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 여행①] "신들의 산맥을 넘다", 하늘에서 시작되는 부탄 여행
[부탄 여행①] "신들의 산맥을 넘다", 하늘에서 시작되는 부탄 여행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6.01.16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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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장의 안내방송과 함께 펼쳐지는 8,000m급 '히말라야 파노라마’
- "레이더 없이 손으로 내린다"… 협곡 뚫고 착륙하는 베테랑의 '곡예 비행'
- 수하물 기다리는 시간도 예술이 되다… 부탄 전통 사원 재현한 입국장
- 환전부터 데이터까지 공항에서 '원스톱'… 여행의 질 높이는 알뜰 꿀팁
부탄 파로 국제공항 도착 30여 분 전, 부탄항공 기내에서 바라본 히말라야 산맥. 사진은 세계 제3봉인 칸첸중가이다. /사진=조용식 기자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순간이었다.”

부탄행 기내 창문 밖으로 펼쳐지는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본 일행의 말이다. 하얗게 뒤덮인 산 정상을 비롯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능선 사이로 가파르고, 거친 산세를 그대로 드러낸 히말라야의 산맥들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또한, 히말라야산맥의 웅장함을 잊기도 전에 오직 부탄에서만 볼 수 있다는 협곡 곡예비행을 체험하게 되는데, 우리의 부탄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히말라야의 파노라마, 좌석 선택이 '뷰'를 결정한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부탄으로 향하는 부탄항공(Bhutan Airlines) 여객기에 오른다. 오전 6시 30분 출발한 여객기는 인도 콜카타 공항을 경유해 도착지인 부탄 파로국제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파로 공항 도착 30여 분 전, ‘지금 왼쪽을 보라’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바로 히말라야의 장관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다. 맑은 날씨 덕분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히말라야의 산맥은 그야말로 ‘신의 갤러리(신이 빚은 조각품들이 전시된 갤러리)’가 된다. 에베레스트(8848m)를 필두로 로체, 마칼루, 칸첸중가 등 8000m급 거봉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기자가 촬영한 사진은 3장의 장면을 합친 것으로 해발 8586m의 세계 제3봉 칸첸중가(Mt. Kangchenjunga)이다. 칸첸중가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거대한 성벽처럼 옆으로 넓게 퍼진 웅장한 산세를 자랑한다. '5개의 눈의 보물'이라는 뜻처럼 여러 봉우리가 뭉쳐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부탄 파로국제공항에서 이륙 후, 촬영한
부탄 파로국제공항에서 이륙 후, 촬영한 칸첸중가 산맥. /사진=조용식 기자
부탄에서 이륙 후 만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 /사진=조용식 기자

부탄에서 태국으로 오는 길에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가 나란히 늘어선 '거봉들의 군락(Cluster of Mountains)'도 볼 수 있다.

히말라야의 설산들이 저 멀리 배경처럼 있는 것이 아니라, 비행기와 거의 나란한 높이에서 바로 옆을 스쳐 지나가듯 압도적인 거리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창가 자리가 좋다. (방콕발 파로행은 진행 방향 왼쪽 A열, 파로발 방콕행은 오른쪽 F열 추천)

부탄항공 기내지에 따르면, 보통 9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는 하늘이 맑아 히말라야산맥의 웅장하게 솟은 봉우리들을 선명하게 목격할 수 있다. 항공기는 고도 2만 6000피트에서 3만 9000피트(약 8000~1만 2000m) 사이를 순항하며, 승객들은 이 높이에서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베트 고원의 숨 막히는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고 밝히며, 관광 헬리콥터 패키지를 통해 탁상사원, 푸나카 계곡, 히말라야의 우뚝 솟은 봉우리 등 부탄의 가장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볼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오직 선택받은 자만 내린다"… 협곡 사이의 곡예비행

히말라야의 감동이 가라앉을 즈음, 비행기는 고도를 급격히 낮추며 좁은 협곡 사이로 빨려 들어간다. 해발 2200m 고지에 위치한 파로 국제공항은 전 세계에서 이착륙이 가장 까다로운 공항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공항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파로국제공항은 협곡을 지나는 곡예 비행을 해야 한다. 비행기 날개와 협곡 사이가 가깝게 보이는 것을 기내에서 직접 볼 수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그래서 비행 자격도 까다롭다. 파로 공항에 착륙 자격을 가진 조종사는 전 세계를 통틀어 약 50명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자료에서는 25명 미만이라고 할 정도로 극소수인 것이다.

