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출시 35주년...인기비결은 '완도산 다시마'
너구리 출시 35주년...인기비결은 '완도산 다시마'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7.09.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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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농심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국내 우동라면의 대명사 농심 '너구리'가 올해 출시 35주년을 맞았다. 지난 1982년 국내 최초 우동라면으로 시장에 나온 너구리는 특유의 해물맛으로 라면시장을 이끌고 있는 농심 최장수 브랜드다.

올해 상반기까지 너구리 누적매출은 1조8000억원이며, 누적판매량은 52억개를 넘어섰다. 전 국민이 한 사람 당 너구리를 100개 이상 먹은 셈이다. 현재 너구리는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파워브랜드다.

너구리의 인기비결은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과 두꺼운 면발이다. 특히,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통째로 잘라 넣어 해물우동의 깊은 맛과 감칠 맛을 배가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1980년대 초 농심 연구팀은 깊고 진한 해물맛을 고심하던 중 가정에서 육수를 낼 때 다시마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국내 최대 생산량에 품질이 좋은 전남 완도산 다시마를 별도 가공 없이 라면에 넣기로 했고 공전의 히트를 쳤다.

농심은 국내 최대 산지인 전남 완도군 금일도(금일읍) 일대에서 연평균 400톤의 건(乾)다시마를 구매하고 있다. 35년 누적 구매량은 1만4000톤에 달한다. 한 해 구매하는 400톤의 다시마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이자 이 지역의 연간 건다시마 생산량의 15%에 해당한다.

금일도 도장리 한병철 어촌계장은 “한국 대표 청정수역인 완도는 전국 다시마 생산의 70%를 담당하는데, 특히 이 곳 금일도 다시마는 완도 내에서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한다”며 “너구리 맛이 좋은 이유도 원재료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너구리 판매는 곧 완도산 다시마 소비로 이어진다. 지금까지 판매된 너구리 봉지 속 다지마 조각을 펼치면 8.6㎢ 정도인데 이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한다. 또 다시마를 길게 늘어 놓으면 지구 둘레의 6배가 넘는다.

너구리의 다시마는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이어져 상생경영 사례로도 꼽힌다. 완도 금일읍에서 다시마 양식을 하는 어가(漁家)는 450여 곳으로, 양식 어민들은 매년 5월말에서 7월초까지 다시마를 채취해 경매장에 내놓는다.

농심은 협력업체를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다시마 품질과 가격을 확인한 뒤 최상의 다시마를 구매한다.

농심은 너구리를 비롯해 볶음너구리, 새우탕 등에도 완도산 다시마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너구리는 신라면과 함께 세계 70여 개국에 수출된다.

완도금일수협 김승의 상무는 "너구리는 이 곳 다시마 어가들의 판로걱정을 매년 덜어주는 효자상품"이라며 "너구리 판매가 다시마 소비로 이어지고 결국 완도 어민들의 소득으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어촌경제의 안정과 활력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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