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정원 도시로…마초의 사춘기가 소개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서울이 정원 도시로…마초의 사춘기가 소개하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5.06.20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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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매공원에 펼쳐진 111개 정원,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꿈꾸다
서울시-마초의사춘기 첫 협업…'보라매 힐'로 도심 속 회복 연출
/사진=서울국제정원박람회
/사진=서울국제정원박람회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20일, 마초의 사춘기가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소개했다. 

서울시는 자연과 회복을 도시 중심에 놓는 추세다. 이번 2025 박람회는 단순한 조경의 나열이 아니라, 서울시가 추진 중인 도시 환경 회복 정책의 일환이다.

‘Seoul, Green Soul’이라는 박람회의 주제처럼, 서울시는 현재 ▲도심 유휴지를 녹지로 전환하고 ▲기후 위기 대응형 정원 도시로 나아가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녹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늘리고 있다.

단지 ‘예쁜 정원’을 만드는 것을 넘어, 생태 회복·환경 개선·시민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정원’이라는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며, 앞으로의 공간 연출 방식과도 깊이 맞닿아 있어 마초의사춘기와도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좋은 인연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마초의사춘기는 메인 무대 연출을 리뷰하면서,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있는 박람회의 다양한 정원들을 소개했다.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메인 무대./사진=마초의 사춘기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메인 무대./사진=마초의 사춘기

서울 도심 보라매공원에 111개의 정원이 펼쳐졌다.

이 중심에서, 마초의사춘기는 박람회의 메인 무대를 연출했다. 도심 속 초록의 장면들을 만들어낸 이 공간은 서울시와의 첫 공식 협업으로, 앞으로 도시와 정원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한 상징이기도 했다.

/사진=마초의사춘기
보라매힐./사진=마초의사춘기

프랑스 발렁솔의 라벤더 힐에서 영감을 받아, 마초의사춘기는 이번 프로젝트를 ‘보라매 힐’이라 명명했다.

지형을 따라 세로 스트라이프 형태로 식재된 라벤더의 원리를 적용해, 지형과 간격을 고려한 가장 인상적인 시각 구도를 연출하고자 했다.

메인무대가 설치된 보라매공원 일대는 낮은 잔디광장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움푹 파인 형태였고, 이를 활용해 잔디광장에서 시작된 보랏빛이 언덕을 따라 확장되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과거 공군기지였던 장소의 역사성을 고려해, 무대 역시 단순한 기능을 넘어 도시 맥락 속 하나의 상징적 구조물로 자리하길 기대했다.

3가지 핵심 설계 포인트···공공안전, 동선, 시민 접근성 

/사진=마초의사춘기
보라매공원 일대./사진=마초의사춘기

공연 시에는 무대로, 평소에는 쉼터로 기능하기 위해 무대 뒤편은 식재와 구릉형 구조물로 완만하게 막고 앞쪽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앉거나 오를 수 있도록 열린 구조로 유도했다.

또한 시민이 오르고 사진을 찍는 공간인 만큼, 내하중 계산, 사다리형 구조물, 논슬립 인조잔디 등 임시 구조물이라도 공공안전에 대한 기준을 철저히 적용했다. 관람객이 구조물 위에서 걷거나 앉는 것까지도 염두에 둔 설계였다.

야간에는 보라매 힐 라인을 따라 라인형 LED 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밤에도 정원의 분위기를 유지했고, 노출 배선은 최소화 + 전면 방수 설비로 시민이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안전 디테일을 완성했다.

식재와 연출, ‘보라’로 완성된 상징성

박람회의 상징색이자 무대의 정체성인 보라색 식재 디자인은 국내 수급이 가능한 다양한 보라색 생화를 조합해 라벤더, 수국, 펜지, 사루비아 등 품종별 개화 시기, 시각적 질감, 습도 요구 조건을 고려해 배치했으며, 그 결과 무대는 계절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화면이 됐다.

특히 수분 유지가 중요한 수국에는 자동 미스트 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시각 효과와 유지 관리 측면에서 모두 탁월한 성과를 냈다.

