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 NO…가입 절차 없애고 접근성 편의성 높여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두더지는 땅속을 파헤치며 살아가요. 두더지가 만든 길을 따라 물과 산소는 스며들고 땅은 다시 숨을 쉬죠"
김로이 벅스닷컴 대표가 자사 서비스 ‘디그몰(DigMol)’의 상징으로 두더지를 택한 이유는 이러한 원리와 맞닿아 있다. 두더지가 땅속에 길을 내듯, 벅스닷컴은 일상의 필요를 찾아 파고들고 기술을 통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다.
앱테크에 생활 정보를 결합한 ‘디그몰’과 PC에 저장된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PDFMon’까지. 벅스닷컴의 서비스에는 이용자의 삶의 불편을 줄이고, 생활 편의를 높이겠다는 공통된 방향성이 담겨 있었다.
“대부분의 앱테크 서비스는 광고 시청을 전제로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앱테크를 하지 않아도 무료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광고 노출도가 적은 편이죠. 수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적정선을 찾고, 유저가 편리함을 느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자 디그몰을 개발했습니다”
이달 출시된 디그몰은 걷고, 광고를 보고, 미션을 수행하는 일상 행동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리워드 앱이다. 광고를 보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기본 구조는 기존 앱테크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단순한 포인트 적립을 넘어, 이용자의 삶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에 주목했다.

포인트 쌓는 앱테크, 이젠 생활 속으로
“사람들은 보통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르냐 떨어지느냐에 관심을 가집니다. 중요한 건 이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검색해서 정보를 얻기 귀찮은 사람들에게 매일 5분씩 볼만한 재미를 제공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다음 영업일 삼성전자, 오늘보다 오를까?”를 주제로 사람들에게 관심사를 제공하고, 결과 적중 시 포인트를 지급하는 거죠”
이용자가 앱에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길 바랬던 김 대표는 예측 참여 서비스를 도입했다. 비가 올지 여부부터 주가 상승·하락까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고, 예측에 성공한 이용자에게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를 광고 수익을 더 나은 서비스와 포인트 혜택으로 돌려줄 수 있는 요소로 봤다. 주변의 최저가 커피와 주유소를 알려주는 생활 정보 서비스 역시 같은 맥락에서 도입됐다.
“디그몰에 동네 생활 정보를 추가한 배경에는 번거로운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한 목적이 컸어요. 저 역시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해 근처에 있는 모든 주유소를 각각 검색해 가격을 확인했던 경험이 있죠. 최저가 주유소 위치를 바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삶에서 가끔 필요한 일이잖아요”
최저가 주유소는 통상 운전자가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신호 대기 상태에서 이들이 지도 앱을 켜고 일일이 검색하는 행위는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경험에서 발견한 갈증을 앱에 반영해 행위의 번거로움을 줄이기로 결심했다.
현재 디그몰은 커피와 주유소 품목의 최저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향후 범위를 넓혀 지역 소상공인이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매장을 홍보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만약 편의점이 당일 처분하고 싶은 상품을 반값으로 디그몰에 등록한다면, 근처 소비자가 구매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동네 과일 가게도 마찬가지예요. 최저가 정보를 등록해 가게 재고율을 떨어뜨릴 수 있고, 홍보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이용자에 환원하는 광고 수익…”기존 앱테크와 구조 달라”
최근 준비 중인 무료 복권 서비스도 광고 수익을 혜택으로 돌려주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 해당 서비스는 이용자가 비용을 지급하거나 포인트를 베팅하는 것이 아닌, 회사 비용으로 구매한 복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10만 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하루 50명에게 1000원짜리 복권을 제공하면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하루 5만원 정도예요. 반면, 이를 계기로 1만~2만 명이 광고를 본다면 여기에서 발생한 광고 수익으로 비용을 충당할 수 있겠죠”
복권 번호 제공 과정에는 확률 통계에 기반한 시뮬레이션 방식을 적용했다. 이는 몬테카를로 방식의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무작위 번호를 생성하는 구조다. 해당 방식은 난수를 반복적으로 생성해 다양한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살펴보는 통계적 기법으로 알려졌다.
“복권은 포인트를 모으는 데 지친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 수단과 같아요. 저 역시 이 기법을 디그몰에 처음 도입함으로써 고객에게 혜택을 그대로 전달하려 합니다. 광고 수익을 이용자에게 다시 나눠주는 구조의 컨셉인거죠”
김 대표는 디그몰이 기존 앱테크 서비스와 다른 성장 방식을 택한 배경으로 초기 자본의 차이를 꼽았다.
