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 경제리뷰]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작품속 경제리뷰] 마네 풀밭 위의 점심식사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4.03.2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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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에두아르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현재는 작품으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작품이 나왔을 당시만 해도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1863년 프랑스 왕립 미술원이 개최한 살롱전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여기서 2783점이 낙선했고, 카바넬의 비너스 탄생이 우승을 했다.

나폴레옹 3세는 낙선작을 모아 낙선전을 개최하면서 관람객들이 직접 판단을 하게 됐는데 이에 풀밭 위의 점심식사도 전시됐다. 하지만 전시되자마자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 관람객들의 심한 비난이 이어졌고, 신문에는 악평이 쏟아졌다.

그림 내용에는 숲으로 소풍을 나온 두 명의 신사와 여성들이 있었다. 남성들은 정장 차림이지만 여성은 누드 상태였다. 이들이 앉아 있는 곳에는 점심을 먹고 남은 빵과 과일 그리고 술병이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여성은 관람객을 또렷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것을 관람객들이 비판을 가한 것이다.

전통적인 여성상

이같은 비난을 받은 것은 마네가 전통적인 표현 기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원근법을 무시했다는 점이다. 뒤쪽 여인을 너무 크게 그렸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방식은 원근법에 의해 그려졌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양식을 따랐던 르네상스 화풍의 영향을 받았고, 원근법이야말로 인간과 자연의 완벽함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원근법을 무시한다는 것은 기존의 방식을 깨부수는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비난은 여성의 몸매이다. 전통적인 여성의 몸매는 완벽한을 추구해야 했다. 이에 그림 속 등장 여성들은 풍만한 가슴과 잘룩한 허리를 가져야 했다. 그것은 남성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풀밭 위의 점심식사는 그런 전통적인 화풍을 모조리 깨부수고 새로운 화풍을 제시했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

부르주아의 단면 고발

하지만 해당 작품이 비난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부르주아의 민낯을 고발햇기 때문이다. 당시 남성들은 매춘 여성들과 함께 숲속 풀밭으로 나들이 가는 것이 공공연했다.

즉, 전통적인 그림 속 여성은 신화 속 여성이나 소설 등 상상력 속 여성, 아니면 인물 초상화 정도였다. 하지만 매춘 여성을 그림에 집어넣은 해당 작품으로서는 당시의 관람객들의 비난을 받기 충분했다.

게다가 관람객들 역시 부르주아였고, 그들도 매춘여성들과 숲숙 풀밭으로 나들이 가는 것을 즐겼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화폭에 담았다는 것은 관람객들의 분노를 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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