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이익 5조원 늘었는데 기부금 484억원 줄인 ‘인색한’ 금융지주사
[금융리뷰] 이익 5조원 늘었는데 기부금 484억원 줄인 ‘인색한’ 금융지주사
  • 최용운 기자
  • 승인 2023.11.2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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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기부비율 2020년 2.14%에서 2022년 1.37%로 줄어
하나금융, 올해 3분기 누계 기부금 892억원 기부율 2.21%로 급증
사업보고서에 기부금 공시하지 않은 ‘농협금융’ 조사대상 제외

[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고금리 등으로 올해 최대이익이 예상되는 금융지주사가 이익증가에 비해 기부금은 오히려 줄이는 등 사회적 책임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기부금이 2020년에 비해 484억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금융지주사의 최근 3년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4대 금융지주의 합계 영업이익은 지난해 20조6477억원으로 지난 2020년 15조4808억원에서 대비 5조1669억원(+33.3%)이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기부금 합계는 2829억원으로 2020년 3313억원보다 오히려 484억원(-14.6%) 줄어들었다.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도 지난 2020년 2.14%에서 지난해 1.37%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업보고서에 기부금 항목이 별도 공시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는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4대 금융지주사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비교 / 정리=최용운 기자
4대 금융지주사별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비교 / 정리=최용운 기자

회사별로 기부금이 가장 많은 곳은 지난해 947억원을 기부한 KB금융이다. 기부비율도 1.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KB금융은 지난 3년 간 금융지주사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을 냈고 기부비율에서도 매년 1위를 이어왔다.

2위는 하나금융으로 기부금 700억원, 기부기율 1.49%를 기록했다. 가장 낮은 곳은 우리금융으로 지난해 기부금 505억원, 기부비율 1.14%로 조사됐고, 신한금융도 기부비율 1.15%로 우리금융과 비슷한 수준이다.

금융지주사 중 분기보고서에 기부금을 공시한 곳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2곳 뿐이다. 이 가운데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기부금은 892억원으로 전년 연간 700억원을 이미 넘어섰고, 기부비율도 2.21%로 크게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연말이 포함된 4분기에 기부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하나금융의 기부금 증가는 드라마틱한 수준으로 주목되는 수치다.

고금리 등으로 은행권이 막대한 이익을 거두자 최근 '이자 장사'에 대한 비판이 높아진 가운데 정부는 상생금융 확대를 주문하고 있고, 정치권에서 횡재세 법안 마련을 주장하는 분위기에서 일각에서는 금융지주사의 인색해진 기부금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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