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소상공인, 죽도록 일해서 은행 종노릇 하는 것”
[금융리뷰] “소상공인, 죽도록 일해서 은행 종노릇 하는 것”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3.10.3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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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은행권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0일 국무회의에서 은행권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서는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0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대통령실 참모들의 민생 현장 탐방 결과를 설명하며 이같은 발언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따라 고금리 장기화 속 사상 최대 규모의 이자수익을 거둔 은행권을 향한 압박이 다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이자이익 3년새 42.7% 급증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이자이익은 지난 2020년 41조2000억원에서 올해 58조8000억원(추정)으로 42.7%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은행권의 올해 이자이익은 올 상반기 이자이익 29조4000억원을 연 환산해 얻어진 숫자다.

은행 이자이익은 고객에 대한 대출 등 이자 자산을 운용한 수익에서 고객 예금 등 이자를 지불한 비용을 빼서 나오는 숫자다. 예금 보다 높은 대출 금리를 통해 얻어진 수익이라는 뜻이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대출 등 이자수익자산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커진다. 하지만 국내 은행 이자수익자산은 2020년 2521조3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120조2000억원으로 2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자수익사자산 성장세보다 이자이익 성장세가 훨씬 더 큰 셈이다.

이같은 국내 은행 이자이익 급증에는 은행권 순이자마진(NIM) 상승세가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국내 은행권의 NIM은 지난 2020년 1.42%에서 2022년 1.62%로 확대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1.68%를 기록했다.

NIM은 은행의 이자자산운용 수익률에서 이자 지불 비용을 뺀 숫자다. NIM이 높을 수록 고객에게 많은 대출 이자를 받고, 적은 예금 이자를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말 0.50%에서 올 상반기 말 3.50%로 3.00%포인트 올랐다.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권의 이자이익 확대에 막대한 기여를 했다.

은행이 장사를 잘해 스스로 벌었다는 측면도 있지만, 통화정책이 은행권 수익성에 더욱 커다란 기여를 한 것이다.

이같은 국내 은행 이자이익 확대는 올 3분기에도 이어졌다. 국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 3분기 이자이익은 총 25조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조7757억원 대비 5.9% 늘었다.

은행권 정면 비판한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고금리로 인한 민생 부담 완화를 연일 강조하는 가운데 ‘은행 종노릇’이란 강도 높은 발언까지 내놨다.

고금리 고통에 신음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호소를 전달한 것이었지만 최근 은행의 역대급 실적이 다시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은행 돈잔치’ 발언에 이어 또다시 은행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31일 내년도 예산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고금리에 따른 서민 부담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장기간 지속돼 온 고금리로 생계비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며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통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 완화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윤 대통령은 “은행의 돈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며 은행을 정조준한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한편 과점체제 해소 등 은행 개혁 방안 마련에 나섰다. 은행권의 과도하게 보여지는 이익을 ‘횡재’라는 의견도 나오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도 잇따라

국회 입법을 통해 은행의 ‘초과이익’에 대한 서금원 출연금 추가 출연을 강제하는 법안도 발의돼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이 대표적이다.

이른바 ‘횡재세’ 도입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추진 방향을 발표하고 관련 입법 과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당국 종합 국정감사에서도 횡재세 관련 공식 발언이 나오며 향후 횡재세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을 예고했었다.

이날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럽 각국의 은행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도입 움직임이 있다”며 “조세저항이 있을 수 있으니 대안으로 유럽연합이 도입하고 있는 연대기여금 같은 방안을 우리나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의 연대기여금(levy)은 우리나라의 부담금 제도와 유사한 제도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고금리로 많은 사람들이 어렵고 고민하고 있어서 나름대로 여러 노력을 해왔는데 나라마다 정책 내용이 다른 것은 다 장단점이 있고 그 나라 특유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의 생각은 어려운 분들이 고비를 넘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어떤 방법이 좋은지는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게끔 하겠다”며 “종합적으로 계속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은행 이익과 관련한 국민 고통 지적을 인지하고 있어 여러 노력을 해오고 있으나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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