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나프타, 산업의 쌀 불린 이유
[역사속 경제리뷰] 나프타, 산업의 쌀 불린 이유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6.03.30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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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최근 이란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원유 공급 차질이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고, 기름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나프타’ 수급까지 불안정해지면서 산업계 전반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들은 생산량 조절에 나섰고, 정부 역시 수출 제한 등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프타가 무엇이기에

나프타(Naphtha)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물리적 성질로 보면 휘발유보다 약간 무겁고, 등유보다는 가벼운 중간 성분에 해당한다.

하지만 단순한 원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유 공장에서 원유를 끓여 분리하면 여러 가지 제품이 나온다. 이 가운데 나프타는 화학 공정윽 거쳐 다양한 기초 화학물질로 변환된다.

에틸렌과 프로필렌 같은 물질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며, 이들은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합성고무의 출발점이 된다. 즉, 나프타는 우리 일상에 사용되는 여러 제품을 만드는 첫 단계이다.

나프타는 플라스틱 용기, 비닐, 의류에 쓰이는 폴리에스터 섬유, 자동차 타이어, 세제, 화장품 원료까지 사용한다.

거의 모든 산업의 기초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산업의 쌀로 불린다. 만약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 그에 따라 모든 산업이 멈출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이유다.

고대부터 존재했던 ‘불타는 액체’

나프타의 역사는 오래됐다. 고대 메소포티미아 지역에서는 땅에서 석유가 흘러나왔다. 그중 검은 액체가 바로 나트파와 유사한 물질이었다. 인간은 불을 붙이는 연료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방수처리에 활용했다.

특히 전쟁에서도 매우 위력적인 무기로 사용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비잔틴 제국에서 사용한 ‘그리스의 불’이다. 정확한 내용은 기록돼 있지 않지만 물에 넣어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는 기록 등을 살펴보면 ‘나프타’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무엇보다 해상 전투에서 막강한 위력을 발휘했다고 기록돼 있다.

나프타는 어떤 역할

나프타는 고대 페르시아어 ‘naphta’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는 ‘타오르는 것’, ‘불타는 액체’를 의미한다.

19세기 산업혁명 들어서면서 나프타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바귀게 됐다. 특히 존 D. 록펠러가 이끈 스탠더드 오일은 석유 정제 산업을 대규모로 발전시키며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했다. 이 시기부터 나프타는 단순히 태워 사용하는 연료가 아니라, 이후 공정을 통해 다른 물질을 만들어내는 ‘중간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석유화학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자 나프타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나프타를 고온에서 분해하는 ‘나프타 크래킹’ 공정을 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화학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물질들은 플라스틱, 합성섬유, 합성고무의 핵심 원료다. 즉, 현대 산업사회에서 필수적인 거의 모든 소재가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점에서 나프타는 완전히 ‘산업의 출발점’으로 자리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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