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부문 규모는 롯데, 내실은 신라…영업이익률 격차 벌려
면세 의존도 여전…과제는 본업 경쟁력 강화

[파이낸셜리뷰=김경은 기자]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올해 상반기 면세·호텔 부문에서 나란히 수익 개선을 이뤘다.
양사 모두 면세 부문에서 영업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객단가 상승에 힘입어 본업인 호텔 사업에서도 외형 확대를 이어갔다. 다만 호텔 사업 규모는 호텔롯데가 앞선 반면, 영업이익률은 호텔신라가 더 높아 외형과 수익성에서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2조65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7% 늘었다.
같은 기간 호텔신라의 매출은 2조25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62억원에서 816억원으로 급증했다.

희비 교차했던 면세 부문, 올해는 나란히 흑자
지난해까지 양사의 면세 사업 실적은 엇갈린 흐름을 보여왔다. 호텔롯데는 매출 감소에도 영업손익을 개선한 반면, 호텔신라는 외형 성장에도 영업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호텔롯데의 면세 부문 매출은 2024년 3조2679억원, 2025년 2조8160억원으로 축소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1431억원 적자에서 51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호텔신라는 2023년 매출 2조9579억원에서 2024년 3조3028억원, 지난해 3조4039억원으로 꾸준히 매출을 키워왔다. 다만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 개선은 더뎠다. 영업적자는 2024년 757억원에서 지난해 531억원으로 적자 폭을 축소했지만, 적자의 고리를 끊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올해 들어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호텔신라의 면세 부문 매출은 1조667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898억원) 대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성 회복이 두드러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호텔신라의 면세 사업 실적 개선이 올해 4월 인천공항 DFI 구역 사업권 반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항 면세점 사업장 철수로 매출에는 부담이 갔으나,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을 정리하고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영업 적자를 탈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지난 4월 호텔신라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영업이 종료되는 사업장들의 매출 규모 감안 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나, 면세부문 영업적자의 주요 원인인 높은 임차료 부담이 완화되면서 영업수익성도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면세 부문 전망에 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집중하면서 대내외 환경 및 면세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4월 인천공항 면세점 영업을 시작한 호텔롯데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이에 따른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영업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호텔롯데의 올해 상반기 면세 부문은 매출 1조6965억원, 영업이익 64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3054억원) 보다 2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18억원에서 641억원으로 무려 193.5% 늘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1.8%에서 3.8%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호텔 부문 성장세…매출은 롯데, 수익은 신라
호텔 사업에서는 외형과 수익성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호텔롯데는 매출 규모에서 우위를 점했으며, 호텔신라는 매출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는 올해 상반기 호텔 부문에서 각각 7657억원, 39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6.54%, 17.1% 증가하며 기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영업이익도 함께 늘었다. 같은 기간 호텔롯데의 호텔 부문 영업이익은 91억원에서 576억원으로 533% 증가했으며, 호텔신라 역시 226억원에서 329억원으로 수익성이 45.6% 개선됐다.
이 같은 영업이익 성장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으로 확대된 객실 수요와 객실 단가 상승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래객은 1504만 8435명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237만 9498명) 대비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경쟁국인 베트남과 일본, 태국 등보다도 성장세가 훨씬 더 높은 셈이다.
다만 내실은 호텔신라가 앞섰다. 올해 상반기 호텔 부문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호텔롯데가 7.5%, 호텔신라가 8.4%다. 호텔롯데는 전년(7.8%) 동기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호텔신라는 8.3%에서 0.1%p 상승하며 양사 간 격차를 벌렸다.
연도별 추이에서도 호텔신라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10.1%, 2024년 9.0%, 2025년 8.3%인 반면, 호텔롯데는 같은 기간 각각 5.5%, 3.8%, 7.8%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을 약 120% 가까이 끌어올렸음에도 호텔신라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면세 의존도 여전히 높아…관건은 호텔 수익
양사의 수익성 개선에도 높은 면세 사업 의존도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올해 상반기 면세 부문 매출은 각각 전체의 63.9%, 82.3%에 달한다. 이는 각 호텔 사업 매출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로, 면세 사업 회복이 이어지더라도 작은 변동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그 배경에는 면세 사업만의 특성이 자리잡고 있다. 면세 사업은 관광객 유입뿐 아니라 소비 심리와 환율, 공항 임차료 등 외부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따라서 만약 관광객이 늘더라도 실제 구매로 이어지지 않거나 비용 부담이 커지면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호텔 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익 구조 다변화가 향후 수익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객실을 넘어 식음료와 연회, 웨딩, 식음료 등 부대사업 확대로 수익 창출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향후 호텔 사업 전망에 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3대 브랜드 체계를 바탕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현재로서 신규 수익 모델 도입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도 위탁 경영을 통해 운영 호텔을 확대하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