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국제교류재단 글로벌센터서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판기념 간담회···주한 필리핀 대사 및 미카 드 리언 작가 참석
백수미 한세예스 24 문화재단 이사장 “더욱 폭넓은 문화 경험 제공하고, 국경 넘어선 문화협력 및 교류 활성화 위해 최선”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한 나라의 문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와 감성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하지만 한국 독자들에게 필리핀 문학은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할 기회가 열렸다. 14일, 한세예스24문화재단은 ‘동남아시아문학총서’의 새로운 출간을 기념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동남아시아문학총서 출간은 한세예스 24 문화재단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문화 교류 증진을 위해 동남아시아 각국의 문학적 정수를 모아 국내에 소개하는 사업이다.
이번 총서는 필리핀 대표 문학 작품들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필리핀 국민 작가 닉 호아킨(Nick Joaquin)과 현대 로맨스 소설가 미카 드 리언(Mica De Leon)의 작품이 포함된 4-6권이 정식 출간됐다.

이날 행사에는 마리아 테레사 B 디존-데 베가(Maria Theresa B. Dizon-De Vega) 주한 필리핀 대사와 미카 드 리언 작가가 직접 참석해 필리핀 문학과 한국 독자들의 만남을 축하했다.
필리핀은 올해로 한국과 수교 75주년을 맞아 오랜 우정을 나누고 있는 나라다. 축사자로 나선 마리아 대사는 필리핀 문학이 한국과 닮은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문학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이 아니라,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며, 이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화, 역사, 종교, 예술이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문학적 특성은 한국의 전통 문학과도 연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채로운 필리핀 문학
필리핀 문학의 특징 중 하나는 유머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필리핀 사람들의 정신이 문학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또한, 필리핀 작가들은 한 가지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리아 대사는 “판타지, 미스터리, 역사, 로맨스, 심지어 공포와 스릴러 요소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을 만들어 갑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한국 독자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라 믿습니다.”고 전했다.
미카 드 리언, ‘사랑’은 가장 강력한 감정

행사를 빛낸 또 다른 주인공인 미카 드 리언 작가의 소설 ‘러브 온 더 세컨드 리드’는 필리핀 출판사를 배경으로 한 현대 로맨스 소설로, 단순한 연애 서사가 아니라 한 여성의 성장 과정까지 섬세하게 담아냈다.

“사실 제 소설은 필리핀적인 서사를 많이 담고 있어서 한국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저는 보편적인 감정을 통해 소통하고자 했습니다. 사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감정입니다. 필리핀과 한국, 우리는 서로 다른 나라에 살고 있지만, 사랑과 성장이라는 주제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과 함께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일과 삶의 균형, 가족과의 관계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습니다.”
그녀는 이번 작품을 단 한 달 만에 집필했다고 전했다. 이전에 판타지 소설을 집필할 때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이번에는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써보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고, 작품을 시작하자마자 몰입한 나머지 빠른 속도로 완성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보통 소설을 쓰는 데 몇 개월이 걸리지만, 이번 작품은 너무나 몰입한 나머지 단 한 달 만에 완성했어요. 정확한 날짜도 기억합니다. 2022년 7월 16일부터 8월 13일까지였죠. 그만큼 제가 빠져들었던 작품입니다.”
마리아 대사관은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한국 독자분들은 미카 드 리언 작가의 소설을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특히 현대 필리핀 문학을 대표하는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작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번 출간이 한국의 독자들뿐만 아니라 필리핀의 작가들에게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미카 드 리언은 2019년 로맨스, 역사, 판타지에 관한 에세이 ‘저를 도서 편집자로 불러주시기를 감히 청해봅니다’와 2022년 필리핀의 정체성을 다룬 에세이 ‘필리핀 천 년의 단일 신화’로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을 수상하며 필리핀 문학계 대표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닉 호아킨, 필리핀의 역사와 사회를 본다
이번 동남아시아문학총서에는 필리핀 국민 작가 닉 호아킨의 대표작 ‘배꼽 두 개의 여자’, ‘열대 고딕 이야기’도 포함됐다. 그의 작품들은 필리핀의 식민 역사와 정체성 혼란을 문학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마리아 대사는 “닉 호아킨은 필리핀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작가입니다. 그의 작품을 통해 필리핀의 역사적 상흔과 사회적 변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닉호아킨은 대표작 ‘배꼽 두 개인 여자’를 통해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린 후 필리핀 대표 소설상인 ‘해리스톤힐상’부터 ‘필리핀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돈 카를로스 팔랑카 기념 문학상까지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보유했다. 특히 1965년과 2017년 영화화된 ‘필리핀 예술과의 초상’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현재까지도 연극과 영화로 제작될 정도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화 교류, 문학으로 이어 나간다

백수미 한세예24문화재단 이사장은 “필리핀의 역사적 서사부터 현대적인 감성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작품으로 구성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이번 필리핀 동남아시아문학총서를 통해 국내 독자들이 쉽고 재미있게 필리핀의 문화와 고유의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세예스 24 문화재단은 한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문화 플랫폼으로서, 더욱 폭넓은 문화 경험을 제공하고, 국경을 넘어선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세예스 24 문화재단은 지난 2014넌 김동녕 한세예스 24홀딩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사회공헌 재단이다. 대학생 해외 봉사단, 국제 문화 교류전, 유학생 장학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 간 문화적 교류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