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허니버터칩부터 먹태깡까지…역대 품귀 현상 제품
[산업리뷰] 허니버터칩부터 먹태깡까지…역대 품귀 현상 제품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3.26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허니버터칩부터 최근 먹태깡에 이르기까지 유통업계는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다양한 메가히트작을 출시하며 ‘품절 대란’ 신화를 써내려 왔다. 

제품의 인기 비결로는 전에 볼 수 없던 맛과 재료의 신선함이나, 캐릭터와 같이 옛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레트로한 요소가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허니버터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인 2014년 해태제과가 내놓은 ‘허니버터칩’이 온갖 SNS에 떠돌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짭조름한 맛만 존재했던 감자칩 시장에 꿀맛 허니버터칩의 등장은 신선했다. 당시 한번 맛을 보기 위해 근처 마트, 편의점을 구석구석 탐색하며 너도나도 허니버터칩 구하기에 나섰다. 제조사 직원이 대량으로 허니버터칩을 빼돌려 폭리를 취할 정도로 인기는 대단했다. 

허니버터칩 물량 부족은 2015년까지 계속됐고, 그해 허니버터칩은 900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다른 제과 업계들도 허니 맛을 곁들인 신제품을 출시하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해태제과는 결국 공장을 증설하기에 이르렀고, 지금도 ‘대란’ 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맛 자체로 소비자를 사로잡은 스낵이기에 현재까지 스테디셀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순하리

 

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2015년, 주류업계에서도 허니버터칩에 준하는 ‘처음처럼 순하리’가 품귀현상을 빚었다.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순하리는 처음처럼에 천연 유자 농축액과 유자향을 첨가해 유자 특유의 새콤달콤한 맛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인 리큐르 제품이다.  

리큐르는 증류주나 주정에 과일, 꽃, 약초 등 다양한 성분을 첨가해 만드는 혼성주를 뜻한다.

이 제품은 산토리에서 일본 내수용으로 기획해 한국 롯데주류에 위탁 생산한 '훈와리 쿄게츠(경월소주)' 시리즈에 해당하며, 일본에서 반응이 좋아 한국에서도 유자 맛으로 발매된 케이스다.

유자즙이 적절히 섞여서 술 맛 안 나고 잘 넘어가는 편이라 숙취가 일반 버전보다 더하다는 평도 있다.

허니버터칩 열풍 때처럼 롯데칠성의 '순하리 품귀현상'에는 SNS가 큰 역할을 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춤하지만, 낮은 도수에 단맛을 선호하는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에서는 여전히 강세다.

곰표밀맥주

 

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소주에 이어 맥주 시장에도 품귀현상이 일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의 캐릭터가 그려진 곰표 밀맥주는 코로나 시기 편의점 ‘품절템’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곰표 밀맥주는 대한제분의 대표 캐릭터 곰표와 맥주 업체가 만난 이종산업간 콜라보 제품이다.

2020년 4월, 대한제분과 세븐브로이는 상표권 계약을 맺은 후 ‘곰표밀맥주’를 내놨다. 패키지 디자인에는 대한제분이 보유한 곰표 지식재산권을 활용하고 내용물인 맥주는 세븐브로이가 만드는 형태였다. 

그러나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이, 기존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맥주와 계약이 종료되자 새 협력사인 제주맥주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기술 탈취 의혹이 있어서다. 

엔데믹 전환 후 수제맥주의 인기가 많이 사그라들어 지난해 제주맥주가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어려워졌지만 곰표밀맥주 덕분에 업종 불문 콜라보레이션이 대세로 떠올랐다. 

포켓몬빵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22년 재출시 된 SPC삼립의 포켓몬빵이 소비자들의 추억과 수집욕을 자극하며 다시 한번 ‘캐릭터빵’ 전성시대를 열었다. 빵 맛 자체보다는 캐릭터를 활용한 ‘띠부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을 모으는 재미가 포켓몬빵 돌풍에 한 몫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희귀 띠부띠부씰이 한때 10만 원 상당의 고가에 거래됐을 정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본품인 빵보다는 포켓몬 스티커(띠부씰)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며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 효과"라고 설명했다.

재출시 40일 만에 1000만개 이상 팔렸고,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시즌2가 나오기도 했다. 포켓몬빵 배송 차량을 기다리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졌다.

포켓몬빵은 1999년 당시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어 판매 호황을 누렸다. 당시 아이들이 스티커만 가져가고 빵을 버리는 일이 사회 문제로 커지기까지 했다. 이제는 그때 그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서 포켓몬빵 인기 부활로 이끌었다.

먹태깡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26일 농심이 ‘먹태깡’을 출시하며 제과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먹태깡은 술안주로 인기인 먹태를 청양마요 맛과 접목한 과자이다. 

각종 SNS에서 ‘술 안주로 찰떡인 어른의 맛’이라는 반응을 얻자, 편의점에는 먹태깡을 찾으러 온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농심이 매년 연구원과 마케터를 대상으로 신제품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챌린지페어’에서 2021년 대상을 받은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선보인 결과였다. 

출시하자마자 초도 물량 100만 봉이 완판되는 등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안주의 탈을 쓴 신상 과자들이 매출 효자로 자리했다.

이처럼 품절 대란을 일으킨 제품에는 ‘헝거 마케팅’이라는 전략이 사용됐다. 헝거마케팅이란 수요와 공급을 불균형 하게 조정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게 만드는 전략을 의미한다. 

유통업계는 때때로 한정된 물량만 판매하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도 한다. 그러나 헝거 마케팅이 장기전이 되면 소비자들과 업주에게 피로감을 주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