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K-트래블 수출’이라는 허울… 하나투어 송미선의 ‘5개월 퇴행’
[취재수첩] ‘K-트래블 수출’이라는 허울… 하나투어 송미선의 ‘5개월 퇴행’
  • 조용식 기자
  • 승인 2026.02.27 08:36
  • 댓글 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00 기자의 'K-트래블 수출'을 자신의 지론으로 둔갑시킨 ‘슬로건 가로채기’
- 대통령의 실무적 질문에 “생각해 본 바 없다” 밑천 드러낸 8분의 횡설수설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국가 관광 산업의 백년대계를 논하는 국가관광전략회의 현장. 그 엄중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1위 여행사 하나투어의 송미선 대표가 보여준 모습은 ‘전략가’라기보다 ‘브랜드 포장지’에 가까웠다. 2025년 9월 제10차 회의와 2026년 2월 제11차 회의, 불과 5개월 사이에 송 대표는 조심스러운 제언가에서 근거 없는 허세를 부리는 경영자로 변모해 있었다.

남의 언어를 내 것으로… 뻔뻔해진 ‘K-트래블 수출’

지난해 9월 25일 열린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송미선 대표의 발언은 비교적 신중했다. 당시 송 대표는 하나투어의 아시아 시장 진출 노력을 설명하며 “그 부분을 윤00 기자님께서 ‘K-트래블 수출’이라고 명명을 해주셨습니다”라고 언급했다. 타인의 수사를 빌려 여행업의 새로운 가치를 조심스럽게 피력하던 장면이다.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송미선 하나투어 대표가 하나투어의 인바운드 사업 설명을 하면서 "제가 계속 K-트래블 수출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출저=KTV 국민방송
지난 2025년 9월 25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하나투어 송미선 대표가 "윤00 기자님께서 'K-트래블 수출'을 명명해 주었다"고 말하는 모습. /사진출처=KTV 국민방송

그러나 5개월 뒤인 2026년 2월 25일, 제11차 회의에 참석한 송 대표의 태도는 돌변했다. 그는 “제가 계속 K-트래블 수출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라며, 마치 이 단어가 자신의 고유한 경영 철학이자 지론인 양 목소리를 높였다. 5개월 전 기자의 언어를 인용하던 조심스러움은 사라지고, 남의 성과를 자신의 것인 양 포장하는 ‘슬로건 가로채기’만 남았다.

2분 45초의 논리가 8분의 횡설수설로… 준비 없는 재탕 발언

준비성 부재는 발언 시간과 내용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송 대표가 명확한 논거로 핵심을 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 45초였다. 당시 그는 외국 OTA와의 역차별 문제와 중국 시장 개방이라는 업계의 고질적인 통증을 정확히 짚어내며 박수를 받았다. 제10차 회의에서의 발언이 논리적이고 당당했다면, 제11차 회의에서의 발언은 거창한 슬로건 아래 수사적이고 모호한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제10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송 대표가 발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실제 이제 많은 여행 기업들이 한국에서 한국 사람들을 외국으로 보내는 거를 넘어서서 한국 시장에서 아시아 시장으로, 저희가 지난 40년 동안 쌓았던 노하우를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얘기는 아시아 분들을 상대로 해서 아시아 분들이 전 세계로 나갈 수 있는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을 윤00 기자님께서 'K-트래블 수출'이라고 명명을 해주셨습니다"라며, 하나투어가 해외에서 한국으로 외국인을 송출하는 시장에 관심과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시장의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은 모든 외국 기업들에게 열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트립닷컴이라고 쓰고 씨트립이라고 읽습니다. 중국 기업, 미국 기업, 인도네시아 기업, 일본 기업, 모든 국가들의 기업들이 들어와 있고요. 한국 시장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아웃바운드 시장이 닫혀 있습니다"라며 "외국 기업은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데 한국 기업은 중국에 들어가서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라며 상호주의에 입각한 시장 개방과 정부의 외교적 지원을 요청했다.

또한 국내 규제 환경의 형평성 문제를 대해서도 "한국 시장은 지금 관광진흥법이나 표시광고법이나 공정거래법상에서 국내 시장이라는 링 안에 올라가서 어떨 때는 한 팔, 어떨 때는 두 팔을 묶어놓고 해외 업체랑 싸우고 있습니다. (중략) 국내 시장에서 우리나라 땅에서 공정하게, 어드밴티지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공정하게, 불평등하지 않게 경쟁을 해서 이길 수 있도록 지원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라며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을 촉구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제11차 확대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송미선 대표는 8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동영상 참고)하며 발언을 했다. 늘어난 시간만큼 내용이 알찼을까. 현실은 정반대였다. 송 대표는 10차 회의 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들고나와 정리가 안된 부연 설명으로 발언한 것이다. ‘역차별 해소’와 ‘해외에서의 아웃바운드'라는 레퍼토리는 5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채 공허한 메아리로 반복되었다.

대통령의 ‘진실의 순간’… “도와달라면서 대안은 없다?”

이번 회의의 하이라이트는 이재명 대통령의 ‘돌직구’ 질문이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의료 관광 유치 경험까지 언급하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대통령은 송 대표를 향해 “그래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뭘 도와주면 되겠느냐”고 세 차례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물었다.

민간 위원으로서 정부 정책에 실무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 하지만 송 대표의 입에서 나온 답변은 충격적이었다.

“한국 정부의 지원을 생각해 본 바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k-트래블 수출’이라는 거창한 단어를 내세우고,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8분간 열변을 토하던 경영자가 정작 “어떻게 도와줄까”라는 질문에는 백기를 든 셈이다. 이는 송 대표가 주장한 ‘K-트래블 수출’이 치밀한 비즈니스 로드맵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회의용 ‘면피’이자 ‘자기 홍보용 퍼포먼스’였음을 자인한 꼴이 되었다.

껍데기만 남은 K-관광 리더십

결국 송미선 대표는 5개월 전 기자가 만들어준 근사한 수식어 뒤에 숨어, 국가 전략을 논하는 자리를 자신의 브랜드 마케팅장으로 활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대통령이 실무적 협력을 제안했음에도 “생각해 본 바가 없다”며 당황하는 모습은 하나투어라는 국내 1위 여행사의 위상에도 먹칠을 했다.

관광 대국을 향한 ‘K-트래블’은 화려한 말잔치가 아닌, 촘촘한 실행 계획과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대안에서 시작된다. 송미선 대표가 11차 회의에서 보여준 8분의 횡설수설은 대한민국 관광 산업의 리더십이 얼마나 빈약한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현주소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땡구 2026-07-16 18:37:03
둘이 싸우셨어요..? ㅋㅋㅋㅋ

김태현 2026-07-14 12:29:25
외국 기업은 한국에 와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데 한국 기업은 중국에 들어가서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라며 상호주의에 입각한 시장 개방과 정부의 외교적 지원을 요청 했는데, 이이야기를 듣고도,

그래서 정부가 구체적으로 뭘 도와주면 되겠느냐
세번 물었데,
국 기업은 중국에 들어가서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 열릴 수 있도록 지원
상호주의에 입각한 시장 개방과 정부의 외교적 지원
을 해달라고, 말했는데, 세번을 뭘해주면 되겠냐고 물었어, 응??
말이 안통하는데? 외교로 시장개방 해달라고, 요청 했네 기자는 무선동을 하는거임?

주가떨어지면미선이책임 2026-03-30 23:33:40
3년 내 주가 다시 못올리면 대표 사임해라

하나투어화이팅 2026-02-27 09:40:07
소신있는 하나투어 대표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