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불안이 확산하면서 투자자 공포 심리가 국내 증시를 덮쳤다. 이에 전날인 4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동시 발동됐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06%(698.37포인트) 하락한 5093.54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4%(159.26포인트) 하락한 978.44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는 장 초반부터 매도 물량이 넘치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오전 11시 17분, 양 시장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하며 모든 주식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특히 코스피 하락률은 2001년 9·11 테러 사건 직후(12.02%)보다도 더 떨어지며 역대급 폭락을 기록한 ‘검은 수요일’이 펼쳐졌다.
사이드카와 다른 발동 조건 및 조치
서킷브레이커는 전기 회로의 차단기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주가가 지나치게 폭락할 때 시장 전체의 거래를 강제로 일시 중단하는 강력한 조치다.
이는 주로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들의 패닉셀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진다.
서킷브레이커의 발동은 3단계로 운영된다. 1단계 발동은 지수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했을 때 1분 이상 지속되면 20분간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여기서 지수가 15% 이상 하락하게 되면 2단계 발동으로 역시 20분간 거래가 중단된다. 지수가 전일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3단계 발동으로 당일 주식 거래는 종료된다.
이러한 단계별 서킷브레이커는 하루에 한 번만 발동할 수 있으며, 장 마감 직전(오후 2시 50분 이후)에는 1, 2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예외적으로 3단계는 장이 끝날 때까지 발동이 가능하다.
서킷브레이커가 사후 처방인 반면 사이드카는 사전 예방적 조치에 가깝다.
사이드카는 선물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코스피에서 5% 이상 또는 코스닥에서 6% 이상 급등락했을 때 1분 이상 지속되면 프로그램 매매가 5분간 중단된다.
증시 급등과 급락 시 모두 발동하는 사이드카와 달리, 서킷브레이커는 급락 시에만 발동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계 경제 위기 속 동시 발동된 과거 서킷브레이커 사례는?

이번에 발동된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에서 7번째, 코스닥에서는 11번째다. 양 시장에 동시 조치된 것은 역대 4번째다.
대표적으로 2001년 미국 9·11테러가 발생한 다음 날 코스피 지수가 12.02%의 최대 낙폭을 기록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사례가 있다.
이후 20년 만인 2020년에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지며,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울렸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4년 8월 5일에는 미국 경기 침체 공포와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급락했고, 이 여파로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대표적인 ‘검은 월요일’ 사례로 남았다.
이 당시 한국거래소는 급락 원인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꼽았다.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따라서 당시 금리가 낮았던 일본에서는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성행하곤 했다.
하지만 일본 중앙은행이 기존 금리를 0~0.1%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투자했던 자금을 급격히 회수했다.
이러한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과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 11% 넘게 급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