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시도하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탈중국’ 시도하는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4.02.0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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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빅3 실적공개, LG생건‧아모레 ‘울상’…애경만 웃었다
아모레, 탈중국 성과 가시화…美‧유럽 등 60% 가량 성장세
탈중국 시도하는 LG생활건강, 올해 새로운 시장 개척해낼까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화장품 업계 빅3 기업들의 실적이 공개됐다.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고배를 마셨고, 디지털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성장을 이끌어낸 애경산업 만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을 보이며 빛을 봤다. 

이번 화장품 업계 실적공개에서 특히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가능성’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모두 매출이 각각 10.5%, 5.3%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44.1%, 31.5% 감소하는 등 낙폭이 컸지만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아모레퍼시픽이 북미‧일본 시장에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신(新)시장 개척에 일부 성공한 반면, LG생활건강은 중국을 대체할 만한 해외시장을 아직 찾지 못한 모습이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신시장을 찾는 것이 향후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대에 화장품들이 진열된 모습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고. /사진=연합뉴스, 각사
판매대에 화장품들이 진열된 모습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고. /사진=연합뉴스, 각사

지난달 말 애경산업(26일), 아모레퍼시픽(30일), LG생활건강(31일)이 잇따라 실적을 공개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실적 하락의 고배를 마셨고 애경산업 만이 실적 개선을 일궈냈다.

구체적으로 보면 애경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9.6% 증가한 668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8.7% 증가한 6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실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화장품 사업 부문은 매출이 전년대비 14.4% 증가한 2513억, 영업이익은 27.8% 증가한 364억원을 기록했으며 생활용품 사업은 6.9% 증가한 4176억, 영업이익은 141.9% 증가한 25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이 두자릿수 성장했다.

애경산업은 이번 실적과 관련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중심 성장, 글로벌 시장 공략, 프리미엄 브랜드 확대 추진 등이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반면 화장품 업계의 전통적인 강호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쓴맛을 봤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0.5% 감소한 4조213억원, 영업이익은 44.1% 감소한 152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국내사업은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의 구매력이 줄면서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매출은 전년대비 14.4% 감소한 2조2108억원, 영업이익은 34% 감소한 1464억원에 그쳤다. 

해외사업 부문은 매출이 5.5% 감소한 1조3918억원,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중국 사업에서 손실이 나면서 아시아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나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다면 일본과 북미‧유럽시장에서의 성장세다. 일본 시장에서 30%, 미주 지역에서 5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으며, 유럽과 중동(EMEA) 시장에서는 매출 증가율이 62%에 육박했다.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높지만 새로운 시장 개척에 일부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LG생활건강도 중국 매출부진으로 쓴맛을 봤다.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은 5.3% 감소한 6조8048억원, 영업이익은 31.5% 감소한 4870억원으로 집계됐다. 

뷰티, 생활용품(HDB)사업, 음료(Refreshment) 등 주요부문 매출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뷰티부문의 경우 실적 감소가 심했다. 매출은 12.3% 감소한 2조8157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52.6% 감소한 1465억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방문판매 중심이던 사업을 효율화하고 일본 시장에서 중저가 색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북미매출이 10% 성장하는데 그치는 등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하려면 중국 시장을 잡아야 한다는 공식이 깨진지 오래”라며 “새롭게 뜨는 시장으로 일본과 함께 미국‧유럽 등이 꼽히고 있다. 중동도 주목 받고 있다. 사실 이제는 누가 먼저 탈 중국에 성공하느냐가 관건인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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