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물가와의 전쟁’ 선포에 CU는 무늬만 상생?
尹정부 ‘물가와의 전쟁’ 선포에 CU는 무늬만 상생?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12.14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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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가맹점 상생지원안 체결…일부 점주들 “전형적 꼼수”
매출 증대됐다는 본사, 집단시위하는 점주들…완전히 엇갈린 입장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최근 윤석열 정부가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편의점 업계에서는 ▲반값치킨 ▲마감할인 ▲PB상품 출시 등의 전략을 내세우며 정부 기조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편의점 업계는 가맹점과의 상생안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편의점 CU를 시작으로 세븐일레븐과 GS25으로까지 관련 움직임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부 가맹점주들은 편의점 본사가 꺼내든 상생안에 대해 “지원을 가장한 신상품 밀어내기”라며 편의점들이 기존의 전기료 지원을 중단하고 신상품 발주 비중에 따라 점포 비용을 차등 지원하는 것은 전형적인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지적에 편의점 본사는 “가맹점의 경쟁력 향상과 수익 증진을 위한 것”이라며 “상생안을 통해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했다. 수치로도 증명된 내용”이라 반박했다.

편의점 CU 점포. /사진=BGF리테일
편의점 CU 점포. /사진=BGF리테일

지난 13일 편의점 CU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가맹점의 수익 향상 및 운영 지원을 위해 ‘2024 가맹점 상생지원안(상생안)’을 체결했다. 

▲신상품 도입 지원금 ▲폐기 지원금 ▲운영력 인센티브 ▲상생협력펀드(대출) 금리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이번 상생안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진행돼온 전기료 지원 같은 ‘단순 비용지원’ 대신에 실질적 수익 향상을 위해 상품 경쟁력 및 점포 운영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선순환 구조의 상생안이라는 설명이다. 

편의점 CU의 본사인 BGF리테일은 “치킨‧피자 등 전세계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를 통틀어 보더라도 전기료 지원을 하는 가맹본부는 없다”며 “내부에서도 단순비용지원 보다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영업매출이나 이익을 증진하는 것이 성장을 위해서는 건전한 방향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측은 상생안 시행 이후 CU의 신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12%, 폐기지원상품은 10% 증가하며 가맹점의 전체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며 “내년도 업계 전반의 상생안과 진행에 있어 큰 방향성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이달 5일부터 시작된 상생안의 체결율은 90% 가량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의점 본사 측의 설명과는 달리 반대되는 주장을 펴는 가맹점주들도 적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CU 가맹점주협의회는 가맹점에 대한 지원이 크게 늘어났다는 본사 주장과는 달리 가맹점들은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사측의 상생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서울 강남 소재 CU본사 앞에서 집단시위까지 벌이기까지 했다. 
 
CU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점포들을 상대로 전기세 지원이 있었는데 본사가 이를 모두 중단하고 발주촉진 차원에서 신상품 도입 지원금, 폐기 지원금으로 다 돌려버렸다”며 “본사의 상생안은 점포 입장에서는 지원이 아니라 손실 떠안기”라 언성을 높였다. 

이 관계자는 “신상품 도입 지원금은 80%를 달성하면 최고 15만원까지 지원해주는 형태다. 근데 15만원도 돈이 아니라 반품할 수 있는 포인트 형태”라며 “본사가 상생 신상품이라면서 월 평균 150개, 최대 240개에 달하는 상품들을 밀어내기 식으로 포함시켜버린다. 점주들로서는 월에 15만원 받겠다고 팔리지도 않는 신상품들을 발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일례로 신상품에 ‘기저귀’가 포함돼있는데, 이는 오피스 상가나 학교 내 점포 등에서는 팔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80%라는 비율을 맞추기 위해 팔리지 않을 상품들을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발주해야 하는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국 CU편의점 점주들을 대상으로 상생지원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가 있다. 점주들의 90% 이상이 잘못된 제도라고 불만을 표시했다”며 “대외적으로는 본부가 가맹점주들에게 지원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실질적으로는 본부가 들여야 하는 비용을 줄이는 꼼수 형태”라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본사에서는 전체 매출이 늘어났다고 하지만 물가상승률이나 전기료‧인건비 등 고정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각 점포들의 실질적인 매출은 줄어들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이같은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대해 BGF리테일 측은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공정위 정보공개서 사이트에 고시된 CU의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2020년 5억8400만원, 2021년 5억9400만원, 2022년 6억218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점포당 매출액이 전년 대비 2780만원이나 올랐다. 수치가 증명해주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사측은 “일부 점주들이 본사가 신상품 100개에서 200개까지 밀어내기 식으로 포함시킨다고 주장하는데,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고 그렇게 할 계획도 없다. 근거 없이 부정적으로 말씀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가맹점의 경쟁력 향상과 수익 증진을 위해 가맹본부로서의 역할에 보다 더 충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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