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2028년까지 680억 투입 리모델링…대체 신차 도입은 지연
외관 노후가 곧 안전 결함 의미하진 않아…여객서비스 관리 수준은 별도 문제

[파이낸셜리뷰=조용식 기자] 객차 외벽의 붉은색과 흰색 도장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있었다. 갈라진 틈 사이로 도장이 떨어져 나가 짙은 바탕과 붉게 녹슨 자국이 그대로 드러난 곳도 여러 군데였다. 객차 아래쪽은 오랜 운행 과정에서 생긴 오염과 변색이 겹쳤고, 코레일(KORAIL) 로고 주변까지 균열이 이어졌다.
놁슬고 갈라진 열차 외관… 심각한 외관 노후화
1일 동해역을 출발해 오전 10시 34분경 청량리역에 도착한 무궁화호 1672호 정기편 4호차 객차의 모습이다. 현장에서 마주한 해당 객차는 현재 요금을 받고 승객을 태워 운행하는 여객 영업용 차량이라고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외관 노후화가 심각하게 진행돼 있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도장 상태다. 객차 측면의 넓은 면적에서 미세한 균열이 이어지고 일부에서는 도장이 들뜨거나 아예 떨어져 나갔다. 특히 붉은색 도장 부분에는 크고 작은 균열과 박리가 집중돼 있었고, 흰색 하단부에서도 긴 균열과 붉은 녹물이 흘러내린 오염 흔적이 확인됐다.
물론 이러한 외관 상태만으로 해당 차량에 구조적 결함이나 운행상 직접적인 위험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철도차량의 안전성은 차체 구조와 주행장치, 제동장치 등 핵심 기기의 정기 검사와 성능평가를 통해 종합적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철도 이용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탑승하는 공공 여객열차가 이 정도 외관 상태가 될 때까지 영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안전검사 통과'와 별개로 코레일의 노후 일반열차 여객 서비스 관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신형 열차 도입 차질이 부른 노후 객차 연장 운행
코레일 역시 노후 무궁화호 객차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코레일은 올해 258칸, 내년 278칸의 무궁화호 객차에 대해 차체와 주요 기기 상태를 검사하는 정밀안전진단을 시행 중이다. 또한 지난 5월에는 2028년까지 총 680억원을 투입해 280칸을 대상으로 주행·제동장치 등 안전 설비와 승객 편의시설을 전면 개량하는 '노후객차 안전확보 리모델링 사업'을 발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노후 무궁화호의 연장 운행이 불가피해진 배경에는 신형 일반열차 도입 차질이 자리하고 있다. 당초 무궁화호 등을 대체할 예정이었던 EMU-150 차량의 납품이 지연되면서 코레일은 지난 3월 구매계약을 해지했다. 신차 도입이 지연되면서 기존 노후 객차의 정밀안전진단과 리모델링을 통해 수명을 연장해 활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코레일은 리모델링 계획 발표 당시 이용객이 '새 차라고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개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 완료 시점인 2028년까지는 상당수의 기존 노후 객차가 영업운전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해 '운행해도 안전한 차량'이라 하더라도, 1일 청량리역에서 확인된 객차처럼 '승객에게 제공하기에 부적절한 외관'을 가진 차량을 남은 기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