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1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 영화 설국열차는 철저하게 맬서스 인구론에 기반을 한 작품이다.
열차는 인류의 마지막 생존 공간이지만, 승객들의 생활은 평등하지 않다. 앞쪽 객실에는 부유층이 거주하며 신선한 음식과 각종 편의시설을 누린다. 반면 맨 뒤 꼬리칸 사람들은 비좁고 열악한 공간에서 단백질 블록에 의존해 살아간다.
열차의 설계자이자 지배자인 윌포드는 이러한 계급 질서를 유지해야 열차의 생태계가 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꼬리칸의 커티스는 불평등한 현실에 저항하며 앞칸으로 진격하는 반란을 이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18세기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가 제시한 인구론에 맞부딪히게 된다.
맬서스, 인구 증가는 기하급수적 vs 농업 생산은 산술적
맬서스는 저서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 생산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인구론은 딱 여기까지이다. 하지만 인구론을 읽으면 읽을수록 잔인한 진실에 마주하게 된다.
맬서스는 식량 생산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인구를 억제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결혼과 출산을 늦추는 예방적 억제를 제시했다. 이에 도로를 좁히거나 비위생적인 주거환경을 조성하거나, 습지에 마을을 건설하거나, 전념병 퇴치에 반대하고, 전염병의 재유행을 허용하는 등의 이론을 제시했다.
그래서 인구를 자연스럽게 감소하게 되면 식량 생산과 조화를 이루게 된다는 것이 맬서스 인구론에 나오는 이야기다.
윌포드가 반란을 허용한 이유는 인구 조절
설국열차의 공간과 자원은 한정돼 있다. 승객이 생활할 수 있는 객실 수와 식량 생산시설, 물 공급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열차의 인구가 계속 증가하면 자원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윌포드는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열차의 인구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영화 후반부에는 꼬리칸의 반란이 단순히 지배층에 대한 저항으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윌포드는 꼬리칸의 지도자 길리엄과 비밀리에 협력하면서 반란을 통해 승객 수를 줄이고 열차의 질서를 유지하려 했다.
인구가 지나치게 늘어나면 폭력적인 충돌을 유도해 인구를 감소시키고, 다시 기존의 계급 구조를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