과거 일부 리워드 앱은 초기 이용자에게 높은 보상을 제공해 가입자와 이용량을 빠르게 늘렸다. 이후에는 확보한 트래픽 기반으로 보상 규모를 조정하며 수익성을 유지하곤 했다. 반면 초기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디그몰은 대규모 보상 제공보다는 기술과 서비스의 실용성으로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누군가로부터 “이 앱 편리하더라”라는 말을 가장 먼저 듣길 바래요. 광고 기반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이용자는 ‘광고를 봐야 포인트를 주는 앱’이 아닌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편리한 앱’으로 인식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문서 하나 여는 데 광고 수십 번
또 다른 핵심 서비스인 PDFMon도 김 대표가 일상에서 직접 겪은 불편에서 출발했다.
“기존 문서 뷰어는 한 번 문서를 열 때마다 광고가 많이 뜨는 불편이 있죠. 어느 날 전 세계 앱의 수익 규모를 알려주는 사이트에 들어가봤는데, 광고가 수없이 뜨는 앱의 다운로드 수는 1억 회에 달하더라고요. 결국 우리 삶에서 필수적인 앱이라는 의미죠 “
김 대표는 가진 기술 개발 역량을 토대로, 다른 문서 뷰어 서비스보다 광고 노출 횟수를 줄이고 의존도를 낮췄다. 문서 종류도 PDF에서 파워포인트와 엑셀, 한글과 워드까지 확장해 하나의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기술을 보다 의미 있게 활용할 방법을 떠올렸다.
“문득 컴퓨터에 저장된 문서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하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외근이나 출장, 발표 현장에서 필요한 파일이 회사 PC에만 있는 상황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 거죠“
PDFMon은 PC와 모바일 기기가 인터넷에만 연결돼 있으면 장소와 거리에 관계없이 PC에 저장된 문서를 열람할 수 있다. 일반 클라우드나 파일 동기화 서비스처럼 필요한 자료를 미리 업로드하거나 복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던 셈이다.
김 대표는 다른 유사 서비스와의 차별점으로 공유 방식을 강조했다. 대부분은 클라우드를 거쳐 데이터를 공유하는 반면, PDFMon은 P2P(Peer to Peer) 방식을 사용해 네트워크 연결만 할 뿐, 개인 데이터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업무에 활용 가능한 AI 기반 문서 요약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AI 기능 고도화뿐만 아니라, 기존 문서 뷰어가 갖고 있지 않았던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모든 앱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제가 먼저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갖고 있는 기술을 대중에게 먼저 베풀고, 그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죠”
가입 절차 없는 서비스…”결국엔 접근성”
두 서비스는 회원가입을 요구하지 않는다. 실행을 위해 가입이 필수인 일반적인 앱과는 대비되는 구조다. 김 대표가 가입 절차를 삭제한 배경에는 이른바 ‘귀차니즘’이 자리 잡고 있다.
“요즘은 사람들이 AI에 많은 질문을 하면서도 다음 질문을 위한 텍스트 작성을 귀찮아 합니다. 이 가운데 복잡한 회원가입 과정은 유저를 떠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김 대표는 이를 위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0명 중 2~3명의 충성도 고객보다 다수의 트래픽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결국 접근의 편의성이 갖춰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앱을 삭제하거나 기기를 변경해도 기존 기록은 그대로 유지된다. 구글 계정이 자동으로 연동되기에 기존에 적립한 포인트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목표…정체 말고 항상 변화해야
벅스닷컴의 첫 번째 목표는 1년 안에 이용자 500만~1000만 명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이다.
“천만 명을 빠르게 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서비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됨에 따라 디그몰과 PDFMon이 더 확장할 수 있다고 봐요. 돈만 버는 기업이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인 만큼, 가진 기술과 재능을 모두에게 공유하고 충분한 이용자와 트래픽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야죠”
아울러 나스닥 상장도 김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이를 겨냥해 두 서비스는 태국어, 베트남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까지 지원하는 다국어로 설정돼 있다.
“한국이 갖고 있는 기술 역량과 서비스 정신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리드하는 게 목표예요. 단순히 잘하는 기업이 아닌, 제휴를 이룰 수 있는 서비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항상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그의 좌우명과도 맞닿아 있었다.
“’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은 항상 흐름이 존재해야 함을 내포해요. 정체되지 않고, 늘 움직여야 하며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는 의미죠. 저는 단지 돈을 더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닌,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