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이스탄불의 고양이는 여행자가 가는 곳마다 함께하는 이 도시의 마스코트이자 이웃입니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오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이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전역에서 여행객과 일상을 공유하는 길고양이들의 이색적인 풍경과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6일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자발적인 관광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고양이들을 통해 유명 랜드마크 너머에 존재하는 이스탄불의 또 다른 이면을 알리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스탄불은 햇빛에 반사되는 보스포루스 해협과 장엄한 자태를 드러내는 하기아 소피아가 대표적인 상징물로 꼽히는 역사적인 도시다. 많은 여행객은 페리에 탑승해 갈매기 무리에게 갓 구운 전통 빵 시밋을 던져주는 경험을 기대하며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이 도시의 진정한 정취는 인간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살아가는 거리의 고양이들에게서 완성된다. 이스탄불은 도시 전역에서 길고양이들이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공존하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허무는 독특한 서사를 간직한 장소다.


최근 전 세계적인 여행지 선택의 주요 지표는 소셜미디어가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여행 검색 엔진 스카이스캐너가 발표한 '2026 여행 트렌드' 조사 결과에 따르면, Z세대 여행객 중 59%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행에 대한 영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형화된 관광지보다 현지의 진짜 일상을 경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까닭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튀르키예의 길고양이들은 관련 해시태그를 통해 전 세계 여행객들의 피드를 장식하며 훌륭한 관광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고양이는 단순한 야생 동물이 아니라 도시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웃으로 통용된다. 과거 튀르키예에서 개최된 포뮬러 원 시범 주행 당시 고양이 한 마리가 굉음을 내는 서킷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결승전을 앞둔 그라운드에서도 고양이가 제 집 안방처럼 활보하는 모습이 목격된 바 있다. 이처럼 이스탄불의 고양이들은 세계적인 대형 행사나 일상적인 거리 어디에서든 자연스러운 주역으로 등장한다.
이스탄불의 거미줄 같은 골목과 세계적인 유적지 역시 고양이들의 오랜 보금자리다. 술탄아흐메트 광장과 톱카프 궁전 정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주변을 거닐다 보면 유적의 그늘에서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고양이들을 마주하게 된다. 수백 년의 세월을 간직한 모스크도 예외는 아니다. 하기아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내부의 엄숙한 공간에서조차 고양이들이 여행객의 발끝을 맴돌며 거니는 모습은 이스탄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다.
향신료 시장과 에미뇌뉘 광장에서는 비둘기와 갈매기 무리와 함께 거리를 점유한 고양이들의 생기 넘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페네르와 발라트의 색채가 풍부한 골목길부터 베이올루, 갈라타, 지항기르의 활기 넘치는 거리, 그리고 베식타쉬와 카드쾨이의 번화한 시장에 이르기까지 고양이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오르타쾨이의 해변 카페와 모다의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서도 이스탄불 고양이들은 여행객과 스스럼없이 일상을 공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