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국인 관광객 56.3% 급감에도 2453만 명…한국·대만·미국 등 시장 다변화로 충격 흡수
- 중국, 상반기 외국인 입국자 2291만 명…무비자 입국 비중 77.7%
- 관광전문기자협회, 3국 외래객 실적 넘어 여행업 법체계·시장질서까지 비교 분석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관광전문기자협회가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 중국 국가이민관리국(NIA)의 최신 통계를 토대로 한·중·일 외래관광시장을 비교·분석한 결과, 동북아 관광시장의 외래객 유치 경쟁이 단순한 숫자를 넘어 시장과 제도의 경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7월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128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증가했다. 일본은 중국인 관광객이 56.3% 급감했음에도 같은 기간 2453만 명을 유치했으며, 중국은 상반기에만 외국인 입국자 2291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은 중국·대만 등 주요 시장의 회복, 일본은 한국·대만·미국 등으로 다변화된 시장구조, 중국은 외국인 입국자의 77.7%를 차지하는 무비자 정책이 각각 외래시장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특히 협회는 이번 분석에서 외래객 숫자뿐 아니라 한·중·일의 여행업 법체계와 시장질서에도 주목했다. 한국이 「관광진흥법」 안에서 여행업을 규율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별도의 「여행업법」을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유법」을 통해 불합리한 저가관광과 강제쇼핑 등을 규제하고 있다.
외래객 3000만 명 조기 달성과 ‘K-관광 4000만 명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역시 방문객 숫자의 증가를 넘어 체류·소비·지방 분산과 함께 여행산업의 제도적 경쟁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4000만 시대’ 준비 속 중화권 비중·대일 역조 과제
한국관광공사의 ‘2026년 7월 한국관광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1280만3142명으로 집계됐다. 7월 한 달에만 209만3223명이 입국해 전년 동월 대비 20.8% 증가했으며, 2019년 7월과 비교하면 144.6% 수준이다.

정부는 K-컬처 확산과 방한 수요 회복세를 발판으로 외래관광객 3000만 명 목표의 조기 달성과 함께 ‘K-관광 4000만 명 시대’를 위한 기반 조성에 나서겠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방한시장 성장을 견인한 핵심 축은 중국과 대만이다. 올해 1~7월 중국인 방한객은 398만843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5% 증가했고, 대만은 141만978명으로 32.9% 늘었다. 일본도 228만159명으로 18.8% 증가했다.
중국과 대만을 합하면 539만9408명으로 전체 방한 외래객의 42.2%를 차지한다. 중국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대만시장의 성장세가 올해 한국 인바운드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해외로 나가는 국민은 같은 기간 1738만 명에 달했다. 특히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약 657만 명으로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228만 명의 3배에 육박했다. 외래객 1280만 명이라는 양적 성장과 별개로 관광수지 적자와 대일(對日) 관광 역조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재 한국의 외래객 증가에는 K-팝과 드라마, 음식, 뷰티 등 K-컬처의 확산과 항공 공급 확대, 개별여행객(FIT)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과 중·일 관계 변화에 따른 동북아 관광수요 재편 가능성 등 외부 환경의 영향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 중국인 관광객 320만 명 빠졌는데도... '2453만 명' 찾아
일본은 한국과 다른 시장 구조를 보여준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1~7월 일본을 찾은 외래객은 2452만7200명으로 한국의 두 배에 육박한다. 7월 한 달 방일 외래객은 344만21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하며 7월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시장의 급변이다. 방일 중국인은 2025년 1~7월 569만3104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248만6500명으로 56.3% 급감했다. 7개월 만에 약 320만7000명의 중국인 수요가 사라진 셈이다.
JNTO는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와 항공편 감편 등을 중국인 방일객 감소 요인으로 제시했다.
그럼에도 일본 전체 인바운드 시장은 2450만 명대를 유지했다. 중국의 빈자리를 한국(656만9800명, +20.3%), 대만(473만6000명, +21.8%), 미국(210만7900명, +6.5%), 홍콩(157만1000명, +8.6%) 등 주요 시장이 상당 부분 메웠다.
이는 일본 인바운드 시장의 다변화 정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서 320만 명 이상이 감소했지만 한국과 대만, 미국 등 다른 시장의 성장이 충격을 흡수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
일본 관광시장의 이러한 대응력은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김현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6 한국관광정책 104호’에서 “일본은 2003년 관광입국 선언 이후, 2006년 ‘관광입국추진기본법’ 제정, 2007년 ‘제1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 수립, 2008년 관광청을 설립하면서 관광정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는 일본 관광정책의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27일 2026~2030년을 계획기간으로 하는 ‘제5차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각의 결정하고, 2030년 방일 외국인 6000만 명과 관광소비액 15조 엔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여행업 역시 별도의 「여행업법」을 통해 관리한다. 소비자 피해 위험과 업무범위 등에 따라 여행업을 제1종·제2종·제3종·지역한정 여행업 등으로 구분하고 영업보증금과 업무범위 등을 차등 적용한다.
