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오는 24일 열릴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영풍(42%)과 고려아연(39%) 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이번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과거 고려아연 주총에서 경영진 측 안건에 우호적인 의결권 행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도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필요성이 논의되면서 국민연금의 최종 판단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마치 서양에서 집안일을 맡는 집사처럼 기관도 고객의 자산을 선량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뜻에서 생겨난 용어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목적은 고객의 돈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와 기업의 가치를 높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과 투명한 경영을 끌어 내는 것이다.
2010년 영국에서 해당 지침을 처음 도입한 이후, 세계 각 나라도 순차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2018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며 국내 자본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19년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된 사건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사유는 조 회장의 재선임이 주주 이익을 침해하고 기업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해당 사건은 국내 재벌 총수가 주주총회 표 대결에 밀려 경영권을 잃은 국내 첫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연금 사회주의로 변질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고, 나아가 정부의 기업 길들이기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