안개처럼 뿌려지는 미스트는 무대의 입체감을 더하고, 유지 관리 인력이 상주하지 않아도 최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2주간 운영에 최적화된 구조와 소재

이번 무대는 2주간 운영 후 철거되는 임시 공간이었다. 짧은 존치 기간임에도 공공안전, 유지관리, 철거 효율성까지 모듈 기반 설계로 완벽하게 반영했다.

무대 도면./사진=마초의사춘기
무대 도면./사진=마초의사춘기

사다리형 식재 구조물은 무대와 관람객 사이의 시선을 분절하며 식재를 입체적으로 배치했고, 구릉형 가벽은 시민 동선을 유도하면서도 경계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6mm 논슬립 인조잔디는 비 오는 날에도 미끄럼 없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했다. 모듈형 조립 구조는 빠른 설치 및 철거, 쓰레기 최소화를 고려한 설계다.

무대 연출에 사용된 식물들은 일반적으로 땅속에 뿌리내리고 자라는 방식이 아닌, 단기간 머무는 ‘임시 식재’ 형태였다. 따라서 그 짧은 시간 동안 식물들이 최상의 상태로 유지되도록 설계·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였다.

햇빛의 방향과 시간, 식물별 생육 특성, 공간의 구조와 흐름이 모든 요소를 정밀하게 고려해 설계한 결과, 이곳은 박람회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시민이 머물고,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남긴 장소가 됐다.

단지 ‘시각적 조형’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맥락, 시민의 동선, 일상의 흐름까지 함께 고려한 공간인 것이다.

마초의사춘기에서 설계한 메인 무대는 아쉽게도 철거돼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여전히 수많은 브랜드와 도시들이 함께 만든 녹색 실험의 현장으로 살아 숨 쉬고 있다.

마초의사춘기는 박람회의 정원 3곳을 직접 선정해 추천했다. 

더현대 포레스트, 자연의 순환과 회복을 쇼핑 공간과 결합한 미래형 정원

/사진=마초의사춘기
더현대 포레스트./사진=마초의사춘기

‘더현대 포레스트’는 자연의 순환과 회복을 쇼핑 공간과 결합한 미래형 정원이다.

도심 한가운데 숲을 옮겨놓은 듯한 정원이다. 현대백화점 아울렛에서 사용했던 전나무를 재활용해 만든 이 정원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자연 순환과 생명 연장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식재에 참여했고, 이후에도 가족 단위의 나무 분양이나 시즌별 이벤트 등이 예정돼 있어,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의 모범이 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모이는 정원

카카오뱅크, 모이는 정원./사진=마초의사춘기
카카오뱅크, 모이는 정원./사진=마초의사춘기

카카오뱅크 ‘모이는 정원’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106평 규모의 정원이다. 4700여 개의 식물이 식재됐고, 카카오뱅크의 브랜드 색을 반영한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돼 시민이 자연 속에서 쉬고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됐다. 임직원과 자녀가 함께한 나무심기 봉사활동도 진행돼 기업의 환경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사례다.

김기한 작가 - The Last Meal(마지막 만찬)

/사진=마초의사춘기
김기한 작가, ‘The Last Meal(마지막 만찬)’./사진=마초의사춘기

서울국제정원박람회 2025년 작가정원 ‘The Last Meal(마지막 만찬)’은 김기한 작가의 작품으로, 보라매공원에 조성된 금상 수상 정원이다. 이 정원의 콘셉트는 '대가족이 큰 원형 식탁에 둘러앉아 마지막 만찬을 나누는 장면'을 풍경으로 표현한 것으로, 인간의 공동체와 생명에 대한 성찰을 자연 속에서 시각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넓게 펼쳐진 둥근 좌석 공간이 중심에 놓였고, 그 주변을 둘러싼 식재 공간에는 악화된 환경 속에서도 강인하게 번성하는 ‘개구리밥(frogbit)’이 주 식물로 사용됐다.

김기한 작가는 이 작은 수생식물을 통해 “생태계가 어려운 환경에서도 회복하고 이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관람객들이 정원 안에서 식탁을 함께 나눈다는 은유로 사회적, 생태적 연대를 되새기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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