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하회마을 종친회, 미니 장승 세트 선물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9일 경북 안동을 방문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위한 선물로 안동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면서도 한일 관계의 상징적 의미를 묵직하게 담아낸 전통 공예품을 전달했다.
이번 외교 무대에 오른 선물은 안동 하회탈 목조각 액자, 홍삼 및 한지 가죽 가방으로 구성된 조선통신사 세트, 그리고 백자 액자 등으로,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양국의 굳건한 유대와 우호적 관계의 지속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반영되었다.
화합과 지속적인 교류 기원… 하회탈 및 조선통신사 세트 전달
하회탈 9종으로 구성된 ‘안동 하회탈 목조각’은 양국의 화합을 상징하며 한일 우호 관계의 흔들림 없는 발전을 기원하는 뜻을 담아 제작되었다. 또한, 조선통신사 당시 양국 간의 상징적인 교류 품목 중 하나였던 한지로 만든 가죽 가방과 홍삼을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특히 선물 포장 과정에서 숙종 37년의 조선통신사 행렬도를 활용해,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양국의 견고한 유대와 향후 지속될 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를 투영했다.
백자 액자 역시 양국에서 공통으로 소망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달을 형상화한 달항아리를 담아내어, 한·일 양국의 우호적 관계를 염원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이와 함께 안동하회마을 종친회 측은 과거부터 잡귀나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했던 장승이 양국 정상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는 깊은 의미를 담아 미니 장승 세트를 별도로 준비해 환대의 뜻을 더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 야마모토 씨에게는 조선통신사 세트와 더불어 눈꽃 기명(器皿, 그릇) 세트가 전달되었다. 아연유약과 은을 세밀하게 활용해 마치 눈꽃 결정이 피어난 듯한 아름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야마모토 총리 배우자의 고향인 일본 후쿠이현 특유의 설경과 서정적인 정취를 담아내어 그 의미를 배가시켰다.
수백 번의 손길이 빚어낸 전통의 숨결… 외교 무대에 오른 '안동포 홑이불'
아울러 (사)국가무형문화재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 측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과거 왕실에 진상되던 안동포로 제작한 홑이불을 마련했다. 또한 안동하회마을 종친회측은 잡귀나 질병으로부터 사람들을 지켜주는 수호신 역할을 했던 장승이 양국 정상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는 의미를 담아 미니 장승 세트를 준비했다.

안동시 임하면 금소마을에 있는 (사)국가무형문화재안동포짜기마을보존회의 '안동포 홑이불'은 단순한 전통 공예품을 넘어, 수백 번의 손길과 땀방울로 엮어낸 대한민국 최고급 직물 예술의 정수를 일본 최고위급 인사에게 예우를 다해 전달한다는 깊은 상징성을 지닌다.
공개된 안동포 홑이불은 특유의 은은하고 맑은 상아색 직물을 바탕으로, 짙은 갈색과 녹색, 그리고 황토색으로 천연 염색된 조각들이 조화롭게 이어져 있어 전통적인 기품과 현대적인 세련미를 동시에 자아낸다. 정갈하게 접힌 홑이불 위로는 한국 고유의 숨결이 담긴 한지가 덮여 있으며, 그 위를 투박한 대마 끈이 단단하게 묶어 금소마을 특유의 진정성을 더한다.
한지 위에는 '일본국 다카이치 내각총리대신 한국 안동 방문 기념(日本国 高市内閣総理大臣 韓国安東訪問記念)'이라는 문구와 함께 방문 일자인 '19일~20일'이 일본어로 정갈하게 인쇄되어 있어 한일 관광 교류의 역사적 순간을 증명한다.
일본 총리에게 전달될 이 홑이불이 지닌 진정한 가치는 그 소재의 우수성과 뼈를 깎는 직조 과정에 숨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된 안동포짜기의 명맥을 잇는 금소마을 장인들이 직접 베틀에 앉아 직조한 100% 수공예품이기 때문이다. 대마의 껍질을 벗겨 일일이 치아로 가늘게 쪼갠 뒤, 굳은살 박인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비벼 실을 꼬아내는 지난한 노동의 서사가 이불 한 채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대마 원사로 촘촘하게 짠 안동포 홑이불은 특유의 까슬까슬한 촉감으로 인해 덮었을 때 피부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한다. 뛰어난 통기성과 수분 흡수력, 그리고 자연적인 항균성까지 갖추고 있어 고온 다습한 여름밤을 쾌적하게 날 수 있게 해주는 최고의 수면 도구로 꼽힌다.
조선시대 최고급 군포이자 왕실에 진상되던 귀한 직물이,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뛰어 현대의 외교적 환대를 위한 가장 실용적이고도 품격 있는 선물로 부활한 셈이다.
수천 가닥의 씨줄과 날줄이 팽팽하게 교차하며 하나의 견고한 천을 완성해 내듯, 금소마을 장인들의 치열한 땀방울이 밴 안동포 홑이불은 양국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고 새롭게 직조해 나가자는 묵직한 외교적 메시지를 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