높은 산봉우리들이 공항을 감싸고 있어 조종사는 레이더나 자동항법장치 대신, 오로지 육안으로 지형을 보고 손으로 조종간을 움직여(수동 비행) 계곡 사이를 빠져나가야 한다. 특히 활주로가 보이기 시작하는 지점이 착륙 불과 1~2마일(약 1.6~3.2km) 전이라, 마지막 순간까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2년 전 부탄항공 조종실(콕핏)에 탑승해 착륙 과정을 직접 지켜본 한 기자는 “조종사들이 기내 착륙 직전에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라며 “‘가장 위험한 공항’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베테랑 기장들의 솜씨 덕분에 부탄 국적 항공사들은 창사 이래 파로 공항에서 단 한 건의 인명 사고도 기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고판 대신 '예술'이 반기는 공항… "여기는 살아있는 박물관"

비행기에서 내려 걸어서 입국장으로 들어서면 부탄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수하물 인도장이다.

협곡 사이에 지나 만난 부탄 파로국제공항에 부탄항공을 이용한 승객들이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조용식 기자
부탄의 수하물 인도장은 화려한 상업광고 간판 대신 부탄의 전통 사원 양식인 '라캉'이 놓여져 있어 인상적이다. /사진=조용식 기자

여느 공항처럼 화려한 상업 광고나 전광판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자리에는 부탄의 전통 사원 양식인 '라캉(Lhakhang)' 을 정교하게 재현한 아름다운 건축 모형이 놓여 있다.

이 모형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다. 지난 2019년, 부탄의 5대 국왕(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은 "공항을 살아있는 박물관(Living Museum)으로 만들라"는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이에 따라 팀푸의 젊은 예술 공동체인 'VAST(Voluntary Artist Studio, Thimphu)' 소속 작가들이 참여해 부탄 전통 건축의 미학을 그대로 담아낸 예술 작품을 탄생시켰다. 짐을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조차 부탄의 문화와 예술을 감상하는 '환영의 시간'으로 바꾼 셈이다.

통신사는 두 곳, 가격은 '동일'… 고민 없는 유심 구매

공항을 빠져나가기 전, 여행의 필수품인 현지 화폐와 통신을 해결해야 한다. 입국장 한편에는 환전소와 유심(SIM) 판매처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부탄 화폐는 눌트럼(BTN)으로 원화 비율은 1대 16~17원으로 통용된다. 부탄 화폐 교환은 공항 환전소나 호텔에서 교환할 수 있다. 사진은 공항 환전소. /사진=조용식 기자
부탄 여행 중에 지도 검색이나 메신저 사용을 한다면, 공항에서 자신에게 맞는 유심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공항 내에는 두 곳의 유심 판매 통신사가 있다. /사진=조용식 기자

부탄 화폐는 눌트럼으로 1눌트럼이 한국 원화 16~17원 정도이다. 부탄 시내 마켓과 기념품점 등에서는 부탄, 인도 화폐 등 현금만 받는다. 따라서 카드나 달러가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항이나 호텔에서 환전하는 것이 좋다. 

부탄의 이동통신사는 타시셀(TashiCell)과 부탄텔레콤(Bhutan Telecom) 두 곳이 있다. 여행자 입장에서 반가운 점은 어느 통신사를 선택하든 요금과 혜택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를 하느라 애쓸 필요 없이 눈앞에 보이는 곳에서 바로 개통하면 된다.

부탄 내 호텔에서는 대부분 와이파이가 제공되므로, 이동 중 지도 검색이나 메신저 사용을 위해 본인에게 맞는 '실속형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실속형은 ▲1GB(200 눌트럼, 약 3300원) ▲2GB(300 눌트럼, 약 5000원) ▲3GB(500 눌트럼, 약 8200원) 등이며, 데이터 걱정 없이 쓰고 싶다면 일주일 무제한(1100 눌트럼) 요금제도 준비되어 있다. 정찰제로 운영되니 바가지 걱정 없이 합리적인 가격에 부탄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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