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번째…잇따른 제품회수, 신뢰 잃은 ‘대원제약’
올해만 3번째…잇따른 제품회수, 신뢰 잃은 ‘대원제약’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12.13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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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대원 시럽 상분리, 로수탄젯정 위장약 혼입, 포타겔 미생물 초과 검출
5월‧10월‧11월 잇따른 품질 문제…소비자들 “대원제약 제품 못 믿겠다”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짜먹는 의약품’을 시장에 내보이며 단시간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온 대원제약이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만 벌써 3번째 제품 회수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5월에 어린이 감기약 ‘콜대원 키즈펜 시럽’ 상분리 현상으로 회수 및 판매‧제조 중단 조치가 진행됐으며, 10월에는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탄젯정’에 위장약이 혼입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서도 일부 제품에 회수조치 명령이 내려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11월에는 지사제인 ‘포타겔 현탁액’에서 기준치를 넘는 미생물이 검출돼 일부 제품에 대한 회수 조치가 이뤄졌다. 해당 제품에 대한 품질문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짜 먹는’ 형태의 포(包) 타입 의약품에 대해 고강도 선제조사를 통해 밝혀낸 내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원제약에 대한 표적조사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의약품을 제조하는 제약사가 어떻게 한 해에 3번이나 품질 문제를 겪을 수 있느냐”며 대원제약에 불신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사진=대원제약
/사진=대원제약

대원제약의 올해 첫번째 회수대상 제품은 어린이 감기약 ‘콜대원 키즈펜 시럽’이었다. 상분리 현상으로 자발적 회수 및 제조‧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상분리 현상은 투명액인 시럽 첨가제와 약 성분이 들어있는 현탁액이 분리되는 현상으로, 상분리 제품을 섭취할 경우 복용량이 일정치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 영유아의 경우, 몸무게에 따라 복용량이 다른데 자칫 적정 용량보다 많은 양의 약 성분을 섭취하거나 적은 양을 먹어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대원제약은 식약처의 잠정 제조‧판매중지 및 영업자 회수 권고 조치에 따라 직접 회수하고 첨가제 분량 등을 변경해 상분리 현상을 해결한 이후 8월부터 생산 재개에 들어갔다.  

당시 어린이 감기약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챔프시럽과 콜대원시럽이 모두 문제가 되면서,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감기약 대란으로 몸살을 앓아야만 했다. 

두번째 제품회수는 10월에 이뤄졌다. 대원제약이 위탁생산하는 동국제약의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탄젯정’에 위장약이 혼입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약사인 A씨는 15알씩 2개, 30알이 포장된 로수탄젯정에 에스오메프라졸 성분의 위장약 한알이 섞인 것을 발견하고 이를 식약처에 신고했다. 경기도 화성 향남공장에서는 로수탄젯정 외에도 ‘크로우젯정’, ‘로제로우정’, ‘슈바셋정’ 등 다른 고지혈증 치료제들이 생산되고 있었기 때문에 자칫 다른 의약품으로까지 불똥이 튈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업계에서는 “연속적으로 일어난 관리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히 시정조치 등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우려를 표했고, 식약처 역시도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혼입이 발생한 로수탄젯정 10/10mg의 일부 제조번호에 대한 회수 조치를 내렸다. 

상분리 현상이 문제가 됐던 '콜대원 키즈펜 시럽'(왼쪽)과 위장약 혼입으로 문제가 된 고혈압약 '로수탄젯정'(가운데), 미생물 한도 초과 문제가 불거진 '포타겔 현탁액' /사진=대원제약
상분리 현상이 문제가 됐던 '콜대원 키즈펜 시럽'(왼쪽)과 위장약 혼입으로 문제가 된 고혈압약 '로수탄젯정'(가운데), 미생물 한도 초과 문제가 불거진 '포타겔 현탁액' /사진=대원제약

의약품 혼입이라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대원제약에서 또다시 품질 관련 논란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대원제약의 대표 제품인 ‘포타겔 현탁액’이다. 이 제품 역시 의약품 혼입사고가 발생한 화성 향남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포타겔 현탁액은 미생물 한도 초과에 따른 품질 부적합 우려로 제조번호 ‘23084’ 제품에 대한 회수가 이뤄졌는데, 대원제약은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제품 30종에 대한 자발적 회수에 들어갔다. 

해당 제품에 대한 문제는 식약처가 ‘짜 먹는 약’으로 불리는 포(包) 타입 의약품에 대한 선제적 고강도 조사를 벌이면서 확인한 사안이다. 

실제로 SBS비즈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에 제출한 식약처 자료를 확보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식약처는 올해 3분기 28개 제약사가 판매하는 포 형태의 ‘소화기 계용제’와 ‘감기약·해열제’ 30개 품목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유한양행‧대웅제약‧동아제약의 제품들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대원제약 포타겔만 미생물 한도가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 

물론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처가 대원제약을 상대로 표적조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중견 제약사인 대원제약이 제약사로서의 기본인 ‘품질’ 문제를 제대로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은 치명적이라며 “한 해에 세 번이나 품질 관련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일반적이진 않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 역시도 대원제약에서 계속되는 품질 문제에 “믿을 수 없다”며 “올해만 세 번째인데 대원제약 제품을 어떻게 믿겠나”라고 불신의 시각을 내비치고 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앞으로도 안전 관리 사각지대나 주의해야 될 것 같은 지점들에 대해 선제적으로 조사를 좀 하면서 업계에 경각심을 좀 불러주는 그러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본지는 대원제약으로부터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4시55분 현재까지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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