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스 명예주석 "태극권 핵심은 천인합일, 중국 지혜의 정수"
- 류쉐룽 부주석 "무당 태극,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육성"
- 지난 21일, 중국 후베이성 스옌시 무당산 우진궁 광장에서 개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해발 1,612m의 험준한 산세가 품어내는 짙은 안개로 유명한 중국 후베이성 스옌시 무당산. 태극권의 본고장인 무당산 우진궁 광장에서 올해로 처음 제정된 ‘제1회 국제 태극권의 날’ 행사가 ‘세계의 무당, 인류의 태극’이라는 주제로 지난 21일 개최됐다.
대자연과 하나 된 1,000명의 도복 물결, 글로벌 플래시몹 전개
올해로 처음 제정된 '제1회 국제 태극권의 날'을 맞이하는 현장인 만큼, 광장을 가득 메운 흰색 도복의 1,000여 명 수련생들 사이에는 대회 시작 전부터 사뭇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적을 깬 것은 개회를 알리는 사회자의 묵직한 목소리였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선언이 광장의 대기를 가르자, 도열해 있던 수련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사불란하게 힘찬 함성을 내지르며 거친 박수 소리로 화답했다. 짓눌려 있던 긴장감이 흩어지고 현장의 공기가 단숨에 예열되는 순간이었다.
이어 무대 중앙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무당산의 역사와 태극권의 세계적 확장을 조명하는 영상이 송출되었다. 사회자는 "2,500년 전 무당산에서 발원한 도덕경의 철학이 중화 문명과 자연의 융합물"임을 설명하며,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이기는 무당 태극권의 지혜는 무당산만의 것이 아닌 전 세계의 것"이라는 멘트로 현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영상은 태극권의 모든 역사를 나열하는 대신, 전 세계 57개 해외 보급 센터의 존재를 언급하며 상하이, 파리, 시드니 등 세계 각지에서 일상적으로 태극권을 연마하는 수많은 이방인들의 모습을 화면에 교차 편집해 띄웠다. 무당산 특유의 장엄한 운해가 능선을 타고 시시각각 교차하며 대자연과 인간의 몸짓이 빚어내는 거대한 시각적 대비 그 자체였다. 영상 송출과 함께 광장에 도열한 수련생들 역시 화면 속 해외 수련자들의 동작에 맞춰 일제히 호흡을 고르며 글로벌 플래시몹을 전개했다.
왕스 명예주석 "권법이자 철학인 태극권, 동사(動詞)로서의 역동성 지녀"
이날 행사에서 왕스(王石) 중화문화촉진회 명예주석은 기조연설을 통해 "태극권은 중국인의 위대한 발명이며, 태극권의 핵심, 그 정신은 바로 천인합일(天人合一)이다. 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가 태극권법을 이야기할 때 자주 음양, 동정(动静), 기락(起落), 허실(虚实) 등의 관념을 이야기한다"라며 "이것이 권법인지 철학인지, 사람(人)인지 천지(天地)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그들은 하나(一体)로서 중국의 지혜와 철학을 온전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 명예주석은 "태극권 9식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식(式)'이라는 글자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는 형식(形式)을 뜻하는 명사가 아니라 역동성으로 가득 찬 동사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짚어냈다.
이어서 중국 9단 무술가이자 무당 태극권 9가지 자세의 창시자이며, 후베이성 무당무술 계승자로 손꼽히는 양군리(杨群力)가 수련생들과 함께 직접 시범을 보이며 현장의 무게감을 더했다.
태극권의 세계화를 위한 실천적 행보로 '무당산 해외 홍보 대사' 위촉식도 연이어 진행되었다. 유럽과 남미 등지에서 현지인들을 가르쳐 온 외국인 사범들이 단상에 올랐다. 십수 년 전 무당산에서 수련을 시작해 남미에 체육관을 연 한 위촉자는 "태극권은 단순히 육체를 단련하는 체조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속도전 속에서 인간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는 호흡의 철학"이라며 본질적 가치의 보존을 약속했다.
유네스코 최초 무술 기념일 제정…세계로 뻗어가는 5억 명의 호흡
후베이성 인민대회 상무위원회 당조성원 겸 부주석이자 성 총공회 주석인 류쉐룽(劉雪榮) 부주석은 "국제 태극권의 날은 유엔이 최초로 무술 종목을 기념하여 제정한 국제적인 날로, 태극권이 중국에서 시작되어 동방의 지혜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귀중한 문화적 자산으로 거듭났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류 부주석은 "우리는 무당 태극을 세계적인 문화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이를 통해 후베이성 관광의 질적 도약을 이끌어 갈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태극권 조직과 교류를 확대하고, 우호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무당 태극이 더 훌륭하게 세계로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펼쳐진 태극권 문화공연에서는 웅장한 천인 태극권 군무와 노래, 그리고 무술이 어우러진 '세계 태극권이 무당에 모이다'라는 제목의 공연이 무대를 채웠다. 또한, 태극권의 무술 기량을 선보인 시연과 무당 태극 의상 쇼 및 디자인 발표를 비롯해, 우아하고 전통적인 중국풍의 '무당태극찬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지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편, 제43차 유네스코(UNESCO) 총회(2025년 11월 5일)에서는 매년 3월 21일을 '국제 태극권의 날(International Day of Tai Chi)'로 지정했다. 이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최초의 무술 관련 국제 기념일로, 태극권의 건강 증진 효과와 문화적 가치를 기념하고 전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스옌시, “태극권을 동력 삼아 후베이 관광 도약”
무당산은 태극권 문화의 뼈대를 이룬 핵심 발상지다. 오늘날 무당산은 국내외에 57개의 무술 수련 센터를 설립하여 150여 개국에서 3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수련생을 유치하고 있으며,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태극권을 수련하도록 이끌고 있다. 매년 수만 명의 외국인들이 무당산을 찾아 무술을 배우고 수련하며 심신을 단련하는 중이다.




스옌시 관광과문화국 원창님 국장은 “국제 무당 태극권 문화 축제, 국제 무당 태극권 친선 대회, 세계 태극권 건강 대회, 세계 전통 무술 축제 등 굵직한 국제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며 태극권의 세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이와 동시에 무당 태극권이 지닌 역사적 유산을 동력 삼아 '후베이 관광, 무당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히 무술을 시연하는 차원을 넘어 순례 관광, 생태 건강, 웰빙 산업 등으로 지역 산업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라며 “이는 '세계의 무당, 인류의 태극'이라는 명제를 중국 전통문화의 국제 교류를 위한 상징적인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스옌시 내부적으로도 지역 사회와 학교, 관공서 및 기업에 이르기까지 일상적인 태극권 수련을 장려하며, 천년의 시간을 버텨온 무당파의 묵직한 호흡을 일반 시민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이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