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시대’ 저물까…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로 전쟁 예고
‘배민시대’ 저물까…쿠팡이츠, 무제한 무료배달로 전쟁 예고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4.03.18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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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배달비 쿠팡 100% 부담…쿠팡이츠, 배민 잡는 공룡 될까
소비자들 적극 환영 “우리가 언제부터 배달비 내는 민족이었나”
자영업자들 우려 “결국 수수료 부담 커질듯…100% 업주 부담 아니냐”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쿠팡이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배달의민족과의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고물가 시대 속 배달비 인상이 날로 가팔라지는 가운데 쿠팡이 세이브배달의 배달비를 100% 부담하는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면서, 배달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다줄지가 주목된다. 경쟁을 통한 배달가격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수수료 부담 증대나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 제품 가격 상승 등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미 일부 업체가 홀에서의 음식가격과 배달앱으로 주문하는 음식가격에 차이를 두는 등 꼼수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츠의 시도가 다른 부정적 형태로 터져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쿠팡이츠의 /사진=쿠팡,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배달(왼쪽)과 배달의민족 캐릭터. /사진=쿠팡, 우아한형제들

쿠팡이츠는 고물가 시대 배달비 부담 해소를 위해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한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무제한 무료배달은 기존의 묶음배달인 ‘세이브배달’을 대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오는 26일부터 시작된다. 기존에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음식값 10% 할인’ 혜택이 배달료 무료로 전환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 유료였던 쿠팡이츠 한집배달은 그대로 유지된다. 

쿠팡이츠 무료배달 서비스는 ▲주문횟수 ▲주문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이 없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등 배달앱이 최소주문금액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이츠의 이번 도전은 경쟁사들을 상대로 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쿠팡이츠 와우혜택은 수도권과 광역시에 이어 충청‧강원‧경상‧전라도 주요지역과 제주시 등 적용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쿠팡은 향후 보다 많은 전국의 외식업주들과 고객들이 와우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쿠팡의 새로운 시도에 벌써부터 시장 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섞인 다양한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재 쿠팡이 확보하고 있는 와우 회원수는 1400만명에 달한다. 쿠팡 와우회원 입장에서 보면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배송 서비스에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배달까지 더해져 혜택이 더욱 커지는 만큼 충성고객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쿠팡이츠의 ‘세이브배달’은 배달의민족 ‘알뜰배달’과 동일하게 동선이 비슷한 주문을 묶어 여러집을 동시에 배달하는 형태기 때문에, 이번 시도가 결국 배달의민족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쿠팡 와우회원인 A모씨는 “쿠팡이츠 무료배달이 된다면 굳이 배달의민족을 이용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신규 와우회원 유치는 몰라도 기존에 와우회원인 사람들은 확실히 쿠팡이츠로 다 옮겨갈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다른 소비자 B씨는 “배달비가 부담스러워서 그만큼 이용을 안하던 사람들도 쿠팡와우 무료배달에는 혹할 것 같다”며 “배달의민족에서도 막강한 경쟁상대가 나타났기 때문에 고객을 잡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겠나. 경쟁이 심해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부터 우리가 배달비를 내는 민족이었느냐며 적극 환영의사를 밝히는 소비자들과 달리, 자영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결국 자영업자들만 죽어날 것”, “쿠팡에서 100% 부담한다고 하는데 결국 업주들의 부담으로 돌아오지 않겠나”, “수수료 부담만 늘어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식품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홀에서 음식을 사는 가격과 배달앱을 통해 사는 가격이 다르다”, “배달대행업체 수수료가 부담된다고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더라”라는 등의 폭로가 이어진 바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시도가 결국 수수료 부담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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