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트라스 운영사 지분 70% 간접투자…콜옵션으로 직접 인수 가능성 열어
테일러메이드 투자원가 5537억원…인수·제3자 매각 여부는 미정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MLB와 중국 사업을 앞세워 연 매출 2조원에 다가선 F&F가 새로운 성장축 확보에 나섰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글로벌 상표권 인수 계약을 체결해 라이선스 사업자에서 브랜드 소유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향기·퍼스널케어 브랜드 헤트라스에 투자하고 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향방을 주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MLB에 의존하고 중국 매출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사업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라이선스 브랜드에서 소유 브랜드로

F&F가 선택한 첫 번째 돌파구는 디스커버리의 글로벌 브랜드화다.
F&F는 2024년 중국과 일본,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전개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 권리를 확보하고 중국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내 디스커버리 매장은 2024년 말 5개에서 2025년 말 23개로 증가했다.
여기에 F&F는 2026년 8월 미국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글로벌 상표권과 관련 지식재산권을 8000만달러, 약 113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일정 지역에서 브랜드를 사용할 권리를 빌려 사업했다면 앞으로는 상표권을 직접 소유하는 ‘브랜드 오너’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업 지역과 제품군을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지고 기존에 지급하던 로열티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연간 약 100억원의 로열티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다. 다만 F&F 관계자는 “지난 8월 인수 계약을 체결한 만큼 구체적인 로열티 절감 효과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상표권 확보가 곧바로 실적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감소한 디스커버리 매출을 회복하는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MLB의 성공 방정식을 재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헤트라스로 비패션 사업 가능성 시험

두 번째 돌파구는 향기·퍼스널케어 사업이다.
헤트라스는 F&F가 자체 론칭한 브랜드가 아닌 2022년 설립된 쑥쑥컴퍼니가 성장시킨 브랜드로, 대용량 디퓨저와 감각적인 패키지, 외국인 관광객 수요 등을 기반으로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쑥쑥컴퍼니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2024년 약 385억원에서 2025년 846억원으로 약 1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7억원에서 238억원으로 약 145% 늘었다.
F&F가 쑥쑥컴퍼니 지분을 직접 취득한 것은 아니다. F&F는 지난 4월 메리츠증권·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 등과 조성한 ‘메리츠-에프앤에프-티그리스 제1호 투자조합’에 672억원을 출자해 조합 지분 60%를 확보했다. 투자조합은 인수목적회사(SPC)인 센트글로벌을 통해 디퓨저 브랜드 헤트라스 운영사 쑥쑥컴퍼니 지분 70%를 인수했다.
쑥쑥컴퍼니의 기업가치는 약 2200억원, 지분 70%의 인수가는 약 154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거래에는 약 500억원의 인수금융이 활용됐다.
F&F는 정해진 기간에 콜옵션을 행사해 쑥쑥컴퍼니 지분 70%를 직접 사들일 수 있다. 반대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투자조합 측이 보유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경우 매각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F&F에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분을 공동매각하거나 제3자에게 매각했을 때 내부수익률(IRR)이 계약에서 정한 최소 투자수익률 12%에 미달하면 F&F가 부족분을 지급해야 한다. 지분 매각을 통해 거둔 수익이 약정한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F&F가 이를 보전하는 구조다.
아직 투자 단계인 만큼 F&F는 투자조합을 통해 헤트라스의 성장 가능성을 살펴본 뒤 직접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직접 인수하지 않더라도 향후 지분 매각가격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어 콜옵션 행사 여부와 투자금 회수 조건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5537억원 투자한 테일러메이드의 향방

세 번째 승부처는 골프다.
F&F는 2021년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글로벌 골프용품 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약 2조원에 인수할 당시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2026년 반기보고서상 관련 펀드 두 곳에 대한 투자원가는 총 5537억원이다.
F&F는 테일러메이드가 제3자에게 매각될 경우 제3자가 제시한 것과 동일한 가격과 조건으로 인수에 참여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2025년부터 다시 M&A 시장에 나왔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골프 투자회사 올드톰캐피탈이 2026년 초 인수 협상을 진행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센트로이드PE가 새로운 원매자들과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9월 현재 새로운 우선협상대상자나 최종 거래 조건은 공식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인수와 매각 사이…엇갈리는 셈법
테일러메이드가 제3자에게 매각되면 F&F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를 직접 확보할 기회는 사라진다. 반면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직접 인수할 경우 골프 브랜드의 경영권을 확보해 MLB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외형을 키울 수 있지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인수 후 통합이라는 부담이 따른다.
투자은행업계에서는 최근 매각 협상 과정에서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로 약 4조~4조5000억원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조원대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만큼 자금 조달 규모와 방식에 따라 F&F의 재무구조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투자 이후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F&F의 투자금 가치도 높아졌고, F&F 역시 매년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만큼 재무적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새 성장축, 실적으로 이어질까
F&F는 MLB를 통해 해외 IP를 패션 브랜드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새롭게 확보하거나 투자한 브랜드에서도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디스커버리는 해외시장 안착, 헤트라스는 패션 밖에서의 성장 가능성, 테일러메이드는 투자금 회수와 인수 사이의 판단이 각각 과제로 남아 있다. 이들 사업이 실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F&F의 향후 성장세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