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달 새 부가 운임 5배↑…고유가에 여객 비용 전가
- 적자 누적 LCC 노선 26%↓…승무원 무급휴직 벼랑 끝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우려했던 항공 대란이 현실 지표로 나타났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는 5월 발권분부터 적용되는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현행 산정 체계상 최고 등급인 33단계로 최종 결정되었다.
이는 최근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09달러를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린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지난 3월 6단계에 머물렀던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4월 들어 18단계로 세 배나 훌쩍 뛰어오르더니, 다가오는 5월에는 현행 산정 체계상 최고 상한선인 33단계에 도달하는 기형적인 급등세를 확정 지었다.
미주 왕복 112만 원 추가…두 달 새 5배 뛴 할증료
이러한 유류할증료의 가파른 단계 격상은 곧바로 장거리 노선을 이용하는 미주행 탑승객들의 천문학적인 운임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

대한항공 기준으로 5월 유류할증료를 살펴보면, 18단계였던 4월 기준 뉴욕행 편도 할증료는 30만 3,000원으로 책정되었으나, 33단계가 적용되는 5월부터는 56만 4,000원으로 단숨에 두 배 가까이 치솟는다.
이를 왕복 일정으로 환산할 경우 승객이 기본 항공 운임 외에 순수하게 추가 부담해야 하는 유류할증료 금액만 112만 8,000원에 달한다.

비례적으로 추산한 3월(6단계)의 예상 편도 할증료가 약 10만 원대 초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만에 승객이 감당해야 할 부가 운임이 다섯 배 이상 팽창한 셈이다.
띄울수록 늘어나는 적자…LCC 운항 감편 26%↑ 무급휴직
항공업계는 전 세계 평균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 선을 위협하는 초고유가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비용 전가라고 항변한다.
4월 둘째 주 기준 글로벌 항공유 평균 가격이 전주 대비 5.3% 하락한 배럴당 197.83달러를 기록하며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이는 이미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폭등한 수치에 기반한 기저효과에 불과하다.
여객에게 부과되는 할증료가 최고 단계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사들은 여전히 장부상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유류비 고정 지출을 방어하기 역부족인 상황이다.
국내 3위 저비용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이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국내 항공사 중 처음으로 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5월과 6월 두 달간 무급 휴직 희망자 접수를 시작한 것은 업계 전반에 퍼진 유동성 위기를 적나라하게 방증한다.
2년 연속 적자가 누적된 저비용항공사 업계는 고운임으로 인한 탑승률 하락까지 겹치자 비필수 노선의 운항을 전면 축소하며 인건비 절감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꺼내 들었다.
실제로 국내 9개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취소 편수는 중동 분쟁 발발 기점 대비 26% 증가하며 현장의 물리적 타격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소비자의 운임 진입 장벽 상승과 여행 심리 위축, 그리고 항공업계의 수익성 악화라는 악순환의 고리는 다가오는 하계 성수기 시즌까지 산업 전반을 무겁게 짓누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