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덕 의원 “스테이블코인 거래 7개월간 80조원, 수수료 따라 점유율 출렁”
민병덕 의원 “스테이블코인 거래 7개월간 80조원, 수수료 따라 점유율 출렁”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6.08.25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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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월 누적 거래대금 80조7199억원
코빗 USDC 점유율 2.6%→22.6% 급등 후 원위치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민병덕 의원실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된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올해 들어 7개월 만에 8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실제 투자 수요뿐 아니라 거래소의 수수료 무료 정책에 따라 거래대금과 시장점유율이 크게 움직이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거래규모만으로 시장의 성장세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와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원화마켓 공개 API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스테이블코인 누적 거래대금은 약 80조 71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의원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 24일까지 거래소별 일일 거래대금도 분석했다. 그 결과 거래소가 특정 스테이블코인이나 전체 가상자산의 거래수수료를 면제할 경우 해당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이 단기간에 크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수수료 없애자 2.6% 점유율이 22.6%로

수수료 정책에 따른 변화가 두드러진 곳은 코빗이었다. 코빗은 지난 1월 19일부터 4월 13일까지 USDC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벤트 직전 코빗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은 2.6%에 불과했지만 무료 거래 기간에는 평균 22.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벤트가 끝나자 거래가 빠르게 빠져나갔다. 종료 2주 뒤 점유율은 3.0%로 떨어지며 무료 이벤트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수수료 부담을 없애는 것만으로 거래대금이 특정 거래소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혜택이 사라지면 다시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업비트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업비트가 지난 7월 26일부터 스테이블코인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작한 이후 8월 23일까지 시장점유율은 26.3%에서 52.3%로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인원의 점유율은 40.7%에서 13.9%로 낮아졌다.

업비트의 무료 이벤트는 당초 8월 9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16일과 23일에 이어 30일까지 세 차례 연장됐다.

다만 의원실은 이 기간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전체의 거래대금 자체가 감소한 만큼 점유율 변화를 모두 업비트의 수수료 정책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일반 가상자산과의 차이다. 같은 기간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거래소별 점유율 변화 폭은 최대 ±3.5%포인트 수준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거래소 간 자금 이동이 크게 나타난 셈이다.

거래소 수수료 무료 경쟁 확산

거래소 간 수수료 경쟁은 최근 더욱 확대되고 있다.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편입에 맞춰 사명을 디지털엑스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24일 오전 9시부터 원화마켓 전체 종목의 거래수수료를 1년 동안 받지 않기로 했다. 무료 정책은 내년 8월 2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코인원과 빗썸도 각각 21일과 18일부터 오픈 API 거래수수료를 무료화하면서 거래소들의 고객 확보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코빗의 경우 정책 시행 직전인 17~23일 스테이블코인 시장점유율이 평균 1.7%였지만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이 시작된 24일에는 35.8%까지 뛰었다.

다만 35.8%는 하루 전체 거래가 마감되기 전에 집계한 잠정치여서 향후 점유율 추이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80조원 거래됐지만 실제 수요는 얼마?

이번 분석은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 자체를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나 거래소의 경쟁력으로 곧바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거래수수료가 없어지면 같은 자금을 반복적으로 사고팔아도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이 때문에 신규 투자자나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더라도 거래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특정 거래소의 점유율 역시 수수료 정책에 따라 단기간에 크게 변할 수 있다. 코빗의 과거 USDC 무료 이벤트처럼 수수료 혜택이 종료되자 점유율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현상도 나타났다.

결국 80조원이 넘는 누적 거래대금 가운데 어느 정도가 실제 스테이블코인 수요 확대에서 비롯됐고, 어느 정도가 수수료 경쟁과 반복적인 거래에 따른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자본력 앞세운 ‘무료 경쟁’

수수료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거래소 간 자본력 차이가 시장 경쟁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형 사업자는 일정 기간 거래수수료 수입을 포기하더라도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무료 정책을 펼칠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 반면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인 중소형 거래소는 장기간 무료 경쟁을 이어가기 어렵다.

특히 코빗이 단기간 이벤트를 넘어 1년 동안 전체 원화마켓의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정책으로 전환한 것을 두고 대형 금융그룹의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민병덕 의원은 거래금액과 시장점유율만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실제 수요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가 7개월 만에 약 80조원에 이르렀지만 거래량이 일부 거래소와 특정 종목에 집중되고 수수료 정책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모습도 확인됐다”며 수수료 무료 경쟁이 이용자 수요를 판단하는 데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소 간 건전한 경쟁은 금융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친 출혈 경쟁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당국이 거래소들의 자율적인 규율 마련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거래소마다 다른 통계와 거래대금 산정방식을 정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거래량과 점유율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통일된 공시 기준을 마련하고 수수료 정책에 따른 시장 왜곡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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