은 가을이면 은빛 물결의 억새 풀이 눈이 부시다. 정상에 서면 서해안 일대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며, 멀리 바다에서도 보여 서해의 등대 또는 나침반이라고도 불린다. 충남 서북부 최고봉(791m)으로 홍성, 보령, 청양에 걸쳐 있지만 광천 전통시장에서 잘 보이고, 등산객들이 산행을 마치고 나면 꼭 광천읍에 들러 토굴 새우젓, 광천김, 남당항 대하를 즐기는 데 이를 오서 삼미(三味)라고 따로 이름을 붙였다. 

12경 중 12경은 ‘그림 같은 수목원’이다. 광천읍 충서로 ‘그림 같은 수목원’은 지리적으로 서해 천수만과 근접하고 있어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기온 차로 꽃의 개화 시기도 보름 정도 늦어져 더 특별한 감흥을 느낄 수 있다. 이 수목원은 2004년 12월 29일 산림청에 등록된 사립수목원으로 홍성 12경 중 12경에 해당한다. 약 11만㎡ 부지에 1,000여 종의 초본류를 비롯하여 560여 종의 목본류를 보유한 점도 자랑이지만, 개화의 시기도 다른 지역과 달라 저절로 사람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림 같은 수목원’은 소나무를 중심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봄에는 각종 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순수한 우리 꽃과 녹색이 어우러져 왕성한 생명력을 엿볼 수 있어 좋다. 가을이 되면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단풍과 노란 잔디에 수놓은 낙엽을 밟으며 일상에 쉼표를 찍을 수 있어 더 좋다. 그리고 겨울에는 고목과 녹색이 어우러진 소나무, 향나무 사이를 소복이 쌓인 눈이 한 폭의 수채화로 펼쳐진다. 1년 365일 아무 때나 방문해도 최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림 같은 수목원’이다. 지금 ‘그림 같은 수목원’에는 단풍과 노란 잔디가 가을을 수놓고 있다. 

광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진미, 토굴 새우젓과 김

홍성에서 오면 꼭 사서 맛봐야 할 다섯 가지를 추려 홍성 5품이라고 했는데 홍성 한우, 광천 토굴 새우젓, 홍성 흑마늘, 광천김, 유기농산물이다. 이 중에서 광천 토굴 새우젓과 광천 김은 우리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진미다. 

광천 토굴새우젓 홍보 전시관의 외관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 토굴새우젓 홍보 전시관의 외관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정동규 광천읍장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제28회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에서 흥겨운 한마당과 함께 김장철을 맞아 김과 토굴 새우젓으로 풍성한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조용식 기자
정동규 광천읍장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제28회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에서 흥겨운 한마당과 함께 김장철을 맞아 김과 토굴 새우젓으로 풍성한 날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조용식 기자

원래 새우젓은 '조랭이' 또는 '조쟁이' 라고 불리는 항아리에서 만들어졌다. 여름에 부패해 고랑젓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고랑젓이 생기지 않은 방법을 고안하다가 고(故) 윤병원 씨가 옹암리 독배 마을 금광 폐광에 새우젓을 넣어보고 김장철에 다시 가보니 잘 숙성된 걸 발견한 해 지금까지 발전시켜 온 것이 광천 토굴 새우젓의 역사다. 서해와 남해에서 잡은 새우를 다년간 간수를 뺀 천일염으로 간을 해서 독배 마을 토굴에 저장하여 1년간 숙성한 것이 광천토굴새우젓이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활석 암반 토굴에서 숙성 및 보관한 광천토굴새우젓은 토굴의 일정한 온도 덕분에 감칠맛 나게 발효된다.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가 농축된 무공해 자연식품으로 소화 흡수가 잘되는 고단백 건강식품이다. 광천토굴새우젓은 새우젓 살이 단단하고 젓국물이 희고 맑은 게 특징이다. 

