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어묵' 내세우며 브랜드화 성공
향후 해외 시장 매출·성과가 관건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국내를 넘어 ‘K-어묵의 세계화’를 노리는 어묵 판매 제조 회사 삼진식품이 지난해 말 코스닥 시장에 눈부신 데뷔를 했다. 앞서 기업 공개(IPO) 일반 청약에서는 3225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지난해 국내 IPO 일반 청약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해 12월 22일 삼진식품은 공모가 7600원 대비 152.76% 오른 1만 9210원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코스닥 상장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삼진식품의 역사는 1950년 초 ‘어묵의 메카’로 불리는 부산에서 시작됐다. 창업주 박재덕이 일본에서 배운 어묵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봉래시장에 가게를 꾸리며, 어묵을 만들기 시작했다.
왜 부산을 ‘어묵의 메카’라 부르는가

어묵은 생선 살을 다져 만든 한국의 대표적인 가공식품이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어묵 제조 기술이 부산항을 통해 가장 먼저 들어왔고, 해방 이후 한국에도 점차 어묵 공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특히 어묵을 제조할 때 생선을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받는 것이 중요했는데, 대표 수산물 집결지 ‘공동어시장’이 있던 부산은 재료 수급이 용이한 최적의 장소였다. 어쩌면 부산은 지리적 이점으로 ‘어묵의 메카’가 된 셈이기도 하다.
창업주 박재덕이 1953년 ‘삼진식품가공소’를 설립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전쟁이 있다. 어묵은 전쟁 기간 부산으로 유입된 피난민들에게 저렴하지만,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었다. 당시 어묵 공장을 운영하던 그는 어묵 생산의 호황을 맞이하며 본격적인 어묵 사업에 진출했다.
3대 걸친 어묵 사업, 어떻게 확장했나
“남는 게 없어도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는 철학으로 가공소를 운영했던 창업주 박재덕은 1980년대 중반, 현재의 삼진식품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1983년부터는 그의 아들 박종수 회장이 가업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생산 시설을 현대화하고 품질을 표준화 하는 데 집중했다. 이렇게 갖춘 자동화 생산 시설 기반의 공장으로 2011년에는 한국 최초로 일본에 어묵을 수출했다.
특히 박 회장은 품질 부분에서 어묵 제조 시 75:25의 어육·밀가루 함량 비율을 강조했다. 그는 “밀가루 함량이 높으면 절대로 이런 탄력이 나올 수 없다”며 “생산원가보다 재료비가 더 높을 때도 있지만 대기업과의 경쟁 속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위해서는 품질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같은 해부터 경영에 참여한 창업주의 손자 박용준 대표는 2013년부터 ‘어묵 산업의 고급화’를 본격적으로 주도하기 시작했다.
박대표는 부산 영도의 본점을 리모델링해 마치 빵집처럼 어묵을 고를 수 있는 ‘어묵 베이커리’ 매장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더이상 재료로서의 어묵이 아닌, '프리미엄 어묵'으로 새로운 소비 문화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또 어묵이 반찬이 아닌 디저트 문화로 정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어묵 고로케’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수제 어묵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유통기한의 한계를 극복한 상온 어묵 개발 ▲지속 가능한 단백질원 ‘블루미트’ ▲AI 공정관리 등을 통해 삼진식품을 단순한 제조사가 아닌 푸드테크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진식품의 매출액은 2023년 846억 원에서 2024년 964억 원으로 늘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은 761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7% 성장한 셈이다. 영업이익률도 2023년 2.6%에서 2024년 5.0%,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5.7%로 꾸준히 개선됐다.
앞으로의 전략, 해외 시장 성과 중요

그러나 삼진식품의 상장 이후 흐름은 연이어 하락세를 이어가며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인다. 상장 직후 최고 2만 56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15일 오전 10시 28분 기준 1만 490원 선까지 밀려났다. 상장 초기의 뜨거웠던 열기가 식는 상장 효과 소멸과 거래량 급감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박용준 대표는 “IPO 상장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공략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향후 삼진식품의 주가 반등을 위한 돌파구가 해외 시장 성과에 달려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실제 2017년 싱가포르점 오픈을 기점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매장 확대에 나섰던 삼진식품은 현재 13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어묵의 중국 시장 진출을 노리며 지난달부터 대만 주요 도시 중심의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기간 중 경제사절단 동행에 나서며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는 현재 2~3% 수준에 불과한 해외 매출 비중을 향후 5년 내 3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으며 대만 코스트코, 미국 H마트 등의 글로벌 유통망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해외 매출 확대 추진에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