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유통업 체감경기, 백화점 ‘빙그레~’ vs 편의점 ‘ㅠㅠ’
소매유통업 체감경기, 백화점 ‘빙그레~’ vs 편의점 ‘ㅠㅠ’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1.10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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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전 분기 대비 하락하며 소매유통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위축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및 광역시 소재 소매유통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79’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높아진 물가에다 고금리 지속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식·주택 등 자산가치의 불확실성으로 불거지면서 소비시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있다”고 분석했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돌았지만, 세부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 ‘97’을 기록하며 업태 중에서 가장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을 통해 불황기에도 부침이 적고 매출 기여가 높은 VIP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 강화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됐다.

여기에 팝업스토어 등으로 MZ세대의 유입이 확대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기대감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백화점 업계관계자는 “현재 백화점 업계가 내년에 큰 신사업을 펼치거나 새로운 점포들이 개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비교적 높은 전망을 보인 건 소비양극화 트렌드와 소비심리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에 편의점(80→65)은 업태 중 가장 낮은 전망치를 보였다.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1분기는 편의점에 비수기인 점이 하락을 주도했다. 날씨가 온화해져 식음료와 주류 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2~3분기와는 달리 실적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편의점 업계는 전망치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사실상 경기 침체는 편의점뿐만 아니라 모든 온오프라인 유통업체에 영향을 주고, 편의점 특성상 백화점 같은 대형 점포에 비하면 100원짜리 소비를 하는 곳이다 보니까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실제로는 조금은 좀 덜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점포 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 월평균 매출 전체 성장률은 8.2%였으나 점포당 월평균 매출 신장세는 1.0%에 그쳤다.

온라인(86→78)도 경기 기대감을 낮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예전만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는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체감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외에도 슈퍼마켓(67→77)은 낮은 전망치를 보였으나 긍정적 기대감은 상승했고, 대형마트는 지난 분기와 유사한 ‘85’의 전망치를 나타냈다. 

유통업체들이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경영 전략으로 비용절감(52.8%), 온라인채널 강화(29.8%), 오프라인 채널 강화(19.6%), 차별화 상품 개발(18.2%) 등을 차례로 들었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6.4%), 고물가 지속(21.4%), 시장 경쟁 심화(14.2%), 고금리 지속(10.2%)을 차례로 꼽았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올해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소비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저성장기에 맞는 채널·상품·물류 전략 마련을 통한 능동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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