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브레멘 음악대
[작품속 경제리뷰] 브레멘 음악대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11.2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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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브레멘 음악대는 그림형제가 쓴 동화이다. 사람들에게 버려진 동물들이 일치단결해서 새로운 생활을 개척해 나간다는 내용의 이야기다. 그것은 중세 독일의 경제 상황을 동물에 비유한 것으로 오늘날에는 해석된다.

농장주에게 버려진 동물들

줄거리는 어느 농장에서 세월이 흘러 열심히 일하던 당나귀가 나이를 먹어 더 이상 농장주에게 필요가 없어지자 농장주로부터 버림을 받아 여행을 하던 중 늙은 개를 만났는데, 자신도 늙어서 사냥을 못한다고 주인이 죽이려 해서 달아났다는 것이다.

또 다시 길을 가다가 늙은 고양이를 만났는데 역시 쥐를 잡지 못해서 주인이 자신을 죽이려고 하자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이어 수탉을 만났는데 주인이 닭고기 수프를 만들 예정이라서 도망쳤다고 해서 이들은 브레멘으로 향햇다.

브레멘으로 가던 도중 어느 집에서 도둑들이 저녁을 먹으면서 금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에 동물들은 도둑을 쫓아내기 위해 창가에서 당나귀 위에 개가 올라타고, 개위에 고양이가 올라타고, 고양이 위에 닭이 올라타서 일제히 소리를 지르자 도둑들이 기괴한 모습에 놀라 도망쳤다. 이후 동물들은 그 집에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 브레멘 음악대의 줄거리다.

독일농민전쟁

독일농민전쟁은 1524년부터 1525년까지 독일지역에서 준동한 반란이다. 30여만명의 농민들이 봉기했지만 빈약한 무장상태 및 귀졲들의 강경진압으로 인해 10만여명의 농민들이 학살로 끝났다.

16세기 신성로마제국은 영지의 근대화를 추구한 대귀족 공후들이 성직자 및 시민들과 연합해 소귀족과 농민들을 핍박했다.

공후들이 영지의 근대화를 추구하면서 하급귀족의 몰락과 농민들은 몰락할 수밖에 없었다. 하급귀족들은 더 이상 쓸모가 없어 도태되기 시작했다.

결국 이들이 저항을 하기 시작하면서 독일농민전쟁이 발발했다. 비록 독일농민전쟁은 실패로 끝났지만 브레멘 음악대에서는 성공을 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로 끝난 것이다.

브레멘 음악대에 나오는 동물들은 대귀족 공후들에 의해 몰락한 하급귀족들과 농민들로 대변된다. 그리고 그들이 ‘연대’를 하면 결국 도둑들(착취 계급)을 몰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왜 하필 브레멘인가

동물들은 브레멘으로 향하는 것이 브레멘 음악대의 설정이다. 브레멘은 독일 지방의 도시로 프랑크 왕국 당시 해당 지역에 최초로 주교가 파견되면서 주교좌 도시를 건설했다. 이후 10세기 무렵부터 베저 강의 수운을 이용하여 노르웨이, 네덜란드, 잉글랜드와 무역을 하면서 부를 쌓기 시작하였다.

이런 부는 제국자유도시로 지정받으면서 여러 특권을 누렸다. 이에 브레멘 주교는 브레멘으로 도망쳐 온 농노의 신변의 자유를 인정해줬다. 중세 독일 속담에 ‘도시의 공기는 자유롭다’는 말은 브레멘에서 나온다. 13세기 한자동맹 가입으로 인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면서 브레멘은 완전한 자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늙은 동물들 즉, 영지에 묶여 있었던 하급귀족들과 농민들은 더 이상 농장주(대귀족 혹은 공후)들로부터 더 이상 쓸모없게 되면서 자신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브레멘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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