여행업 등록부터 영업보증금, 여행업무취급관리자, 소비자 보호와 행정처분까지 별도의 법률체계 안에서 규율하며, 무등록 영업이나 부정한 방법에 의한 등록, 명의대여 등 중대한 위반에는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위반 유형에 따라 업무정지나 등록취소 등의 행정처분도 할 수 있다.
중국, 상반기 외래객 2291만 명…무비자가 77.7% 차지
중국의 변화도 빠르다.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이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2291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무비자 입국자는 1781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6%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7.7%에 해당한다.
한국·러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싱가포르·미국·일본·몽골·호주 등 상위 10개국이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62%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외국인 입국 시장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외국인 입국 증가 배경에는 적극적인 무비자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일방적 무비자 조치와 환승 무비자 제도를 확대하면서 외국인의 중국 방문 문턱을 낮추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니하오! 차이나(你好! 中国)’ 등 국가 관광 브랜드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경제적·외교적 목적도 맞물려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를 서비스업과 고용 확대에 연결하는 한편, 외국인이 중국을 직접 여행하도록 함으로써 ‘개방되고 안전하며 매력적인 중국’이라는 이미지를 확산하려는 소프트파워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실제 무비자 확대 이후 글로벌 인플루언서와 외국인 관광객이 제작한 ‘China Travel’ 콘텐츠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중국의 관광 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하는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외래객 유치 확대와 함께 시장질서 관리에도 법적 장치를 두고 있다.
「여유법(旅游法)」 제35조는 불합리한 저가 여행상품과 강제쇼핑 등 여행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제한다. 위반 시 불법소득 몰수와 영업정지, 벌금 등을 부과하며 불법소득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최대 5배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사안이 중대한 경우 여행사의 영업허가를 취소하고 관련자의 가이드 자격도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한·중·일 외래객 경쟁, 여행산업 ‘제도 경쟁력’으로
한·중·일 3국의 외래객 지표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서로 다른 성장전략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은 중국·대만 등 주요 시장의 회복을 기반으로 21.3%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인 관광객이 56.3% 감소하는 충격에도 한국·대만·미국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전체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 중국은 무비자 개방정책을 앞세워 상반기에만 외국인 입국자 2291만 명을 끌어들였다.
외래객 유치 전략뿐 아니라 여행업을 규율하는 법체계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한국은 「관광진흥법」 안에서 여행업을 규율하는 반면 일본은 별도의 「여행업법」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역시 「여유법」을 통해 불합리한 저가관광과 강제쇼핑 등 시장질서 훼손 행위를 명시적으로 규제한다.


1986년 제정 이후 수차례 개정을 거쳐 온 한국의 현행 「관광진흥법」은 관광사업 전반을 하나의 법률 안에서 규율하고 있다.
그러나 초저가 덤핑 투어와 쇼핑·수수료 구조, 무자격 관광종사자 문제,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확산 등 여행시장의 구조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존 법체계가 새로운 거래 형태와 소비자 피해에 보다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규율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정부가 추진하는 ‘K-관광 4000만 명 시대’의 성패도 외래객 숫자 자체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어렵게 유치한 외국인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고, 얼마나 소비하며,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지방을 여행하고, 다시 한국을 찾도록 만드느냐가 다음 단계의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교수는 “외래객 1280만 명 돌파는 K-컬처 확산과 개별여행객(FIT) 증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고환율과 중국 수요 회복 등 외부 요인의 영향도 크다”며 “앞으로는 유입 숫자 자체보다 체류 기간과 1인당 소비액, 지방 분산, 재방문율을 높이는 질적 성장으로 관광정책의 중심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이어 “일본이 「여행업법」을 별도로 두고 여행업의 거래질서와 소비자 보호를 규율하고, 중국 역시 「여유법」을 통해 불합리한 저가관광과 강제쇼핑 등을 명시적으로 규제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우리 역시 변화한 여행시장에 맞춰 여행업 규율체계를 보다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결 방안으로 “이제는 방문객 숫자 중심의 단순 관리에서 벗어나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 거래에 실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독립된 「여행업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현행 「관광진흥법」 역시 변화한 관광산업과 지역 관광 생태계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전면적인 법체계 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