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롯데칠성음료
[기업Hi스토리] 롯데칠성음료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2.22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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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맑고 깨끗한 칠성사이다와 짜릿하고 통쾌한 펩시콜라는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는 탄산음료로 자리잡았다. 박윤기 대표이사가 이끄는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대표 음료 기업으로 손꼽힌다. 

롯데칠성 크러시 팝업스토어./사진=김희연 기자
롯데칠성 크러시 팝업스토어./사진=김희연 기자

롯데칠성은 지난해 매출 3조 2247억원, 영업이익 2107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종합음료기업 최초로 연 매출 3조 시대를 열었다. 제로 탄산음료와 새로 소주, 필리핀 펩시 인수가 매출 상승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였지만 아쉽게도 롯데칠성은 음료와 주류 부문 모두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가 없다. 탄산음료는 코카콜라가 왕좌를 차지하고 있고 주류의 경우 소주는 참이슬이, 맥주는 카스가 각각 1위를 달린다.

특히 주류는 롯데칠성의 아픈 손가락이다. 최근 주류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새로’ 덕에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소주와는 달리 맥주 부문에서 발목이 잡히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선점한 맥주 시장에 롯데칠성이 2014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계속 뒤처지는 상황이다. 클라우드는 2014년 롯데칠성이 맥주의 고급화를 내걸고 출시한 맥주이다.

독일, 영국, 북유럽 등 정통 맥주를 추구하는 나라의 프리미엄급 맥주가 채택하고 있는 '오리지널 그래비티(Original gravity) 공법'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클라우드'는 2021년과 2022년 4%대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으나 지난해 '아사히'와 ‘켈리’에 밀렸다.

시장조사기관인 마켓링크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맥주의 가정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45.4%로 과반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28.5%를 차지하며 굳건한 양대 축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롯데칠성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3.9%에 그치며 상위권 2개사와 큰 격차를 보였다. 

롯데칠성 크러시 팝업스토어./사진=김희연 기자
롯데칠성 크러시 팝업스토어./사진=김희연 기자

이에 롯데칠성은 기존 맥주 시장에 신제품 '크러시'로 새롭게 재도전하는 전략을 취했다. 크러시는 아직 매출 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팝업 스토어나 플래그십 스토어를 적극 운영해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걸그룹 카리나를 광고 모델로 섭외하면서 젊은 4세대 맥주라는 이미지를 굳히려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주점 등 요식업 시장에서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 생맥주, 병맥주 제품을 철수했다. 철수한 자리에 '크러시' 제품을 채워 넣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은 지난 2020년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를 출시한 후에도 당시 판매하던 '피츠 수퍼클리어' 제품을 시장에서 점차 빼는 전략을 펼쳤다.

다만 보수적인 국내 주류 업계에서 3위 사업자가 새로운 브랜드로 기대만큼 성과를 내는 일은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기존 시장에 뿌리내리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두 주요 업체의 영향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에 있어서 국내 소비자들은 익숙한 것을 찾는 경향이 굉장히 강하다”며 “맥주 시장 내 영향력과 점유율이 롯데칠성보다 큰 하이트진로의 신제품 '켈리'도 엄청난 마케팅 비용 집행에도 아직 시장반전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크러시가 일정 규모 이상 매대를 차지하고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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