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청구한 500억원대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8일 국립암센터 등 17개 보건의료 단체는 공동 성명을 내고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학계가 제시하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흡연이 암 발생의 주원인임을 인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재판부의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담배에는 7000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고, 이 중 250개 이상이 유해 물질이고, 70개 이상이 발암 물질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화학물질들은 흡연자뿐만 아니라 비흡연자에게도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하며 암, 심장병, 뇌졸중,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담배는 심장마비, 뇌졸중, 말초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간접흡연 또한 비흡연자의 암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2~4배 높인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공동 성명에는 국립중앙의료원,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대한병원협회, 대한보건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의사협회, 대한적십자사 의료원, 대한조산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인구보건복지협회,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한국건강관리협회,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 등 17개 보건의료 관련 단체다.
1심에서 패소한 후
이번 항소심은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약 53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흡연이 질병을 유발한 원인이라면서 건강보험 급여 중 일부를 담배회사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흡연으로 인한 국민 질병이 급증하고, 이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 손실이 크다면서 담배회사들이 흡연의 위험성과 중독성을 알고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2020년 11월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공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기각 사유는 흡연과 폐암·후두암 등 특정 질병과의 직접적 인관관계 입증이 부족하고, 담해 유해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 은폐했다고 보기 어렵고, 공단의 보험급여 지출은 법에 따른 의무이기 때문에 손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해외에서는
다만 해외는 다른 판결이 나왔다. 미국에서 1998년 46개 주 정부가 4대 담배회사와의 집단 소송 끝에 206조원의 합의금을 받아냈다. 이후 미국 담배회사들은 광고 제한, 청소년 보호 프로그램 의무 시행 등 강도 높은 조건을 수용했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흡연은 자유의사에 따른 선택이며, 기업이 모든 책임을 질 수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