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환아들 위한 기업들의 ‘따뜻한 노력’
[오늘 통한 과거리뷰] 환아들 위한 기업들의 ‘따뜻한 노력’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4.01.09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리온‧동서식품‧매일유업‧CJ제일제당 등, 이윤 대신 나눔 택했다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병을 앓고 있는 환아들을 위한 기업들의 따뜻한 노력들이 재조명 받고 있다. 

단종된 제품을 찾는 아이를 위해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거나, 수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까지 환아들을 위한 제품을 생산해 무상 공급하는 행보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리온‧동서식품 등의 미담이 최근 알려졌고, 환아들을 위한 특수분유를 생산하는 ‘매일유업’이나 단백질 함유량을 낮춘 제품을 생산해온 CJ제일제당의 사례도 다시금 언급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윤리경영에 사활을 쏟는 기업들이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이들 기업의 노력들은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나아가 더욱 큰 이익으로 이어지는 발판이 되고 있다. 

지금은 단종된 오리온의 제품. /사진=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지금은 단종된 오리온의 제품. /사진=양산부산대병원 제공

#오리온

어린이병원에 입원한 환아를 위해 생산이 중단된 과자를 제조사에 부탁해 선물한 간호사의 사연도 알려지며, 해당 제품을 특별생산한 오리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일 부산대어린이병원 등에 따르면 소아집중치료실(PICU)에 근무 중이던 최다정 간호사는 금식을 유지하던 만 3세 남자 환아가 식사가 가능해진 뒤, 가장 먹고 싶은 것으로 ‘딸기 고래밥’을 꼽자 이를 구하기 위해 오리온 홈페이지에 사연을 남겼다. 

‘딸기 고래밥’은 지난해 봄 시즌한정 제품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현재는 단종돼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사연을 접한 오리온은 딸기 고래밥을 특별생산해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공장이 아닌 연구소에서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들어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은 환아가 먹는 과자인 만큼 미생물 검사까지 확실하게 마친 뒤 제품을 발송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누리꾼들은 환아들과 의료진 뿐만 아니라 제품을 특별생산해 제공한 오리온에까지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동서식품 로고(왼쪽)와 환아의 어머니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 일부. /사진=동서식품, 커뮤니티 캡쳐
동서식품 로고(왼쪽)와 환아의 어머니가 온라인에 올린 사진 일부. /사진=동서식품, 커뮤니티 캡쳐

#동서식품

동서식품도 시리얼 제품을 좋아하는 백혈병 환아를 위해 제품 개발 및 신규출시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해 2월 아이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는 한 보호자의 사연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백혈병 환아들은 음식조절을 해야 하고 평상시 먹던 음식도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 살균소독을 해야할 뿐만 아니라 제품을 한번 개봉해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며 아이가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용량 제품만 있다고 전했다. 

게시자는 동서식품 고객상담실에 전화해 컵 제품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었고, 이후 별도의 피드백이 오지 않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경 동서식품이 컵 시리얼 제품을 출시했고, 이후 동서식품 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동서식품 측은 ‘전화로 전달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아이가 어떤지 걱정을 해주고, 제품을 보내준다고 했다. 

이 게시자는 동서식품 시리얼 마케팅 담당자 이름으로 온 편지를 공개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적이라며 동서식품에 대한 호감을 드러냈다. 

매일유업의 특수분유들.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생산해오고 있는 특수분유들.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

일반 분유를 먹지 못하는 영유아들을 위해 1999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특수분유’를 제조해오고 있는 기업도 있다. 바로 ‘매일유업’이다.

매일유업은  ‘단 한 명의 아이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선천성대사이상 환아들을 위한 특수분유를 제조해오고 있다. 

특수분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반 조제분유 생산라인을 모두 멈추고 설비를 해체해 정밀세척을 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일반 조제분유에 들어가는 원료가 혼입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에서 생산하는 특수분유 12종은 제품별로 성분이 조금씩 달라서 1종류의 제품을 만든 이후 재차 라인세척 작업을 거쳐야 한다. 생산물량이 적어 포장 라벨작업도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할 정도다. 

특수분유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일반분유 생산에 투입한다면 약 8만여캔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이윤을 포기하고 소수의 환아들을 위한 선택을 했다. 

매일유업은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을 위해 ‘하트밀(Heart meal) 캠페인’도 펼쳐왔다. 2020년부터 시작된 하트밀 캠페인 수익금 전액은 환아를 위한 식품과 제품으로 구성된 ‘하트밀 박스’로 제작돼 전달된다. 

빨간 동그라미 안에 '특수의료용도식품'이라 쓰여져 있다. /사진=CJ제일제
빨간 동그라미 안에 '특수의료용도식품'이라 쓰여져 있다. /사진=CJ제일제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페닐케톤뇨증(PKU) 환아들을 위해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햇반의 10% 수준으로 낮춘 ‘햇반 저단백밥’을 생산해오고 있다. 

페닐케톤뇨증(PKU)은 단백질 속에 함유된 ‘페닐알라닌’을 분해하는 효소가 결핍돼 체내에 축적되고, 이렇게 축적된 페닐알라닌과 페닐피루브산이 소변으로 배설되는 선천성 희귀병을 말한다. 영아기 때 발견이 늦어지면 심각한 정신지체‧경련‧발달장애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페닐케톤뇨증 환자들은 ‘엄격한’ 식이 조절이 필요하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09년 3월 페닐케톤뇨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직원의 건의로 연구개발을 시작해 같은해 10월 햇반 저단백밥 제품을 출시했다. 

‘햇반 저단백밥’은 단백질 함유량을 일반 햇반의 10% 수준으로 낮춘 제품으로, 단백질 분해를 비롯한 특수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이 일반 햇반과 비교해 10배 이상으로 오래 걸린다. 

생산효율도 떨어지고 수익성과는 더더욱 거리가 멀지만, CJ제일제당은 “즉석밥 최고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과 사명감을 갖고 생산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사측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제품 230만개를 생산해 해당 질환을 앓는 환우 200여명에게 공급해왔으며 2010년부터 매년 페닐케톤뇨증 환우를 위한 가족캠프를 열고 기부금 등을 후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