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워하는 건설업계, 그럼에도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릴레이
힘겨워하는 건설업계, 그럼에도 협력사 대금 ‘조기 지급’ 릴레이
  • 최용운 기자
  • 승인 2024.01.2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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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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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최용운 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어두운 터널을 지나며 힘겨워 하고 있지만 민족의 대명절 설을 앞두고 협력사에 대금 조기 지급을 진행하고 있어 다른 업계의 귀감이 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이같은 행보는 상생뿐만 아니라 재무안정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낼 전망이다. 이달 들어 협력사에게 대금 조기지급을 선언한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동부건설,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설 명절을 맞아 중소 협력사들의 거래대금을 최대 9일 앞당겨 지급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자금수요가 늘어나는 설 명절을 맞아 중소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운용을 위해 다음달 7일부터 15일까지 지급해야 하는 거래대금 720억원을 다음달 6일에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지급 대상은 최근 포스코이앤씨와 거래하고 있는 928개 중소기업으로 거래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 등 건설경기 부진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는 협력사에게 이번 거래대금 조기 지급을 통해 명절 상여금, 급여, 원자재 대금 등 현금 유동성 제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주는 협력사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비즈니스 파트너와 상생협력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시민의 역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국내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빨리 조기 지급을 발표했다. 지난 16일 롯데케미칼·롯데백화점 등 29개 그룹계열사과 함께 협력사 1만4000여 곳에 대금 8800억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건설은 1분기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 규모가 3조2000억원에 달하는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은 미착공 PF 3조2000억원 중 2조4000억원은 이달 중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하고, 나머지 8000억원도 1분기 내 본 PF 전환 등으로 해소할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명절을 앞두고 상여금 마련 등으로 자금이 필요해지는 협력사를 위한 대형 건설사의 조기지급은 상생차원에서 꾸준히 있었다.

특히, 롯데건설의 유동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평소보다 빠른 자금집행에 나서는 행보는 재무안정성의 홍보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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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도 지난 22일 180여곳의 현장 협력사에게 총 550억원 규모 공사대금을 지급 예정일보다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기 지급은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의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모든 현장 근로자가 임금 체불 걱정없이 따뜻한 설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시행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평소 협력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외주 및 자재대금, 노무비 등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우수한 공사 수행 성과를 기록한 협력사를 선정해 상호협력교육을 지원하고 있으며 협력사 입찰기회 마련 확대, 하도급 계약 시 인지세 지원 등 다양한 협력사의 재무환경 지원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건설과 마찬가지로 PF발 악재 등으로 건설업계에 악재가 불거진 상황 속에서 이번 협력사 조기 지급은 동부건설의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 관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의 수금 등으로 약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지난 23일 설 명절을 앞두고 400여 개 협력사들에게 공사대금 1500억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호반건설과 호반산업은 해마다 명절 전에 협력사에 공사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해오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악화, 중견 건설사의 워크아웃 등 연초부터 건설업계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어서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해 공사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호반은 협력사들과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에게 2200억원 규모의 대금을 선지급한다. 매년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의 금융 안정화를 돕기 위해 진행한 금융지원에서 지난해 설 명절에는 34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고 작년 추석에는 대금 66억원을 조기 지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불확실한 대내외 시장 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상생경영 파트너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2년, HDC현대산업개발은 상생펀드를 400억원에서 82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에도 어려운 대내외 환경,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협력사 임직원분들께서 따뜻한 명절을 보내실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 위해 올해 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이번 금융지원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건설 R&D 투자, 중소·벤처기업과의 협업 등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해 훌륭한 기업을 넘어 사회와 동반성장하는 위대한 ESG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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