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터뷰] “모든 인생은 한 권의 책”… 강원국 작가의 마지막 글쓰기 수업
[신간 인터뷰] “모든 인생은 한 권의 책”… 강원국 작가의 마지막 글쓰기 수업
  • 정주희 기자
  • 승인 2025.08.11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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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기업에서 다듬은 25년 글쓰기 비법 한 권에
“누구나 한 권 분량의 인생… 방법과 마음이 함께해야”
강원국 작가 ‘마지막 글쓰기 책’서 전하는 기록의 힘
강원국 작가는 8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 쓰기는 나와의 대화이자 독자와의 대화”라며 “누구나 한 권 분량의 인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정주희 기자
강원국 작가는 8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책 쓰기는 나와의 대화이자 독자와의 대화”라며 “누구나 한 권 분량의 인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사진=정주희 기자

[파이낸셜리뷰=정주희 기자] “글쓰기 책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 같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의 글쓰기>로 잘 알려진 강원국 작가가 6번째 글쓰기 책이자 ‘완결판’인 신간 <강원국의 책쓰기 수업>을 출간했다. 이번 신간에는 지난 25년간 청와대와 기업, 강연 현장을 오가며 쌓아온 글쓰기 노하우와 책 쓰기 경험이 응축됐다. 부제 ‘모든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에는 평생에 걸쳐 갈고닦은 글쓰기의 정수를 한 권에 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강 작가는 지난 9일 오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출판사가 ‘마지막’이라는 표현을 쓰길 원했지만, 실제로도 글쓰기에 관한 얘기는 다 털어냈다”면서 “앞으로 글쓰기에 대해 더 나온다면 필사책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필사책은 고전 문학 속에서 어휘력과 문장력을 기를 수 있는 문장을 선별해 중장년 여성 독자를 대상으로 할 계획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8년간 일하고, 대우그룹 등 기업에서 17년간 회장들의 말과 글을 다듬었던 경력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14년 첫 책 <대통령의 글쓰기>를 펴내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인생 제2막을 열었다. 이번 책은 <대통령의 글쓰기>, <직장인의 글쓰기> 등 기존 저작의 핵심을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50세부터 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을 마무리한다는 생각으로 썼다. 책 쓰기는 결국 나와의 대화이자 독자와의 대화다.”

그는 글쓰기에 있어서 의지보다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책 한 권을 쓰려면 글쓰기가 일상의 최우선순위가 돼야 하지만, 가정에서 이를 온전히 양해받기는 쉽지 않다. “아내가 제 글쓰기 시간을 허용해준다. 원고의 각 꼭지를 쓸 때마다 무조건 보여주고, 첫 번째 독자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에 대해 잘 알고 우호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쓰는 건 두렵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은 제게 글동무이다.”

강 작가의 아내는 농협에서 근무하다 농민신문사로 옮겨 편집장까지 지낸 베테랑 편집자다. 그는 13년 전부터 아내의 도움을 받아 책을 써왔고, 때로는 집필 방향까지 함께 잡아주는 든든한 동반자다. “처음엔 아내도 저도 금융회사에서 근무했는데, 결국 둘 다 글을 업으로 삼게 됐다.”

강원국 작가 / 사진=정주희 기자
강원국 작가 / 사진=정주희 기자

강원국 작가는 글쓰기를 ‘생존’이라고 표현한다. “누구나 언젠가는 소속되지 않는 시기를 맞는다. 저는 50세에 그 시기가 왔다. 직장을 나오면 스스로 빛을 내야 한다. 직장에서는 빛을 반사하는 존재였지만, 밖에서는 발광체가 돼야 했다. 그게 바로 책이다.” 강 작가는 책을 통해 작가라는 호칭과 강연 기회를 얻었고, 이를 “가장 손쉽게 딸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자격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직장에서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가면을 썼지만, 작가로서는 속일 수 없다고 했다. 포장보다 중요한 건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드러내는 것이고, 독자는 결국 진짜 이야기에 마음을 연다고 강조했다. 그는 책을 쓰기 앞서 큰 도움이 된 두 가지 책을 소개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와 한승원 작가의 <한승원의 글쓰기 비법 108가지>다. “한승원 작가의 책에서는 글 쓰는 ‘방법’을, 스티븐 킹의 책에서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을 얻었다. 글을 쓰려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방법만 알아서는 못 쓰고, 마음만 있어서도 완성할 수 없다.”

그는 책을 써야 할 사람들이 책을 쓰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누구나 한 권 분량의 인생은 있다. 다만 스스로 가치를 깎아내리며 책을 쓰고 있지 않는 것이다.” 강 작가는 예비 저자들에게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주제에 대해 10시간 말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말하기, 주제에 관한 메모 1000개 모으기, 6개월간 도서관에 다니며 관련 자료를 모두 읽기다. “이 세 가지만 해도 책 한 권이 나온다.”

최근 강 작가는 올해 95번째 생신을 앞둔 부친과의 대화를 자주 기록하고 있다. “어머니는 유년 시절 일찍 돌아가셨다. 아버지마저 떠나시면 상실감이 클 것 같다. 나중에 애도할 때 도움이 되도록 추억거리를 미리 장만해두고 있다.” 책으로 엮을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어린 시절 몰랐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새롭게 듣는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요즘이다.

강 작가는 50세 무렵 잘못된 위암 판정을 받고 석 달간 환자로 지낸 경험이 있다. “극단적인 상황을 지나오니 세상 무서운 게 없어졌다. 결국 사람들은 ‘그냥 해볼 걸’이라는 후회를 가장 많이 한다. 책 쓰기도 마찬가지다. 아직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가장 유익하게 쓰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책쓰기다.”

강 작가는 이번 책을 마지막 글쓰기 책이라 선언했지만, 글을 놓을 생각은 없다. 앞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낸 자리에서, 다른 이들이 자기만의 책을 쓰도록 돕는 조력자가 될 예정이다. 오는 9월에는 ‘말하기’ 책, 올해 연말에는 ‘관계’에 대한 책 출간을 계획 중이다. 

마지막으로 강 작가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결국 모든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용기가 된다면, 이제 그 용기를 당신의 이야기로 이어가면 좋겠다. 살아 있는 한, 우리는 계속 써야 한다. 글은 삶을 기록하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이고, 그 기록이 남아야 다음 세대가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 누군가의 책 속 한 문장이 또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듯, 당신의 이야기도 언젠가 누군가의 삶에 불을 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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