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는어부가 골라 담아 매달 보내는 제철 연안 수산물 꾸러미
- 지속 가능한 어업과 책임 있는 소비로 바다 회복력 도모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산지에서 직송한 제철 수산물을 꾸러미 형태로 제공하는 구독 플랫폼 '아는어부'가 설립 이후 2년 동안 견고한 상생 모델을 보여주며 어촌과 도시를 잇는 새로운 가교로 자리 잡았다.
연안 생태계 회복을 위한 소형 고깃배의 철학
장석 중앙씨푸드 대표는 40년의 시간을 바다에 기대어 일을 하면서 새벽부터 펼쳐지는 어업의 현장을 생생하고 활기찬 삶의 드라마라고 여겼으며, 바다는 무한한 자원을 공급하는 터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본 및 기술이 투입되는 대형 어업이 어획 강도가 지극히 높은 어법과 어구로 남획을 일삼아 바다 생물들이 태어나고 성장하는 요람인 연안까지 파괴하는 현실에 직면하여 깊은 자성을 하게 되었다.

대형 어선 중심의 대규모 어획이 아닌 소형 고깃배로 이어온 연안 어업 방식이 바다의 회복력을 지키는 열쇠라고 결론 내린 장석 대표는 경쟁력을 잃고 소멸의 위기에 처한 연안 어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도시의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시키는 정기구독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장석 대표는 "우리가 얻어 소비하는 바다의 생명에 대한 진정성 넘치는 앎을 전달하려 한다"라며 "연안의 작은 고깃배가 펼치는 조업은 바다를 착취하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 깊은 상처를 입은 바다를 바늘과 실로 기우고 치료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철저한 기준 기반의 품목 구성과 품질 개편
그동안 매월 5~6종의 제철 수산물을 배송해 온 아는어부는 지난 5월부터 품목을 4종으로 줄이며 품질을 한층 끌어올리는 과감한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된 꾸러미에는 명확한 품목 선정 기준이 적용된다.

첫째는 단오 무렵에 가장 맛이 좋은 준치와 같이 계절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제철을 알리는 품목'이다. 아는어부는 초여름 더위를 막는 의미를 담아 5월 꾸러미에 준치 2미를 담고 전통 음식인 준치 만두 레시피를 함께 제공한다. 둘째는 비단 가리비와 같이 유연하게 제철 식재료의 범주에 포함되는 '제철 품목'이다.
셋째는 수산물 조리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즉시 섭취가 가능한 '바로 드실 수 있는 품목'으로, 5월에는 멍게젓갈을 구성에 포함시켰다. 마지막으로 고등어, 말쥐치, 달고기, 삼치 등 언제 먹어도 맛있고 건강한 수산물을 상시 포함시켜 꾸러미의 균형을 잡는다.
장석 중앙씨푸드 대표는 "수산물은 조리하기 어렵고 번거롭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을 높이고자 바로 먹을 수 있는 품목도 제공하려 한다"라며 "지난 29번의 꾸러미 중 지역 제철 수산물과 채소를 매칭한 도다리쑥국 세트와 흔한 초회가 아닌 색다른 방식의 숨굴유자볼 레시피에 대한 반응이 무척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당일 손질·급랭 배송과 투명한 정보 공개
아는어부가 도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차별화된 장점은 철저한 품질 관리와 상생 네트워크에 있다. 플랫폼의 모태인 중앙씨푸드는 1969년 창립 이래 통영과 거제의 청정 해역에서 좋은 굴을 길러온 기업이다. 대표 브랜드인 '숨굴'은 패각을 제거한 알굴 시리즈를 중심으로 제공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의 냉장생굴 인증을 획득했다.


남해안 청정 해역에서 수하식으로 재배되는 숨굴은 24시간 바다에 잠겨 식물성 플랑크톤을 충분히 섭취하기 때문에 깨끗하다. 아는어부는 이러한 숨굴 외에도 참병어, 자숙돌문어, 견내량 돌미역 등 40여 종의 수산물을 꾸러미와 연계한 단품으로 유통하고 있다.
이러한 고품질 수산물은 10톤 미만의 어선으로 연안 바다에서 조업하는 어부들의 수산물만 취급한다는 원칙 아래 확보된다. 산지에서 당일 바로 손질된 후 급랭되어 매월 1회(마지막 주 목요일) 정기적으로 구독자의 집 앞까지 배송되며, 정기구독료는 월 4만9천 원이다. 조업일, 생산지, 생산자 등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동시에 수산물별로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자연주의 레시피 레터를 동봉하는 세심함도 갖췄다.
상생 네트워크 구축과 차세대 플랫폼의 지향점
현지 어부들과의 상생 관계는 '직렬'과 '병렬'이라는 두 가지 네트워크를 통해 유지된다. 직렬 연결은 어부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조업한 어획물 전량을 아는어부가 직접 수매하여 소어업 종사자들의 수입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돌문어와 말쥐치를 공급하는 어부의 경우 판로 걱정 없이 조업에만 전념하고 있다. 반면 다채로운 품목 구성을 위해 거제 장승포 위판장 등 중매인을 매개로 느슨하게 연결된 병렬 어부들과도 생태 어업의 원칙과 조업자 이력 정보를 철저하게 검증하며 안정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생 노력은 해양수산부와 함께 진행하여 지난 5월 19일 막을 내린 '2026 대한민국수산대전'에서도 성과를 거두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등록 고객 수가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는어부는 향후 결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1인 가구 및 젊은 층을 겨냥해 한층 더 간편하게 다듬은 차세대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장석 대표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어업과 소비자의 책임 있는 소비가 결합할 때 바다가 회복되고 상생하는 미래를 지속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