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로레알은 왜 스타일난다의 지분 70%가 아닌 100%를 인수했나?
[WHY] 로레알은 왜 스타일난다의 지분 70%가 아닌 100%를 인수했나?
  • 남인영 기자
  • 승인 2018.05.03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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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스타일난다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리뷰=남인영 기자] 동대문 성공신화 유명세를 타고 있는 스타일난다의 김소희 대표가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분 70%가 아닌 100% 전량을 로레알에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당초 김 대표는 지분을 일부 남겨 회사를 매각한 뒤에도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방침이었으나, 최종적으로는 이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은 스타일난다와 ‘쓰리컨셉아이즈(3CE)’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난다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전해진다. 스타일난다는 지난해 기준 1억2700만 유로(약 1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로레알이 한국 화장품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매각가는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IB업계에서는 내다봤다.

지분 100%를 보유한 김 대표는 당초 지분을 70% 정도만 매각하려 했다. 하지만 로레알 측이 지분 전량 인수를 강력하게 원해 김 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일난다 매각 주간사인 유비에스(UBS) 관계자는 “로레알에서 지분 100% 인수를 강하게 주장했다”고 전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혈혈단신으로 스타일난다를 키운 김소희 대표 입장에선 회사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로레알 측이 김 대표의 경영 참여를 부담스러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IB 업계에선 김 대표의 경영 참여가 스타일난다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새로운 주인이 들어온 상황에서 기존 주인이 버티고 있으면 내분이 생길 위험이 있고, 회사 시스템 변화가 더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다국적기업이 회사의 새 주인이 된 만큼 로레알은 스타일난다의 경영방식을 바꾸는 등 혁신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을 위해서 기존 인물을 교체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타일난다는 의류 도매업체에서 상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오랫동안 회사를 운영했기 때문에 재무 시스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김 대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회사에 남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인수 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단기적인 방책일 뿐 향후 더 이상 경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스타일난다는 동대문에서 이른바 ‘보세’ 옷을 떼다 팔기 시작해 화장품과 인테리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글로벌 뷰티 업체들의 최근 잇따른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에 효율적으로 접근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유로모니터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내 K뷰티 영향력이 확대됨에 따라 로레알을 포함한 글로벌 뷰티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로레알그룹은 세계 뷰티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표 기업이며, 최근 다양한 니치 브랜드들의 시장 영향으로 뷰티 스타트업들과 제휴를 통해 자사 포트폴리오를 확장해나가고 혁신 전략을 새로이 하고자 하고 있다.

로레알의 스타일난다 인수는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한국 브랜드를 통해 아시아 시장에 대응할 여력을 마련하고 있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 홍희정 연구원은 “3CE의 독창적이고 생기 발랄한 이미지는 로레알 브랜드의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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