광천읍에는 40여 개의 토굴이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읍에는 40여 개의 토굴이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토굴에서 숙성 중인 새우젓/ /사진=조용식 기자
토굴에서 숙성 중인 새우젓/ /사진=조용식 기자
김노성 광천읍 주민자치회 회장이 숙성 중인 새우젓을 떠서 보여주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김노성 광천읍 주민자치회 회장이 숙성 중인 새우젓을 떠서 보여주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이영숙 태경식품 상무이사는 "곱창 돌김이 나오기 시작해서 20일 정도가 지나야 가장 맛있으며, 일반 김의 경우도 1월~2월에 나오는 김이 맛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이영숙 태경식품 상무이사는 "곱창 돌김이 나오기 시작해서 20일 정도가 지나야 가장 맛있으며, 일반 김의 경우도 1월~2월에 나오는 김이 맛있다"고 설명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해외 수출 비중이 더 큰 태경식품의 광천김 공장 생산라인. /사진=조용식 기자
해외 수출 비중이 더 큰 태경식품의 광천김 공장 생산라인.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김은 원초(原草)부터 남다르다. 청정 서해에서 12월 말부터 2월 초에 생산된 최상급 원초를 확보하고, 영하 18℃ 이상의 최적의 온도에서 냉동 보관하여 사용한다. 신선한 원초의 맛과 향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또 최상급의 통참깨 및 통들깨를 직접 압착, 착유하여 만든 기름을 바로 사용한다. 이 덕분에 광천김은 바삭하면서 짜지 않은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들기름을 발라 석쇠에 끼워서 화롯불에 살짝살짝 뒤집어 가면서 구워낸 옛날 전통의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현재 광천김은 국내에서도 인기지만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광천김이 처음 해외로 수출될 당시에는 ‘블랙 페이퍼(검은종이)’로 인식되면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하고 오히려 외면 받았다. 그러다가 10여 년 전부터 미국 서부 및 유럽을 중심으로 건강식품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판로가 활짝 열렸다. 광천 맛김뿐만 아니라 김부각 등이 감자 칩을 대체하는 건강 스낵으로서 떠오르고 있다. 

관광명소 옹암리 독배 마을 암석 토굴 

광천읍 옹암리 독배 마을에는 40여 개의 새우젓 토굴이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광천토굴새우젓은 일반 새우젓은 모방할 수 없는 맛과 향을 간직하고 있다. 천수만의 염분과 발효에 최적 조건인 섭씨 14~15도와 85% 이상 습도가 일년내내 일정하게 유지되는 토굴에서 숙성되기 때문이다.

광천 토굴 새우젓이 개발된 건 1960년대다. 산 중턱에 토굴을 파서 새우젓을 저장하는 방법을 개발, 토굴의 자연 온도인 영상 14~15°의 온도로 3개월간 숙성시켜 맛과 향이 월등한 토굴 새우젓을 생산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초창기는 이 대부분 주문받아 새우젓을 만들어 주고 노임을 받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광천 토굴에서 숙성시킨 새우젓이 맛있다는 소문이 전국적으로 나면서 광천 토굴 새우젓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옹암리 독배 마을을 방문하면 토굴 새우젓 단지에 자리 잡은 다양한 판매점을 통해서 토굴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어떻게 새우젓이 과학적으로 숙성되는지를 직접 보고 맛볼 수 있어 발효의 맛을 잘 모르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좋은 음식 체험장이 될 수 있다. 옹암리 공영주차장에 광천토굴새우젓 홍보관이 있다. 이 전시관은 09:00 ~18:00까지 운영하며 광천의 토굴 새우젓 이야기를 듣고 보고 느낄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5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광천 전통 시장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제28회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열리는 광천 전통 시장은 충남의 대표적인 5일 장이었다. 조선시대 광천은 호남지역에서 세곡 등을 싣고 한양으로 올라가는 조운선(漕運船)이 운행하는 길목으로 강경과 함께 충청남도 최고의 경제 중심지였다. 광천읍의 관문인 옹암포는 현재 포구가 없지만 광천장을 번창하게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광천전통시장의 마스코트인 새우.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전통시장의 마스코트인 새우. /사진=조용식 기자
현대화 시설로 갖추어진 광천전통시장의 내부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현대화 시설로 갖추어진 광천전통시장의 내부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전통시장에서는 지난 4일부터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가 열리는 기간까지 '골목대장'이라는 타이틀로 오징어게임을 진행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광천전통시장에서는 지난 4일부터 광천김, 토굴새우젓 대축제가 열리는 기간까지 '골목대장'이라는 타이틀로 오징어게임을 진행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골목대장의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달고나 뽑기. /사진=조용식 기자
골목대장의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달고나 뽑기. /사진=조용식 기자

옹암포가 번창했던 시절, 보령시 원산도(元山島)와 안면도를 비롯한 서해안 일대 섬사람들은 여러 가지 해산물과 어패류를 가지고 옹암포를 통해 광천장으로 들어왔다. 광천장에서 해산물을 팔아서 생필품으로 바꿔 저녁 무렵에 다시 섬으로 돌아갔다. 광천장이 서는 4일과 9일에는 150여 척의 배가 옹암포를 드나들었다고 한다.  

내륙에서 생산한 쌀 등의 물품과 서해안 일대의 해산물을 유통했던 광천장은 일제강점기 무렵에는 인천이나 군산과 뱃길이 연결되었고, 금광도 개발되어 크게 번창했다. 이 덕분에 부자들이 많아 “광천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도 생겨났다. 

 미래 산업 주역의 요람 광천 특성화 고등학교 

충청남도 홍성군은 예로부터 충남 서북부 지역을 일컫는 내포 문화권의 발흥지로 오랜 세월 이 지역의 행정·교통·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최근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서해안 지역이 경제적으로 활성화되고, 충청남도청이 홍성군으로 이전하면서 내포 지역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병규 한국 K-POP 고등학교 교장은 "지난 2018년부터 K-POP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글로벌 청소년 K-POP 콘테스트를 안정적으로 확대 운영해 왔다"고 설명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박병규 한국 K-POP 고등학교 교장은 "지난 2018년부터 K-POP 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으로 글로벌 청소년 K-POP 콘테스트를 안정적으로 확대 운영해 왔다"고 설명한다. /사진=조용식 기자
한국 K-POP 고등학교 학생들이 댄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한국 K-POP 고등학교 학생들이 댄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충남 드론항공 고등학교 학생들이 드론 비행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충남 드론항공 고등학교 학생들이 드론 비행을 연습하고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홍성군은 광천읍에 ‘한국 K-POP 고등학교’와 ‘충남 드론 항공 고등학교’를 둠으로써 21세기 문화권 발흥지로 더욱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K- POP이 한류 문화를 이끄는 주역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광천읍에 한국 K-POP 고등학교가 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많다. 광천읍 광천로 373번 길에 있는 한국 K-POP 고등학교는 보컬과 방송 미디어 댄스 등을 포함한 다양한 대중 예술을 배울 수 있는 특성화 학교다. 한국의 대중문화 지도를 바꿀 인재들의 요람으로 이 학교 재학생들이 충남 청소년 문화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다. 

광천읍 흥남로 ‘충남 드론 항공 고등학교’ 또한 주목할 만하다. 미래 산업사회를 주도하는 참 직업인육성을 비전으로 삼은 이 학교에서는 드론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미래 4차 산업 현장 전반에 활용하는 NCS 기반 드론 중심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개인 맞춤형 자격증 취득을 통해 취업 역량을 극대화한다.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학교가 있는 광천읍은 미래로 뻗어가는 혁신 도시다. 

둘이 하나가 된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광천읍 광천전통시장 일원에서 제28회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가 열린다. 각각 열리던 광천김 축제와 토굴 새우젓 축제가 하나로 통합된 만큼 대하 맨손 잡기, 보부상 체험, 김부각 만들기 등 광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의 백미로 꼽히는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는 13일 예선을 거처 15일 본선 무대가 펼쳐진다. 이번 홍성 전국 주부가요제에는 오승근, 태백, 트롯 아이돌 루비체 등 초대 가수의 무대도 이어진다. 

이번 광천김⬝토굴 새우젓 대축제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수산물이 강조되는 시기에 열리는 만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관광 형태가 과거에 주를 이루었던 단체관광에서 탈피 방문지에 대한 독특한 경험과 감성적 체험으로 바뀌고 있어 이번에 열리는 ‘제28회 광천김 토굴 새우젓 대축제’는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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